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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그들은 왜 싸우는가? UI와 UX, 그리고 삼성전자와 애플

by cfono1 2012. 2. 7.
삼성전자와 애플은 몇 달째 싸우고 있다. 스티브 잡스에 의해 카피캣의 거두로 지목된 삼성전자는 잡스가 죽어서도 계속된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통신특허를 무기로 하는 반격에 오히려 판이 더 커졌다. 


애플은 왜 이리 UI에 지독하게 물고 늘어질까? 오늘은 그 부분에 관한 이야기다. 

+ ← 이것은 무엇일까?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덧셈 기호다. 십자가 모양의 이 표시는 숫자와 숫자를 더하는 의미를 띄는데 이는 전 세계 공통이다. 미국이든 이라크든 러시아건 어디에나 말이다. 다른 기호도 마찬가지다. -는 빼고, =는 같다. ×는 곱하고, ÷는 나눈다. 이제 이런 가정을 해보자. 이런 의미를 가장 먼저 만들어낸 사람 또는 조직이 있다면 그들의 지적 영향력은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이런 지적 기호를 특허를 통해서 유지한다면 그들의 영향력은 얼마나 유지될까?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누구나 쓰는 이러한 부호를 독점한다는 것 그것은 실로 막대한 영향력이자 권력이다.

UI는 그런 의미다. 스마트 세상에서 UI는 덧셈기호이자 뺄셈기호다. 그리고 나눗셈 기호이자 곱셈기호다. 즉 사람이 사용하면서 어떤 행동을 규정하는 약속이자 시스템의 시작이다. 어떤 UI를 누르면 어떤 행동 및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과 약속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느끼는 편리함은 UX라는 사용자 경험으로 완성된다.

 < UI는 단순한 그림 버튼이 아니다. 누르면 어떤 반응이 나온다는 사용자와의 약속이다 >

애플은 가장 완벽하게 이것을 해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까지는 말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UI, 그리고 그 UI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UX는 편리함으로 세상을 휩쓸었다. 위의 설명에 비유하자면 스마트 기기 세상을 애플의 기호로 통일시킨 것이다. 그렇기에 기준은 애플의 부호(UI)가 되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그것을 베끼기 시작했다. 애플로서는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내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의 부호를 훔쳐가다니...

하지만 애플에 다행스러운 점은 삼성전자가 이러한 의미를 파악할 정도의 수준은 안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세상을 만들어본 역사가 없다. 그렇기에 UI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UX를 설계하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도 없다. 이는 다시 생태계라는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좋아 보여서 베끼긴 하였으되 잠재력을 100% 활용하는 수준은 못 되는 것이다.

아마존의 킨들이 킨들 파이어라는 태블릿으로 콘텐츠에서 하드웨어를 넓혀가며 아마존만의 생태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하드웨어 기업이 하드웨어만을 생각했다가는 발전은커녕 현상 유지도 어려운 환경이 되어가는 것이다. 한국 IT 제조업체의 양대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루빨리 경쟁력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어디인지를 찾기를 바란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업이니까 말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