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s/스타트업 이야기

내 자리는 과연 어디일까?

by cfono1 2017. 7. 10.

현재 정부 과제 2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조금의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 최근 내가 이용하는 센터에서 내부 수리를 하면서 사용이 어려웠는데 그 사이 내가 참여했던 프로그램 지원의 하나로 워크스페이스에 자리를 배당받게 되었다. 창업 시작한 지 거의 1년 3개월 만에 잠깐이나마 내 책상이 생긴 것이다. 사물함도 함께 말이다.

내 자리라는 것.

공동이 함께 쓰지만 내가 언제든지 가도 되고 나만이 쓸 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작지 않은 의미를 준다. 묘한 안정감과 소속감이 생긴다. 그리고 나 외에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자극받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이렇게 이제 여름 장마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 나가고 있다. 곡식이 여무는 가을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일하기 위한 내 자리는 이렇게 마련되었지만 사람 관계에서의 내 자리는 아직 낯설다. 낯설다기보다는 원칙이 서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선물과 뇌물의 차이는 받아서 마음이 편하면 뇌물, 불안하면 뇌물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 관계에서는 어떨까? 특히 대표이고 설립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가지고 다양한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합당한 요구와 돼먹지 않은 떠보기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일의 처음 시작에는 성공을 위해 함께 뜻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그때는 앞으로의 일을 겪어보지 않은 상황이기에 딱히 흔들릴 것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움은 현실이 되고 이 어려움은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한다. 그럴수록 초심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하는 법. 권한과 의무는 균형 있게 가져가기보다는 의무는 축소하면서 권한을 늘리려는 끊임없는 시도를 한다. 내가 이런 일을 하는데 더 줘야 하는 거 아냐? 총비용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나한테 돈을 보내줘, 내가 이 사람 소개해 주면 해결할 수 있을 거야 물론 고용은 니가 하는 거고 그런데 내가 이렇게 하면 뭐 보장해 주는 거 없어? 


이런 사람은 겪어보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데 막상 겪고 나면 그때가 늦은 감이 있다. 그래서 계약서 같은 문서를 통해 구속력을 높이기도 하지만 계약서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맡은 역할에 대한 의무를 충실히 하는 것은 원래의 약속이고 의무다. 이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화하게 되면 앞서 말한 질문이 나오게 된다. 나는 나에게 들어오는 합당한 요구와 돼먹지 않은 떠보기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만 하고 그 과정에서 새롭고 어렵던 것이 익숙해지고 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의 나 또한 설립 시작하던 때의 나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일의 진행 과정에서 이제는 이 정도가 되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을 의뢰한 이후 결과물을 받았을 때 그 시간 소모량이 그 정도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시간이 걸렸다는 말을 듣게 되면 난 많은 생각이 든다. 원래 이런 수준인데 나의 성급함으로 인해 기대치만 높은 것인가? 아니면 해야 하는 수준을 더 일찍 끝낼 수 있음에도 충실하게 하지 않는 상대방의 태만인가? 이제 일의 진행을 위해 상대방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내가 하는 요구는 합당한 요구와 돼먹지 않은 떠보기 중 어느 것인가? 


어렵다. 되도록 원만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목표이지만 그런 상황은 쉽게 오지 않으며 서로가 생각하는 상식의 기준도 다르고 참여하는 목적도 다르다. 이렇게 난 내 책상으로 인해 조그마한 소속감과 안정감은 생겼음에도 다시 한번 뒤척이며 밤을 지새우게 된다. 내 자리는 어디인가? 무엇을 해야 관계 속에서 내 자리가 잡히는 걸까?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