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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시사

롯데마트 치킨 2

by cfono1 2010. 12. 13.

오늘 새로운 기사가 올라왔다.
롯데마트 치킨 항복에 관한 기사다. 결국 이 싸움에서 롯데마트가 후퇴한 것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두 지구인의 미래에는 관심이 없는 두 외계인들(에일리언 VS 프레데터) 같은 롯데마트와 프랜차이즈 사주의 싸움은 끝난 것인가...? 난 아니라고 본다. 두 가지 관점에서다.



1. 의외의 호응

처음에 이마트 피자가 등장 했을 때도 소비자의 호응은 나쁜 편이 아니었다. 다만 사회적 분위기가 약자를 배려하지 못하는 강자의 치졸함과 이마트 오너의 비상식적인 논리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렇게 전쟁에서 명분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오죽하면 손자병법에서 전쟁 5가지 요소(명분, 하늘, 땅, 장수, 군법) 중 하나로 꼽았을까? 역시나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피자의 경우 매장에서 먹는 경우도 많으며 이럴 경우 하나의 레스토랑이라는 카테고리에 더 근접하게 된다. 가격이 차별화 되어 보다 높게 받아도 이해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며 이를 조금만 가다 듬으면 이마트 피자와는 별개의 영역으로 생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자헛이나 미스터피자 같은 거대 프랜차이즈들은 이마트 피자와 굳이 싸울 필요를 못 느낀다(물론 동네소규모 프랜차이즈의 피해는 있으나 비교 대상을 위해 거대 프랜차이즈를 살펴봄)

하지만 치킨의 경우는 다르다. 치킨의 매장적 성격은 호프집이 더 어울리며 이 경우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은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 어차피 맥주와 함께 동료들과 먹을 성격의 치킨은 안되기 때문이다. 아에 다른 카테고리다. 반발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 또한 맥주+치킨의 조합보다는 가정을 상대로 배달을 하는 업체가 주를 이룬다. 거대 프랜차이즈의 시장이 가정을 상대로 배달하는 비즈니스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동일한 시장에 가격을 무기로 진입한 통큰 치킨은 그야말로 거대 프랜차이즈에게 있어선 저승사자였다. 또한 거대 프랜차이즈가 그동안 보여왔던 가격은 평소에도 비싸다고 느꼈는데 통큰 치킨 덕분에 수치화로 비교가 되고 인식이 되어 버렸다. 소비자들은 역시나 그랬구나라며 분개하는 상황이 되고 이는 역으로 통큰 치킨에게는 응원을 거대 프랜차이즈에게는 배신의 물증을 보라며 항의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더군다나 프랜차이즈 협회에선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야말로 싸움의 명분이 롯데마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롯데마트가 그냥 두고 볼까...? 내가 기업의 전략을 짜는 사람이라면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롯데마트 또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려 하지 않을까?



2. 슬립스트링

슬립스트링은 자동차의 뒤에 바싹 붙어 감으로써 공기마찰에 대한 손실을 줄여 에너지를 보존하는 기술이다. 한마디로 선두주자 뒤에 붙어 후발주자의 이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오늘 롯데마트의 발표 이후에도 시장의 선두주자 이마트는 피자를 계속 판매할 것임을 알렸다.

소상공인연합회 - 이마트 피자도 중단해야

롯데마트로써는 이보다 듬직한 바람막이가 아닐수 없다. 이마트가 계속 자리를 유지하면 할 수록 롯데마트 운신의 폭은 넓어진다. 이마트가 길을 닦아놓고 치열하게 싸움을 할 때 다시 한번 진입해도 나쁘지 않다. 청와대가 롯데마트에 대해 한 소리 했으나 그럼 이마트는? 식의 반격도 가능하다. 또한, 공격대상인 지나친 가격의 문제는 5000원에서 8000원으로 인상하고 상품의 구성을 치킨과 치킨무, 쏘스와 콜라 이렇게 추가 옵션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후발주자로서 선두주자의 실패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응할 수 있는 카드의 수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들은 여전히 프레데터와 에일리언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거대 유통업체는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쌀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장사를 할 뿐이다(관련기사). 프랜차이즈 협회 또한 그들의 가격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것으로 그들의 목적을 증명했다. 오늘 서민과 소상공인의 미래에 관심없는 두 외계인들의 판정승 결과가 나왔지만 우리의 미래는 여전히 어둡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여전히 하나뿐이다. 올바른 투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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