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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Chat GPT & AI

결핍이 만드는 카테고리, AI PC 다음에 올 AI Console

by cfono1 2026. 6. 29.

AMD는 최근 독특한 제품을 선보였다. 

 
물론 AMD만 준비하는 건 아니다. NVIDIA도 준비하고 있다.

 
AI 개발 환경에 필요한 HW를 제공하는 거대 기업이 이 정도로 비슷한 개념의 제품을 들고 나왔다는 건 그만큼 이 방향이 스치는 바람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에도 AI를 위한 제품들은 존재한다. 최근 등장하는 AI PC라고 하는 제품들은 NPU를 통합하여 이전 CPU만 있는 제품들보다 더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한계는 존재했다. AI가 하는 일은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무거워지며 그걸 하는데 필요한 시간 또한 많아지고 있다. 점점 더 범용 PC에서 좀 더 강화된 수준으로는 어려운 상황. 그때 이 제품이 등장한다.
 


시대의 결핍이 불러낸 HW, 애플 맥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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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 미니는 원래 '원가 절감형' 구조였다. 애플의 M시리즈 칩과 통합 메모리(Unified Memory) 구조는 원래 AI를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었다.

  1. 본래 목적: 칩과 메모리를 한 곳에 묶어 크기를 줄이고, 전력 소비를 낮춰 노트북 배터리를 오래 가게 만들기 위한 '스마트폰 / 노트북용 원가 절감 및 효율화 설계'였다. 맥 미니는 그냥 그 칩을 데스크톱 껍데기에 그대로 옮겨 담아 싸게 팔던 제품일 뿐이었습니다.
  2. 사용자들이 발견한 "오...!!!" 포인트 - VRAM의 결핍 해결: 그런데 Chat GPT가 터지고 로컬 AI 열풍이 불면서, 전 세계 개발자들과 연구원들이 거대 AI 모델을 돌리느라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카드는 수천만 원을 호가하고 구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때 똑똑한 사용자들이 맥 미니를 보며 눈이 번쩍 뜨였다. "어? 맥 미니는 메모리(RAM)를 64GB, 128GB로 주문하면 그 큰 메모리를 그래픽카드 비디오 램(VRAM)처럼 통째로 AI가 쓸 수 있네?" "엔비디아 카드로 이 정도 메모리 맞추려면 수천만 원인데, 맥 미니는 고작 200~300만 원이면 되잖아?!" 하드웨어 구성은 그대로인데, 사용자들이 '메모리 가성비가 미쳤다'는 점을 발견하고 AI 연산 전용 박스로 강제 재해석해 버린 것이다.
  3. 애플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사용자들이 맥 미니를 AI 서버처럼 사서 쓰기 시작하자, 애플은 그제야 눈치를 채고 마케팅 방향을 틀었다. 최근 M4 맥 미니 발표 때 디자인을 더 작게 줄여 콘솔처럼 만들고, "애플 인텔리전스에 최적화된 기기"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용자들이 먼저 길을 닦아놓으니 애플이 뒤늦게 숟가락을 얹은 셈이다.

 


애플 맥 미니의 가능성을 본 AMD, NVIDIA

 
이걸 본 AMD, NVIDIA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 저거 우리가 제일 잘하는 건데?' 또는 '지금 CPU에 붙은 NPU로 해결 못할 일 많아질 텐데...' 이런 생각하지 않았을까? 기존 범용 PC 구조에 연결해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개념은 이들 기업에 낯선 것이 아니다. 초기 1960~70년대 IBM의 초대형 컴퓨터(메인프레임)가 국가 정보기관이나 거대 금융기업만 사용되다 개인의 책상으로 이동했듯 결국 AI 컴퓨팅 파워 또한 아마존, 구글, Open AI 등 기업과 국가에서 개인으로 내려오기 마련이다. 그럼 애플 맥 미니가 시작한 이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 AMD의 재해석 - 콘솔 DNA: AMD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칩을 만들던 전 세계 원톱의 '고성능 콘솔용 일체형 칩(APU)' 기술을 가졌다. 이들은 "애플 맥 미니처럼 작으면서도 그래픽 연산(GPU)은 훨씬 강력한 칩을 만들 수 있다"며 Ryzen AI Max(Halo) 세트를 내놓았다. 자사의 축적된 강점을 AI 시대의 하드웨어 세트로 완벽히 재해석한 것이다.
  • NVIDIA의 재해석 - 서버 DNA: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서버를 지배하는 절대강자다. 이들은 "서버실에 들어가는 무시무시한 AI 전용 아키텍처(Blackwell)와 소프트웨어 생태계(CUDA)를 책상 위 미니 PC 크기로 압축하겠다"며 RTX Spark 및 DGX Spark를 선보였다. 서버의 무지막지한 힘을 개인용 확장 HW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미 겪어본 평행 이론 - 범용 PC와 게임 콘솔

 
이런 흐름은 재밌게도 이미 우리가 겪어봤다. 바로 게임 콘솔이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PC 시장은 펜티엄 CPU와 부두(Voodoo), 지포스(GeForce) 그래픽카드가 나오면서 '범용 PC 게임'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이때 치명적인 결핍이 생겼다. PC 게임 사양이 너무 빠르게 올라가다 보니, 소비자는 게임 하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수십만 원짜리 그래픽카드를 새로 사고 다이렉트 X 버전을 맞추고, 드라이버 충돌 오류와 싸워야 했다. 이미 게임이 사용자의 일상에 깊이 파고들었고 하나의 강력한 콘텐츠가 된 이 시점에 게임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 

 
그래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MS의 XBOX가 등장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윈도 깔린 PC를 빠르게 변화하는 PC 사양에 맞춰 업그레이드하며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TV에 연결하고 전원 버튼 누른 뒤 바로 게임만 해라.' 이 단순한 목적이 하나의 강력한 시장을 형성했으니 바로 게임 콘솔이다. 게임만을 위한 연산 능력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플레이스테이션 3(PS3)를 만들었을 때 탑재했던 '셀(Cell) 프로세서'는 연산 능력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미국 공군이나 과학자들이 PS3 수백 대를 랜선으로 연결해 슈퍼컴퓨터 클러스터를 만들어 AI 및 과학 연산을 돌렸던 역사가 있다. 그만큼 단일 목적으로 최적화된 HW는 그 목적에서 만큼은 확실한 성능을 발휘했다.
 
* 물론 PC라는 HW에서 단일 목적을 위해 독립한 최초의 게임 콘솔은 1977년 '아타리 2600'이지만 지금의 AI 환경에 대한 설명을 위해선 플레이스테이션, XBOX 같은 HW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AI를 위한 Ready to Work, AI 콘솔

 
이렇듯 시대의 변화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게 된다. 
1. 범용 PC의 숙명 -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아무것도 못 한다"

  • 범용 PC의 구조: 윈도우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은 오피스 작업, 유튜브 시청, 보안 프로그램, 백그라운드 업데이트 등 수백 가지의 잡다한 일을 '동시에'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 발전의 한계: 범용 PC는 메인보드, CPU, RAM의 규격이 한 번 정해지면 5년~10년 동안 크게 바뀌지 않는 느린 주기를 가진다.

2. AI의 속도 - "매주 논문이 나오고 사양이 바뀌는 폭발적인 속도"

  • 특화 영역의 진화: 인공지능(LLM, 이미지 생성 등) 기술은 지금 몇 달, 아니 매주 단위로 요구 사양이 폭발적으로 점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70억 개(7B) 모델이면 충분했는데, 이번 달에는 300억 개(30B), 다음 달에는 700억 개(70B) 모델을 돌려야 업무(Work) 수준의 퀄리티가 나오는 식이다.
  • 엇박자의 발생: 이 폭발적인 속도를 감당하려면 하드웨어의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이 같이 폭발해 줘야 하는데, 범용 PC의 느린 업그레이드 문법으로는 이 속도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3. 갈림길에 온 사용자의 AI UX

  • 기존 범용 PC와 게임 콘솔을 생각해 보자. 모든 사용자들이 범용 PC로 게임을 하는 건 아니다. 또한 모든 사용자들이 범용 PC로 고사양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다. 사용자에 따라 게임을 하는 시간, 게임의 사양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고사양 게임을 범용 PC로 하기에는 오래 하고 싶지만 한계를 느낀 사용자들이 게임 콘솔로 이동했다.
  • AI 또한 다르지 않다. 모든 사용자들이 24시간 AI를 돌리진 않는다. 또한 모든 사용자들이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원하는 AI 서비스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지금 PC에서 NPU가 확장된 수준에서의 AI 컴퓨팅 파워로 만족할 사용자도 있고 이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강력한 AI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는 사용자도 있다. 즉, 게임을 중심으로 범용 PC와 게임 콘솔이 갈라진 것과 같은 지점이 온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라면 앞서 소개한 AMD Halo, NVIDIA RTX Spark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게임 콘솔이 보여준 평행이론은 이것 이상의 개념을 요구한다. 바로 'Ready To Work'다. 커피 시장에서는 병 뚜껑만 열거나 빨때만 꽂으면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개념이 있다. 원두를 갈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넣은 뒤 원액을 내리고 우유와 조합하는 등 복잡한 과정 없이 그냥 병뚜껑 열거나 빨대만 꽂으면 커피를 마신다는 UX의 본질에 가장 빠르게 닿을 수 있다. 
 
AI 콘솔의 'Ready To Work'는 바로 그런 개념이다. 앞서 소개한 AMD Halo, NVIDIA RTX Spark는 PC 또는 노트북을 AI 컴퓨팅 파워를 활용하기 위한 UI로서 활용한다. 즉, AI를 사용하는 UX에서 하나의 관문이 있는 셈. 만약 게임 콘솔이 전원 버튼 넣고 바로 게임하듯 AI를 사용하기 위한 HW에 바로 연결될 UX는 없을까? 이걸 해결하는 것은 단순하다. 그냥 AMD Halo, NVIDIA RTX Spark에서 바로 앤트로픽 클로드나 Open AI Chat GPT가 작동하게 하는 것. 그러면 병뚜껑 열거나 빨때 꼽아 커피 마시듯, 전원 넣고 바로 게임하듯 바로 AI를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 
 


AI 콘솔이 가져올 진정한 파괴력, 생태계 정착 시간의 압축

 
게임 콘솔의 시작은 범용 PC의 영토 중 '작은 방 한 칸'만 쪼개 나간 것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독립해 나갔을 때도 PC 진영(인텔, 마이크로소프트)은 타격이 크지 않았다. 게임은 범용 PC가 하는 수많은 일(엑셀, 워드, 인터넷, 뱅킹 등) 중 '오락'이라는 일부 카테고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게임 고관여층에게만 한정된 영토였다. 게임 콘솔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사람들은 일을 하거나 글을 쓰기 위해 결국 인텔 CPU가 박힌 윈도 PC를 사야만 했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AI는 오락 이전에 인간이 범용 PC를 켜서 하던 가장 핵심적인 행위인 '생각, 코딩, 기획, 디자인, 분석' 즉, 일(Work)의 영역을 통째로 대체한다. 과거 게임 콘솔이 그랬듯, 사용자가 AI 콘솔 박스에 자신이 바라볼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는 순간, 기존 PC나 노트북에 깔린 윈도 OS나 인텔 CPU의 가치는 급격히 추락한다.

그리고 이는 30년 독점(Wintel) 체제에 핵폭탄급 충격파를 만들어 낸다. 지금까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Wintel 동맹)가 30년 동안 전 세계 PC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던 유일한 무기는 "우리 생태계에 쌓인 수백만 개의 옛날 프로그램(x86 호환성)을 쓰려면 우리 칩과 우리 OS를 사야 해"라는 기나긴 시간의 장벽이었다. 이후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ARM 윈도를 정착시키려고 그 오랜 시간 피를 흘린 것도 이 장벽 때문이었다. 

하지만 'AI 콘솔'은 하드웨어 본체, 사용자가 시각적으로 상호작용할 디스플레이, 그리고 AI 엔진이라는 단 3가지 요소만 가지고 그 기나긴 시간의 장벽을 압축해 버린다. 엔비디아나 AMD, 심지어 중국계 칩 제조사나 스타트업이 아주 생소한 아키텍처의 칩을 만들더라도, 오직 AI 엔진 하나만 완벽하게 돌려서 모니터 화면에 데이터만 쏴주면 그 즉시 전 세계 모든 직장인의 'Ready to Work' AI 머신이 된다. 30년 동안 그 누구도 깨지 못했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호환성 독점 성벽이 단칼에 무너지는 순간이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AI 콘솔 시대의 경쟁은 단순히 더 빠른 칩을 만드는 경쟁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 콘솔이 'Ready to Play'라는 경험을 만들었듯, AI 콘솔은 'Ready to Work'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누가 가장 먼저 완성하느냐의 경쟁이 될 것이다. 사용자가 전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가장 자연스럽게 AI와 연결되는 경험, 그것이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흐름이 만들어낼 균열은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다. 특히 독자적인 운영체제(OS)가 없던 한국 하드웨어 제조사들에게는 거대한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는 거대한 성벽을 벗어나 독자적인 IT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지만,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독자적인 초거대 AI 모델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종속되고 마는 잔혹한 위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테크가 짜놓은 판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공간 자체가 열렸다는 것, 그리고 대한민국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라는 AI 콘솔 최적화 기반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잔인한 이 전쟁터 속에 한국의 희망은 분명히 존재한다.
 
 
 
 
 
* 이미지는 제조사 홈페이지입니다(사진 1, 사진 2, 사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