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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2026년 새로운 AI 전략을 발표했다. 흥미로운 점은, 어떻게 더 강력한 LLM을 보여줄 것인가라는 성능 경쟁의 속력보다 어떤 방향으로 자사 서비스 전반에 AI를 녹여낼 것인가라는 구조적 확장의 속도에 더 무게를 두었다는 점이다. 구글은 단순히 제미나이를 서비스하는 기업이 아니다. Search, Gmail, Calendar, Maps, Workspace, YouTube, Android 등 이미 수많은 서비스 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서비스들은 모두 AI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발표에서 구글은 개별 서비스 위에 AI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서비스 간 연결을 극대화하며 하나의 맥락 흐름으로 묶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것을 에이전트화 하려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커머스는 단순한 듯하면서도 가장 복잡한 영역 중 하나다.
커머스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잘 추천하는 일이 아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용자 이해가 필요하다. 남녀노소와 같은 기본적인 생물학적 특성은 물론, 평소의 관심사와 취미, 선호 브랜드, 소비 성향, 가격대 같은 축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타이밍이 필요하다. 급하게 필요한 구매인지,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인지, 오랫동안 비교하고 지켜보다가 결정하는 성향인지도 봐야 한다. 이제는 가격의 문제도 있다. 사용자가 어느 가격대를 적절하다고 보는지, 예산을 우선하는지, 할인이나 쿠폰 같은 자극에 반응하는지까지 포함된다. 결국 커머스를 제대로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추천하는 일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과 행동 흐름 전체를 이해하는 일에 가깝다. 그리고 구글은 이제 LLM 파워 경쟁을 넘어, 이런 흐름 위에서 AI를 움직이겠다는 방향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구글이 서비스 간 맥락 연결과 구매 흐름의 통합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이런 관점에서 네이버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네이버의 검색, 쇼핑, 지도, 예약, 블로그, 카페, 페이, 웹툰 서비스가 사용자 입장에서 모두 따로 논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네이버는 단순 검색 기업이 아니라 이미 생활 밀착형 플랫폼 구조를 오래 다뤄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성수동에서 작업할 카페 찾고 싶어.”라고 생각했다고 해보자. 이 고민이 AI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다면
검색 → 지도 → 리뷰 분석 → 블로그 후기 → 예약 가능 여부 → 네이버페이 할인 → 주변 이동 동선 → 친구 공유
가 물 흐르듯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 즉, 네이버의 본질은 쇼핑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의 삶과 행동 흐름 전체를 이해하는 데 있다. 쇼핑은 그 흐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기능일 뿐이다. 그렇기에 네이버는 제너럴 리스트 기업으로서 범용 AI 위에서 쇼핑 에이전트 AI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네이버가 커머스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 자체는 비난의 대상이 될 일이 아니다. 비난의 대상이 되는 순간은 네이버가 자사 커머스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불공정하거나 폐쇄적인 구조를 만들 때다. 그것과 커머스를 사업의 핵심 축으로 두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오히려 네이버의 서비스 구조를 생각해 보면, 커머스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다. 검색, 지도, 페이, 예약, 리뷰, 로컬 정보는 결국 사용자의 이동 · 판단 ·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다. 범용 AI 시대가 오며 사용자가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 AI의 요약만 보고 세션을 종료하는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전통적인 검색 광고 중심의 수익 모델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사용자의 한 영역을 단단히 장악하는 커머스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축이 되었다. 이제 커머스는 네이버가 버려야 할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범용 AI 위에서 더 단단히 가져가야 할 축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구글이 고민하는 검색 이후 AI 시대의 생활 맥락 연결 구조가 네이버가 오래 다뤄온 생활 밀착형 플랫폼 구조와 일부 닮아 있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검색과 커머스를 중심으로 생활 흐름을 연결해 온 네이버의 구조가, 구글에게도 하나의 참고 모델이 되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만약 그랬다면 이번에는 네이버가 구글 I/O를 통해 드러난 AI의 방향성을 고민할 차례가 된다. 중요한 것은 구글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네이버가 가진 제너럴 리스트로서의 ‘땅’을 AI 시대에 어떤 구조로 다시 연결할 것인가를 묻는 일이다. 구글 AI 제미나이가 국경을 넘어 한국에 서비스되듯, 지금 구글 I/O에서 보여준 커머스와 에이전트 중심의 AI 전략 또한 결국 한국 시장에 닿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 다시 한번 네이버가 제너럴 리스트 기업으로서 자사의 ‘땅’과 AI 전략을 함께 점검할 때다. 단순히 파편화된 서비스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이 모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험 흐름을 단 하나의 맥락으로 관통시키는 '상위 조율(Orchestration) 능력'이야말로 AI 시대 네이버의 진짜 생존 열쇠가 될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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