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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네이버 웹툰 사건이 보여주는 새로운 타입의 리스크 - IPP와 IPD

by cfono1 2012. 6. 25.

지난 목요일 한 웹툰 작가가 파란을 일으켰다. 네이버 웹툰에 성폭행을 가해자 입장의 심리를 대변하는 만화를 올린 것이다. 


관련 기사 - 웹툰 ‘노이즈’에 초등학생 성폭행 장면, “네이버 공식사과”(링크)


이번 글에서는 네이버가 좋다 나쁘다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웹툰 작가에 대해 비난도 하지 않는다(작가에 대한 옹호가 아니다). 네이버의 모니터링은 약했으며 웹툰 작가는 매우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여기에만 초점이 맞춰지기에는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훨씬 더 크고 중요하다. 오늘 글은 바로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IT 기업의 리스크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기업은 시대의 변화를 담는다. 그렇다면 시대의 변화는 무엇일까? 다양성, 민주화, 인권일 것이다. 특히나 IT 기업은 이러한 변화를 더 빨리 받아들인다. 그 결과 이러한 흐름을 띄게 된다. 


다양성을 위한 낮은 장벽 → SNS의 발달 때문인 신속한 파급력 → 사용자 유입 증가와 더 많은 콘텐츠 생산자가 참여 →  콘텐츠가 풍부해지며 다시 사용자 유입이 늘어나는 선순환 시작


네이버 웹툰에 대입하면 더 많은 작가를 참여하기 위한 낮은 진입 장벽의 도전만화, 포털과 SNS의 연결로 생기는 파급력이 결합하여 더 큰 환경을 만들어내고 이 환경을 보고 다시 많은 작가가 참여한다. 그 결과 뛰어난 작가는 정식 웹툰의 자격을 얻고 이것을 보고자 또 다시 사용자가 증가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플랫폼으로 완성된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이상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그게 깨졌다.


예측을 벗어나는 사용자의 등장 → 플랫폼 오염 → 포털과 SNS의 파급력으로 확산 → 해당 플랫폼의 신뢰성 파괴


귤라임이라는 웹툰 작가가 노이즈라는 만화를 네이버의 도전만화라는 공간에 올렸다. 이 만화는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수준을 훨씬 초월한 만화를 올렸는데 문제는 포털의 도전만화라는 공간인 것이다. 각종 콘텐츠의 허브이자 막대한 유입량을 자랑하는 공간에서 발생한 일이기에 귤라임의 노이즈라는 만화가 문제다를 넘어 만화가 올라간 공간인 도전만화와 네이버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대한 영역까지 확장되었다. 거기다가 SNS와 만나면서 더더욱 빠르고 큭 퍼져갔다. 이건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의 만화를 올리는 도전만화라는 환경을 모르는 사람(혹은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은 네이버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여길 수 있으며 이 불신은 도전만화 그리고 웹툰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증폭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 콘텐츠를 보고자 하는 사용자는 감소하게 되고 이는 웹툰 서비스 규모의 감소를 만들고 다시 작가들의 활동 공간 축소로 이어진다. 부족한 볼거리는 또다시 사용자의 감소를 부른다. 이상적인 선순환에서 악순환으로 바뀌는 것이다. 한 사람의 행동이 단순히 그 사람의 행위 판단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플랫폼을 제공한 기업과 거기에 참여하는 다른 콘텐츠 공급자, 콘텐츠 사용자 등 수 많은 참여자에게 즉각적이고도 광범위한 영향을 준다.



그럼 예측을 벗어나는 사용자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IT 플랫폼을 오염시키는 사용자는 두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에 맞는 대응 방법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IPP: IT Platform Parasites - IT 플랫폼 기생충

기생충이라는 단어의 혐오성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작동 방식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기생충은 자신이 스스로 숙주를 오염시키는 것이 잘못인지 알지를 못한다. 그저 오염시키는 행동이 자연스러울 뿐이다. 행동에 대한 가치 판단이 아예 없는 것이다. 물론 감염 대상에게는 위험하지만 말이다. 이번 네이버 웹툰 사건이 이런 경우다. 내 생각에는 귤라임이라는 작가가 성적인식이 상식적인 수준이 아니고 매우 위험한 인식을 가졌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이것이 본인이 일부러 이런 방향으로 가려고 했다기보다는 여러가지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 등의 스트레스가 왜곡된 성인정보와 만나면서 성적인식이 뒤틀린 게 아닌가 싶다(대한민국을 비롯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약자 또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풀이성 공격에는 자신이 극복하지 못한 문제 또는 자신이 받은 환경의 극한 스트레스를 풀려는 행동으로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네이버 웹툰 사건은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라는 환경, 그리고 실제로 범죄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르다)이런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속보다는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교화를 하는 것이 맞는 방법이다.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 사람의 생각이 특정 범죄를 했을 거라고 가정하여 일어나지 않은 범죄에 대해 미리 처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치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말이다.


< 범죄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했을 것이라 가정하고 범죄자로 분류하는 시스템. 과연 합당한가? >


2. IPD: IT Platform Destroyer - IT 플랫폼 파괴자

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어떤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네이버 웹툰 서비스를 무력화하기 위해 이러한 시도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매우 폭력적이고 성적인 콘텐츠를 도전 만화를 통해서 올린다거나 댓글을 통해 비정상적인 경로로 오염시킨다고 말이다. 이 경우 위에서 설명한 악순환이 시작된다. 한번 시작된 악순환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어딘가에 남아 꾸준히 플랫폼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것이다. 기존의 해킹이나 DDoS 공격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 고비를 넘기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고 보안 시스템도 많은 사례가 축적되어 있다. 하지만 플랫폼의 악순환을 통해 서비스의 영구적인 신뢰 손상을 노리고 시작되는 공격을 무슨 수로 막아야 할까? 게다가 파괴자만이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다. 이번 네이버 웹툰 사건에서 보듯이 언론과 SNS 사용자들이 알아서 사건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확산에 가담한 언론과 SNS 사용자는 파괴자의 공범일까? 아닐까?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기존과는 전혀 다른 타입의 공격이 될 것이다. 이때는 국가 기관과 함께 해결해야 한다.



이번 네이버 웹툰 사건은 단순히 한 웹툰 작가의 비이성적인 판단 또는 무성의한 기업의 실수로 끝내선 안 된다. IT 환경이 발전하고 기업이 많은 참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플랫폼 화를 하면 할수록 이런 종류의 위협은 언제든지 다시 그리고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변화된 환경에 맞게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보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시기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동영상은 유튜브를 활용했습니다.


* 다시 한번 적지만 이 글은 사건을 일으킨 웹툰 작가와 네이버에 대한 옹호나 대변이 아닙니다.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