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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는 과연 유죄인가? 인터넷 뱅킹 시즌 2

by cfono1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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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키오스크가 많은 이야기의 중심에 오르고 있다. 다만 이 논쟁을 보면서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왜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지? 였다. 키오스크는 이미 패스트푸드 시설에 도입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시대가 오게 되면서 말을 하지 않는 비대면이라는 흐름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그 결과 기존의 키오스크 도입이 잔잔한 물살이었다면 이제 파도처럼 밀려오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키오스크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 문제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키오스크 도입이 과연 맞나? 왜 도입하지? 같은 여론이 존재한다는 것. 사용자는 그럴 수 있는데 미디어에서도 안타깝다는 분위기가 보이니 ???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키오스크는 죄가 없다. 이미 이 흐름은 이전에도 겪어본 것이다. 바로 인터넷 뱅킹이다.

 

최근 나는 어머니께 인터넷 뱅킹을 알려드리고 있다. 워낙 시대가 시대고 은행에서도 각종 수수료와 업무 시간 등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 이제는 직접 하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 뱅킹이 아주 짜증 나게 구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UX가 엉망이고 그에 따른 UI도 엉망이다. 

 

1. 인터넷 뱅킹은 젊은 사람만 쓰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나이 든 사람도 알기 쉽게 되어 있어야 한다. 입출금 과정에 각 과정의 종료는 한 화면에서 스크롤 이동 없이, 그 과정이 끝나면 어떤 흐름에 있으며 언제 끝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가 되어야 최대한 사용자는 오해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는 명확한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사용자가 어떤 흐름의 과정에 있는지 알기 어렵고 각 단계의 페이지 구성이 스크롤을 써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용자가 뭘 눌러야 하지를 고민하게 된다.

2. 엑티브X를 대체하는 플러그인은 여전히 환장하게 만든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보안을 보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설치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설치한 다음에 또 설치해야 한다. 이것이 싫다면 인터넷 뱅킹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보안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사용자의 PC에 남아있는 걸 놔둬야 한다. 쓰면 쓸수록 왜 이따위지? 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이 두 가지가 만들어내는 UX는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데 이 문제는 서비스 공급자의 UX 설계 무능력이지 인터넷 뱅킹은 죄가 없다. 그런데 UX를 개선할 생각은 안 하고 인터넷 뱅킹을 문제 삼으니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키오스크라고 다를까? 다르지 않다. 키오스크의 UI를 주문 과정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하고 메뉴 구성에 따라 수정을 쉽게 하는 것 그것이면 된다. 게다가 흐름 끊어먹고 이거 사지 않겠어요? 하면서 띄우는 화면 줄이면 된다. 그러면 지금보다 키오스크는 훨씬 쉬운 UX를 만들 것이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어르신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어려운 분들이라면 카운터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키오스크에 맞는 UX를 생각하고 그에 따른 UI를 개발하지 않으니 그저 데스크의 과정을 단순하게 가져와서 세상 답답한 UX가 나오게 된다. 물론 욕은 UX 설계자가 아니라 키오스크가 먹게 된다. 

 

 

기술은 발전하고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다. 증기기관차가 사라지고 디젤기관차가 도입되면서 석탄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어색하지 않게 쉽게 UX를 설계해서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는 있다. 그것을 외면한 채 기술만 욕한다면 우리에게 진정한 발전은 없을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