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바로 네이버 뉴스 스탠드다.
언제나 지식(정보)의 유통에 대한 권력은 시대의 권력과 견줄만하다. 과거에는 활자가 곧 지식이었으나 문맹이 없다면 이제 어떤 지식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가 권력인 시대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포털은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말이다. 검색바 아래에 있는 미디어 관련 영역은 포털에 접속하자마자 보이는 대문과도 같은 곳이다. 그래서 이곳에 어떻게 노출되느냐에 따라 정보의 유통량에 크게 이바지를 한다. 그런 권력을 최근 네이버는 개편했다. 뉴스 스탠드라는 서비스를 통해서다.
논리는 이렇다. 사용자가 볼 뉴스 공급 업체를 선택한다. 그러면 포털 메인에는 정보는 표시되지 않고 공급 업체가 표시된다. 사용자는 이 공급 업체를 선택해서 원하는 기사를 읽는다. 과거의 포털 중심의 정보 공급에서 이제는 사용자 중심의 정보 선택의 방향이 되었다. 이게 끝일까? 물론 아니다. 이제 한국의 특수성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자.
한국은 진보와 보수, 좌와 우가 강한 성격을 가지고 충돌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입장을 가진 미디어를 포털의 메인에 올리느냐에 따라 진영의 정보 전파에 대한 힘의 크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포털의 미디어 전파에 대한 양 진영의 공격은 쉬지 않는다. 이 싸움은 포털의 미디어 유통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정하지 않는 한 계속된다. 네이버도 (어찌 되었건)그런 측면에서 수년간 시달림을 당했다. 그런 관점에서 네이버는 이번 개편에서 최고의 선택을 한거다. 그냥 사용자가 선택하게 한거다. 정보의 선택을 사용자가 했으니 어떤 정보가 유통되더라도 그건 사용자의 선택이라는 명분이 생긴다. 적어도 네이버는 진보에는 보수의 정보를 유통하는 창구, 보수에는 진보의 정보를 유통하는 창구라는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결과물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는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미디어를 선택하고 그 미디어가 정보를 공급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막상 그 최종 결과물에 도달했을 때의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이건 진보, 보수 모든 미디어의 한계다.
< 언론사의 광고 >
< 포털 Daum의 광고 >
미디어와 포털의 광고를 비교해보면 광고의 배치나 구성 등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특히나 미디어의 광고 구성은 남성과 여성의 신체 부위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는 고스란히 사용자의 편의성과도 연결된다. 한마디로 미디어는 네이버의 이런 유도를 받아낼 만한 UI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네이버는 자사의 미디어 기능을 종료한 것이다. 미디어는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광고를 줄이기도 어렵다(위의 미디어 광고는 그나마 준수한 수준이다. 심지어 문장 곳곳에 지뢰처럼 숨겨진 광고도 한 두개가 아닌 곳이 많다). 네이버는 손을 털고 미디어는 감당을 못하고 이 어정쩡한 상황을 어찌한단 말인가? 거기다 사용자는 사용자대로 불편하다.
우선 네이버의 권력을 놓겠다는 의지까지는 인정한다. 하지만 그 의지를 현실과 맞춘 전략을 짜려면 플립 보드나 피들리, 펄스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이를 뉴스 스탠드와 연결하여 미디어의 접점으로 만들 수는 없었을까? 미디어사가 지켜야 할 표준 환경을 만들고 그 틀에서 수익을 분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할 수는 없었던 걸까? 후속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오히려 손털기의 모양새가 되었다. 지금 네이버는 그 위치에 걸맞은 미디어 서비스와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기업의 또 다른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 이미지는 각 서비스 화면 캡처입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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