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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음료 시장의 포지셔닝과 여자 아이돌의 유사성

by cfono1 2018. 9. 5.

할 때도 자기 전에도 음악을 듣는 편이다. 모든 장르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주로 듣는 시간대가 일하거나 자기전이다 보니 클래식같이 너무 진지하거나 헤비메탈 같은 날카로운 음악, EDM 같은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세뇌하는 듯한 음악은 산만해지고 기분도 내려가기 때문에 피하는 편이다. 그렇다 보니 여자 아이돌(걸그룹 및 여가수를 모두 포함) 음악을 즐겨듣게 된다. 여자 아이돌 음악이 우리 세상에서 필수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기호품치고는 함께하는 시간이 아주 많다. 게다가 감정과 연관되어 있다 보니 심리적인 친밀도 또한 높다. 필수품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함께하며 필수품만큼의 관계를 맺고 있는 아이템. 그런 의미에서 여자 아이돌은 음료와 닮았다. 물은 생명을 위한 필수품이지만 커피나 탄산음료가 필수품은 아니다. 하지만 필수품만큼이나 우리 주위에 있으며 심리적인 친밀도를 가지고 있다. 이 비슷한 성격을 바탕으로 한번 포지셔닝으로 해석해 볼 수 없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정리해본다. 


* 전문적인 음료의 분류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므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아티스트의 분류에 대한 생각은 개인마다 다를 수가 있으며 등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실력이 떨어지는 가수라는 말은 아닙니다.

* 여자 아이돌로 부르지만, 이는 정확한 분류라기보다는 대중 미디어에서 만나는 여자 가수라고 폭넓게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아래의 분류는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너무 깊게 빠지지 않고 가볍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커피 계열 - 아메리카노


대중적이고 깔끔하지만 차분하고 때로는 씁쓸한 맛도 낼 수 있는 영역으로 이 부분에서 대표적인 가수는 아이유라고 생각한다. 아메리카노는 따뜻하거나 차갑게 마셔도 좋고 즐거울 때 마셔도 나른할 때 마셔도 좋다. 하지만 커피라는 음료의 분위기상 씁쓸할 때 마셔도 좋다. 이렇게 다양한 분위기를 잘 소화할 수 있다면 아이유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특정 분위기에 묶이지 않는다는 것은 다양한 분위기에 대한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이는 가수의 생명력 측면에서는 강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2008년 9월에 데뷔했는데 지금까지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면 이미 생명력은 증명한 것 아닐까 한다. 이것저것 들어가는 것이 아닌 커피 본연의 맛으로 담백함과 깔끔함이 기본이 되는 아메리카노가 영원한 클래식의 자리를 차지하는 만큼 아이유의 생명력도 그렇게 가지 않을까 한다.    


물론 제조방법에 따라 드립 커피, 콜드브루 같은 장르가 존재하며 이 장르는 언제든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커피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에서 제공하고자 하는 새로움이 대중이 요구하는 것과 만나는 순간 기폭제가 되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걸그룹은 아니지만,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함께 했던 밴드 혁오 같은 가수가 그런 예가 될 것 같다.


어떤 영역이든 쉽게 변하지 않는 가치는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성격은 기본의 그 가치를 지니므로 대중적인 성격도 가진다. 한 영역에서 1, 2, 3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10년을 넘게 4, 5 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오랜 시간 생존하는 것은 그만큼 기본이 탄탄하다는 것을 뜻하며 그 기본기 위에 아이디어를 통해 다양한 파생형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 드립 커피 >


< 콜드브루 >


커피 계열 - 라떼


우유 또는 두유가 들어가 부드럽고 달달한 커피가 탄생했다. 난 이 영역에서 대표적인 가수는 러블리즈라고 생각한다. 라떼의 특성상 강한 자극이 없는 만큼 부드럽고 달달하기에 온화한 느낌이다. 그러므로 커피=쓰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저자극 부드러움의 성격은 일할 때 들어도 자기 전에 들어도 무리가 없다. 이런 라떼의 특성을 여자 아이돌에서 본다면 청순의 이미지일 것이다. 종종 대중성 있는 라떼라는 영역을 넘어 아트적인 라떼 아트처럼 독특함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는 러블리즈의 아카펠라와도 같다. 라떼아트도 아카펠라도 접하는 순간 와~ 하는 감탄이 나온다. 하지만 자주 보기 힘들다는 것도 비슷하다.


이렇게 성격이 좁아지게 되면 좀 더 명확한 타겟 설정이 가능해진다. 성격이 좁아진다고 해서 대중성을 잃는 것도 아니다. 워낙 거대한 시장에서 한 부분을 명확히 하는 것이지 특수한 분야가 되겠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너럴 리스트 중 하나가 되는 것이지 스페셜 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새로움에 대한 해석은 잘해야 한다. 라떼라는 성격이 정해지면 라떼아트 같은 차별화는 가능해도 커피 + 우유(두유)를 넘어서는 성분의 조합은 가능은 해도 대중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자칫 낯섦이 약점이 되어 이상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걸 그룹이 마지막 변신의 단계로 섹시 컨셉이라는 것을 선택하는데 러블리즈의 그런 선택이 과연 맞을까 하는 걱정과도 연관이 있다. 


커피 계열은 우리가 카페가 보이는 것만큼 일상적이고 친숙한 느낌을 준다. 다만,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에 초등생 또는 중고생에게 커피를 권장하지 않듯 가사의 의미나 분위기가 어린 소비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자친구, 오마이걸, 에이핑크와 라붐도 이 계열에 속하지만, 에이핑크와 라붐은 최근 그 방향을 수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탄산 계열 - 저탄산


남녀노소 누구나 탄산의 청량한 기분을 가볍게 느낄 수 있는 이 영역의 대표적인 가수는 트와이스라고 생각한다. 여자 아이돌 음악은 3 ~ 4분 사이. 탄산음료 또한 탄산이 빠지기 전 마셔야 하므로 짧은 시간에 마셔야 한다. 그 짧은 시간에 큰 자극 없는 톡 쏘는 맛이 트와이스와 닮았다. 탄산음료는 계절의 특성을 타는데 날이 더울수록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트와이스 또한 겨울보다는 활동성이 있는 봄, 여름, 가을이 어울리며 특히 여름이 잘 어울린다(이번 Dance The Night Away는 참 좋았다). 또한, 저탄산이므로 탄산의 강함이 부담스러운 청소년 및 어린이, 중년에게도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게다가 과일과 잘 어울리는 탄산의 특성상 다양한 과일 맛으로 여러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 이는 향후 개인이나 유닛 활동에 대한 강점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빨간 맛의 레드벨벳이나 최근 프로듀스 48로 결성된 IZONE도 이 계열이라고 생각한다.  


탄산 계열 - 일반


저탄산만으로 채울 수 없는 더 톡 쏘는 맛이 필요할 때 먹는 스프라이트 같은 대표적인 가수는 블랙핑크라고 생각한다. 탄산 본연의 강렬함이 100% 발휘될 때 느끼는 감정은 마치 블랙핑크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여기서 왜 칠성사이다는 포지셔닝에 대입할 수 없었을까? 이는 브랜드 이미지와 연관되어 있는데 칠성 사이다 광고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는 젊음, 새로움, 활동적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바탕으로 하는 친밀함이다. 오랜 시간이라는 성격은 당연히 새롭고 참신한 느낌의 여자 아이돌과 섞이기 어려운 이미지. 하지만 스프라이트는 그런 측면에서 젊은 이미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치맥이라는 단어가 이제 표준어만큼 익숙한 지금이지만 고급스러운 맥주 광고에서 치킨을 보기는 어렵다. 너무나 익숙한 치킨에 맥주를 말하는 것이 브랜드의 고급화에는 도움을 주지 않듯 많이 마시는 대중 음료라고 해서 꼭 그 이미지를 대중적으로 포지셔닝 할 필요는 없는 것. 그런 의미에서 칠성사이다와는 다른 스프라이트의 포지셔닝이 블랙핑크라고 생각한다. 최근 비슷한 여자 아이돌이 있다면 (여자)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저탄산을 비롯한 탄산음료의 특징은 순간 청량하고 톡 쏘며 강한 인상을 주지만 연달아 계속 마시기에는 부담이 되는 음료다. 여유 있게 마시기보다는 순간에 더 강한 음료, 다양한 분위기보다는 활동적인 분위기에 특화된 탄산음료는 여자 아이돌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성격과 강한 유사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커피 계열보다 오히려 더 높은 대중성으로 앞으로도 영향력을 유지하지 않을까 한다. 



알코올 계열 - 저알코올 

가볍게 한잔 마실 수 있고 알코올의 쓴맛보다는 오히려 음료라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 이 카테고리의 대표적인 가수는 마마무라고 생각한다. 알코올이라는 특성상 미성년자가 즐기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도 아니다. 알코올 즉, 성인의 분위기를 느끼지만 취하지 않는 가벼움을 주는 수준. 그리고 성인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만큼 청소년의 어리숙함이 없는 프로적이고 전문적인 느낌을 준다. 오히려 성인이라는 포지셔닝이 주는 자유가 느껴지는 단계가 이 저알코올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느낌의 여자 아이돌이 있다면 EXID가 되지 않을까 한다.


알코올 계열 - 고알코올

도수가 높아서 세다는 느낌이 확실하게 살아있는 이 카테고리의 대표적인 가수는 브아걸(브라운 아이드 걸스)이라고 생각한다. 노래나 춤, 퍼포먼스에서 실력을 의심할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다만, 세다. 그렇기에 남녀노소 폭넓은 대중성을 오래 지속하기가 힘들다. 높은 도수로 차별화된 영역을 확보하고 있으나 언제나 찾게 되는 대중적인 술은 아닌 보드카처럼 말이다. 이런 경우 소수의 지지자와 함께 할 때 그 결속력은 빛을 발휘하는데 공중파 음악방송 보다는 공연에서 그 힘이 발휘될 것이다.


알코올 계열의 특징은 성인이라는 느낌이 주는 자유다. 커피 계열의 아메리카노가 주는 다양한 감정과 라떼의 청순과 부드러움, 탄산 계열의 저탄산이 주는 대중성과 확장성, 스프라이트가 주는 톡 쏘는 시원함과 젊음에 섹시라는 성인의 요소가 들어가면 이질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알코올 계열은 이런 점에서는 자유롭다. 가장 확실한 색깔을 가질 수 있지만 그만큼 좁아지는 대중성. 특히 섹시함이라는 주제의 생명력이 짧은 것도 한계다. 장범준의 '벚꽃 엔딩' 같은 노래가 매년 봄마다 흐름을 다시 탈 수 있지만, 브아걸의 '아브라카다브라'가 특정 계절에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기업 전략에서도 여자 아이돌의 포지셔닝 문제는 다르지 않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의외성이 주는 새로움, 긍정의 느낌이지 이상함, 낯섦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에 출시된다는 것은 브랜드의 노출을 말하고 수정되는 순간 판단의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런 일을 피하려면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가지고 있는 속성이 어떤 속성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극복해야 할 것과 넘지 말아야 할 것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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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탄산 - 링크 1, 링크 2, 링크 3, 링크 4)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알콜 - 링크 1, 링크 2, 링크 3, 링크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