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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가리개를 쓴 LG전자 - 약일까? 독일까?

by cfono1 2016. 6. 20.


 말 도구 중에 눈가리개라는 도구가 있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인데 말이 잘 달릴 수 있도록 시야를 제한하는 것이다. 덕분에 말은 정해진 방향으로 더 잘 달릴 수가 있다. 하지만 시야는 확실히 줄어든다. 잘 달리지만 좁아진 시야는 말에게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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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LG전자는 과거 자사에서 선보였던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더 높은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LG SIGNATURE(링크)라고 정했다. 상품을 보면 확실히 디자인과 기능에서 남다르다. 우리가 일반 가전매장에서 볼 수 없던 그런 제품들이다. 디자인만 본다면 B&O가 떠오르는 10년 뒤에 봐도 멋질 그런 디자인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의 흐름은 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세돌과의 격돌에서 유명해진 알파고를 비롯한 각 IT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챗봇은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되었다. 단순히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을 통해 대화하고 거기에 자사의 서비스를 넣어 주문, 제어,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것이다. 그리고 LG전자는 이러한 흐름을 미리 대비했다. 무려 2년 전에 말이다. 바로 홈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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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쳇을 통해 각 가전기기의 제어를 할 수 있다. 이것이 왜 강력하냐면 LG전자 자체가 바로 종합 가전회사기 때문이다. 자사의 제품을 중심으로 IoT 플랫폼을 만들어도 되는 기업인데 여기에 메신저를 통한 제어까지 생각했다. 이 방향을 잘살려 써드파티에게 자사의 가전과 잘 연동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나간다면 홈쳇이 단독 메신저는 못 되어도 페이스북 메신저나 카카오톡, 라인, 왓츠앱 등 앞으로 IoT 제어를 생각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강력한 파트너로서 경쟁사에게는 확고한 경쟁 우위를 자사에는 제조업체에서 플랫폼 업체로의 변신을 협력업체에는 강력한 유통채널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이 씨앗을 2년 전에 준비해두고도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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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최근 스마트 홈의 흐름은 과거 스마트TV처럼 시각적 기기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눈으로 보고 제어한다는 관점으로 한정되면 TV, 폰, 리모컨 같은 도구에 얽매이게 된다. 하지만, 순수하게 제어라는 관점으로 시야를 넓히면 서비스의 관점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메신저라는 도구와 음성인식 같은 영역으로 확장된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모두 이제 자사의 음성인식을 언어 인식의 단계에서 제어의 도구로 확장하고 있다. 만약 2년 전 홈쳇을 세상에 보인 LG전자가 착실하게 키워냈다면 스마트 홈에서 지닐 위상은 어땠을까? 메신저와 음성인식에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홈쳇의 위상은 분명 남달랐을 것이다. 



< 2016 WWDC. 홈킷관련 영상은 1:18:53 초부터 시작 >



 애플은 2016 WWDC에서 자사의 IoT 제어 플랫폼 홈킷의 역할을 크게 강화했다. IoT로 가는 관문에 아이폰을 비롯한 자사의 제품으로 채움으로써 시간이 지나도 왜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을 써야 하는가에 이유를 더한 것이다. LG전자는 무려 2년 전에 컨셉이 아니라 IoT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는 홈쳇을 준비했다. 그리고 홈쳇을 내버려둔 상태에서 프리미엄 제품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SIGNATURE를 만들었다. 지난 2년의 결과가 지금과 같다면 앞으로의 2년 홈쳇 대신 SIGNATURE를 선택한 LG전자의 선택은 약일까? 아니면 독일까?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사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