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을 쓰기 어려웠다. 5월에 정부 지원사업이 몰려있어 지원서와 사업계획서를 쓰다 보니 글을 쓸 여력이 나지를 않았다. 이제 정부 지원사업이 일단락되고 2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여러가지로 한숨 돌리는 시점이다. 물론 다시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바빠지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민간 지원보다 정부 지원을 좀 더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 민간 분야가 더 트인 시야가 있다거나 또는 가치 평가에 더 뛰어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종종 스타트업 관련 글을 보면 저마다의 철학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가장 근본적인 것은 소비자가 쓰임새를 인정하느냐와 인정한다면 얼마에 제공할 것인가다. 스타트업이 쓰임새를 이야기할 때 그 카테고리를 알지 못해 인사이트를 나눌 수 없는 평가자, 심사역, VC, PM 들의 평가는 한없이 가벼워지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내 경우를 본다면 자전거 관련 아이템인데 자전거를 안 타는 사람이 와서 시장을 이야기한다면 합리적인 판단이 나오겠는가? 이런 문제점은 경험상 민간과 정부 등 전 분야에 걸쳐 있는 것 같다. 그럴 바엔 오히려 창업자의 부담이 적은 것이 유리하다. 초기 단계라면 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
최근 보면 AI에 대한 흐름이 거세다.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 부분에 있어 초기 스타트업이 뛰어들 공간이 많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이미 오랜 시간 기술을 축적해온 선두 기업 그룹이 있고 그 기업들이 플랫폼으로 전환하며 AI 관련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다. 지구적 서비스를 하는 선진 기업들이 이렇게 공개하는 마당에 AI로 승부를 보는 것은 선진 기업들의 시간과 노력을 뛰어넘는 퀀텀 점프 수준의 기술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초기 스타트업이 지금 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그러므로 그런 기업이 있다면 지원하되 스타트업의 흐름을 AI로 몰고 가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괜히 4차 산업이니 그런 말들에 휩쓸려서 고도화된 매크로를 AI로 포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 난 데이터 농사꾼이라고 생각한다. AI는 데이터를 잘 판단하고 가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잘 판단할 수 있고 가공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 또한 중요한 부분 아닐까? 이런 데이터를 생산하는 영역은 거대 선진기업이 장악하지 못한 틈새시장이며 이를 통해 정보화 되지 못한 영역을 전환함으로써 얻는 사회적 변화의 폭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하다. 쌀을 잘 가공할 기술이 없다면 쌀 생산에 승부를 걸어 확고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난 정부의 육성 정책을 오히려 좋게 보고 있는 사람이다. 정부의 육성 정책이 올바로 쓰일 수 있는 영역에서 뿌리내린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고 이런 선순환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활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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