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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시사

롯데마트 치킨 3

by cfono1 2010. 12. 21.

통큰 치킨의 싸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영세치킨 업자들이 우리가 잘못한 게 무엇인가라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월소득 200만 원. 분명히 많은 돈은 아니다. 확실히 아니다. 그럼 비싼 치킨을 팔면서 우리도 이거 밖에 못 번다고 한다면 구조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문제일까?


1. 너무나 많은 자영업자


한국은 너무나 자영업자가 많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이 많은 분이 사회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먹을거리 장사다. 특히나 프랜차이즈는 본사에서 마케팅, 교육 등을 맡는 구조로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겐 도움을 준다. 이렇게 진입 장벽이 쉽다 보니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


2.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내려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이렇다. 하지만, 이것이 치킨 프랜차이즈에선 통하지 않았다. 수많은 치킨 가게가 생겼음에도 가격은 일정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공급하는 양이 많아지면 가격은 내려가고 수익성을 버티지 못한 가게는 퇴출당하면서 다시 공급은 감소하여 가격이 올라간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가격이 유지된 것이 아니라 많아진 참여자들로 때문에 줄어든 파이를 가격을 올림으로써 해결했다.


3. 대리전

이렇게 자신의 생계를 프랜차이즈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특별한 기술과 차별화를 스스로 해낼 힘이 없는 이유로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사람들은 프랜차이즈의 미래와 한배를 탄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밀어붙일 수 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업주의 논리로... 그렇기 때문에 치킨의 가격을 삼겹살과 커피에 비교하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난다. 이미 가맹주의 삶은 프랜차이즈 업주에게 저당 잡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황은 이런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온전한 경쟁이 일어나지 못하고 경쟁력이 없는 사람들까지 살아남아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치킨 업계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예를 든다면 택시 업계 또한 그렇다.


1. 너무나 많은 택시 운전사들

대한민국의 택시는 너무 많다. 다니는 택시보다 기다리는 택시를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다. 이렇게 많다 보니 택시가 버스 정류장을 점유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 결과 버스 승객에게 승하차 시 불편함을 주는 것은 보통이고 차량 흐름까지 방해한다. 버스를 타다 보면 택시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정류장의 혼잡을 경험하기는 어렵지 않다.


2.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이렇게 넘쳐나는 택시지만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택시의 공급이 많아 택시 한 대당 이용자가 적어지면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사라지고 다시 택시의 공급이 줄어들어 한대당 이용자가 증가하여 수익성이 개선되어야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여전히 버스 정류장 근처와 택시 승하차 장에서 택시를 세우고 손님을 기다릴 뿐이다.


3. 대리전

택시 운전사들이 자신의 직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마디로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절박한 사정은 택시 업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택시기사 부가세 경감액 업주 주머니로... 물론 모든 업체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택시 업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일이라 생각된다. 그렇다고 택시 업계에 대한 조정이 나오면 환영할까? 택시 기사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업주는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대리전을 치러줄 사람들이 있으니까...


자영업자, 택시기사들이 옮기고 싶어도 옮기지 못하는 것은 삶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도 배울 장소가 마땅치 않으며 그동안의 의료혜택, 최소한의 삶의 수준 유지 이런 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는 모든 국민이 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가 나서서 이런 환경을 개선하는 게 옳지 않을까?

국가가 과잉 인력이 발생한 서비스 분야의 인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직업 교육에 대한 부분을 맡아 재교육할 수 있게 지원한다면, 그들이 직업을 옮기는 시간 동안 발생할 의료적인 부담에 대한 부분을 덜어줄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가진다면, 최소한의 삶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지원을 한다면 서비스 분야에선 적절한 수준의 경쟁이 발생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국가는 새로운 서비스 부분에 적절하게 재교육 된 인력(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투입할 수 있어 국가 차원의 적절한 분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인력 이동이 원활하여져야 거대 업주들이 사원(가맹주들)들의 인생을 담보삼아 부적절한 행동(업주와 사주를 위한 대리전)을 하는 짓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것을 누가 할 수 있을까? 바로 '나'다. 그리고 '당신'이다. 이러한 법안을 만들 사람에게 투표하여 현실이 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복지에 대한 지원이 퍼주기일까? 난 적어도 민주주의 사회로서 구성원을 보호하고 자본주의 사회로서 적절한 경쟁을 유도하는 길이라고 본다.

이제 통큰 치킨은 치킨을 먹을 권리를 지나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를 말해주는 것 같다.



+ 롯데마트가 통큰 치킨으로 기부를 했다. 공군 활주로 틀며 하는 롯데월드 공사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이번기회를 통해 어느 정도 만회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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