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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시사

해야 할 일을 하지못한 금융시스템의 끝은 어디인가?

by cfono1 2011. 10. 7.
최근 중동에서 일어나던 민주화 시위가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SNS와 유튜브 같은 매체를 중심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결집하는 이 형태는 서방국가 특히 미국에선 월가에 대한 불만으로 바뀌었다. 특히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앞으로 더 폭넓게 확산될 것이다. SNS는 단지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젊은이만 느끼는 것이 아닌 미국민이 폭넓게 느끼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바닥에 자리 잡고 있다. 

‘자본주의 심장’ 美청년들 왜 들고일어났나(링크)  

금융 시스템의 기본은 자본의 효율적 분배다. 산업은 돈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자본을 혼자서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때 필요한 자본을 제공하여 산업을 움직일 수 있게 하여 성장의 촉매재가 되는 것이 금융 시스템의 역할이다. 또한, 산업이 자본을 지배하면 무분별한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때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산업의 자본에 대해 심사를 하고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 또한 금융 시스템의 역할이다. 

그러나 지금의 금융 시스템(이하에선 월가라고 하겠다)은 그것을 배신했다. 월가는 한정적인 자본을 신성장에 배분하여 발전을 이끄는 책임 대신에 모기지라는 도구로 스스로 부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수십 년간 나누어 집에 대한 돈을 갚아나가겠다는 권리를 채권으로 묶어 판매하고 그 채권을 묶어 다시 판매하고 다시 묶어 판매하고... 여기에 신용평가사는 안전하다는 딱지를 붙이며 판돈을 더 키웠다. 이렇게 돌고 도는 관계 속에 시작점 즉, 과연 이 권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의 신용도는 안전한가라는 물음은 잊혔다. 그리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모기지의 부실은 은행의 부실로 이어지고 월가 전반의 부실로 확대되었다. 

< 월가를 상징하는 소 >

월가가 금융시스템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탐욕을 부린 결과 발생한 지금의 문제들에 그들은 과연 어떤 책임 있는 행동을 하고 있을까? 오늘 기사를 보면 그다지 노력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탐욕 금융인 표상”…월가 시위대 조롱 영상 눈길(링크)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자본주의 말고도 또 하나의 축이 있다. 바로 민주주의다. 자본주의에선 더 많은 주식과 지분을 가지고 있는 쪽이 우세하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선 한 명이 한 표를 가진다. 그렇기에 자본주의에선 한 명이 왕처럼 행세할 수는 있어도 민주주의에선 한 명이 왕처럼 행세할 수 없다. 이 근본적인 차이는 그 어떤 금융시스템도 경제학자가 와도 해결할 수 없다. 지금 월가는 이 차이를 망각하고 있다. 오직 자본주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월가가 자신의 자리를 찾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SNS의 소통으로 말미암아 더더욱 빨리 다가올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자신의 역할을 잊어버리고 무의미한 확장만을 일삼는 자의 최후는 한국 기업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리라 봅니다. 이것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이 최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