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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과 콘텐츠의 관계로 보는 카카오 페이지의 정체성

by cfono1 2013. 4. 22.

카카오는 참 보기 드문 회사다. 통신사와 제조사 모두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생존했고 성장통을 겪고 있으나 여전히 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성장통 중의 하나가 바로 카카오 게임이다. 사용자를 기반으로 더 빨리 전파할 수 있다는 강력한 강점을 가졌으나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수많은 타 사용자로부터 원치 않는 초대를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 게임으로 안착을 했다면 이제 슬슬 또 다른 영역으로 카카오 수익 모델의 균형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카카오 페이지다. 


카카오 페이지는 유료를 하겠다고 만들었다. 카카오라는 공간에서 개인 또는 기업의 창작물이 유통되는 것이다. 동영상과 사진, 텍스트를 모두 포함하는 어쩌면 블로그 같은 형태이거나 또는 전자책과 같은 창작물이 주를 이룰 것이다. 그리고 이곳을 통해 음원 같은 콘텐츠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글의 제목에 맞게 면적이라는 개념을 같이 생각해보자. 공간이 넓으면 넓을수록 많은 정보를 닮을 수 있다. 카카오가 발판으로 삼고 있는 하드웨어 영역은 스마트 기기이고 그중에서도 스마트폰이다. 점점 커지는 스마트폰의 면적을 생각해볼 때 5인치 넓이가 주력이 되리라 생각한다. 5인치라는 면적이 그리 큰 면적은 아니다. 게다가 방대한 콘텐츠를 보여주려면 그 흐름이 매우 중요한데 우리가 익숙한 흐름이 아니거나 논리적인 흐름이 아니라면 안 그래도 좁은 면적에서 콘텐츠 간 이동을 위해 불필요한 과정이 필요할 것이고 이는 떨어지는 UX가 되기 때문이다. 


< 카카오 페이지의 스토어 첫 화면 >


< 웹에서 알라딘의 첫 화면 >


이제 카카오와 알라딘의 비교를 통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카카오와 알라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난 카테고리 선택의 여부라고 본다. 카테고리의 선택은 내가 어떤 것을 찾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구조다. 단지 콘텐츠뿐만 아니라 정리라는 개념이 들어간다면 그 어디건 비슷한 성격을 중심으로 아래로 점점 자세해지는 구조를 가진다. 카카오는 뜻밖에 그것이 스토어 메인 페이지에 없다.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탐색하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익숙한 구조를 메인에 배치하지 않았다. 추천 영역이 가장 먼저인데 이렇게 되면 시선의 흐름으로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게 되고 카테고리 기능이 있는 신규 영역은 제일 마지막이 된다. 알라딘을 보면 로그인을 하는 상단 바의 왼쪽 영역에 국내와 국외의 대분류를 그리고 그 하위분류로 사용자가 탐색하기 구조를 갖추었다. 그 결과 사용자는 카테고리 분류를 통해서도 검색을 통해서도 알라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추천을 통해서도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구조를 갖추었다.


서비스 화면에서 제일 처음 사용자와 만나는 페이지는 그 기능의 핵심이자 가장 서비스가 말하고 싶어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 부분에 가장 기본적인 것(카테고리 탐색)이 없다면 사용자는 낮설음을 느낄 것이다. 물론 검색 기능이 있지만 그건 자신이 알고 있는 콘텐츠가 명확할 때의 이야기다. 면적이 좁다? 만약 면적이 좁아서 그런 카테고리 탐색 기능을 메인에 배치하지 않았다면 의문이 생긴다. 카카오가 보여주고자 하는 카카오 페이지의 서비스 정체성이 스토어 메인 페이지의 추천과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추천의 기준은 별점인가? 매출(금액적인 측면)인가? 수량적인 측면인가? 사용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낸 데이터 마이닝인가? 그러기엔 내가 카카오에 제공하는 있는 정보는 카카오톡 사용 정보(채팅 관련 대화내용)뿐이며 여기서 나의 개성이나 관심사를 반영하기에는 뭔가 근본적인 자원이 부족하지 않은가? 좁은 면적(스마트 기기)이어서 넓은 면적(데스크 탑이나 노트북)을 활용 때보다 더 치밀하고 신중한 설계가 필요한 이 상황에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것이 적절하게 구현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매장 배치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해당 유통 채널의 정체성과 목적, 주 고객에 대한 소득 수준과 관심사를 고려하고 거기에 동선이 더해져 완성된다. 이러한 논리는 단순히 오프라인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인식 체계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온라인에서도 적용되며 우리가 콘텐츠 간 이동을 하는 UI가 바로 그런 환경이 된다. 이제 카카오도 그런 걸 보여줄 때가 아닐까? 


  


* 사진은 각 서비스 화면의 캡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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