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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실처럼 갈림길에 선 카카오의 운명 - 카카오 홈

by cfono1 2013. 5. 20.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홈으로 자신의 운명에 대한 도전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카카오도 카카오 홈이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단시간에 이런 서비스가 나올 리는 없는 법. 이건 카카오 또한 그만큼 오랜 시간 고민했다는 뜻이다. 


관련 글 - 페이스북의 새로운 출사표 - 페이스북 홈(링크)


그렇다면 카카오 홈의 움직임은 적절했을까? 글쎄... 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카카오 홈에서 그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하게 보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카오 홈은 자사 서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카카오톡을 즐겨 쓰는 사람에게는 편리할 것이다.   



그리고 지나친 메시지 수신을 방지하기 위해 나름의 설정 또한 도입했다. 이것은 좋은 방향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이 말하던 카카오의 방향과 맞는지는 별개로 봐야 한다. 카카오는 분명히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단순히 그냥 편리한 메시징 서비스를 넘어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나름의 콘텐츠 유통채널을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공급업자와 사용자가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것을 하기 위해 카카오 홈이 필요한 것 아닐까? 그저 한 번에 모아보기를 위해 카카오 홈이 필요했던 것일까? 그렇다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것은 아닐까? 


페이스북 홈도 그렇지만 이미 짜여 있는 콘텐츠 제작자와 구글(또는 애플) 간의 7 : 3의 구조에서 자사의 플랫폼을 확대하려다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현재 카카오는 콘텐츠 제작자 : 카카오 : 구글 = 5 : 2 : 3 의 구조가 된 것이고 이는 카카오의 치명적 약점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용자 서비스화면에서 광고도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수익 구조에서 자사의 몫을 줄이는 움직임의 폭을 보여주기는 더 어렵다. 방법은 하나다. 스스로 구글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유통 채널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런 비전에 대한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UI는 나와줘야 한다고 본다.



채팅 플러스다. 개별 사용자를 집단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카카오 서비스 내에서 소비하기 위한 구조다. 이미 나름의 유통채널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채팅 플러스를 어떻게 카카오 홈에서 표현할 것인지는 나왔어야 한다. 채팅 플러스뿐일까? 아니다. 이미 콘텐츠 유료 유통 채널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선언한 카카오 페이지의 카카오 홈에서의 새로운 해석 또한 보여줘야 한다. 백화점에 비유하자면 의류 판매장 하나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 층에서는 어떤 제품이 판매될 것이고 앞으로 몇 층은 어떤 쓰임새로 할 것이라는 방향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사용자는 물론이고 콘텐츠를 카카오에 공급하고 카카오의 생태계 내에서 성장하려는 참여자가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관련 글 - 면적과 콘텐츠의 관계로 보는 카카오 페이지의 정체성(링크)


< 스마트기기의 면적과 서비스의 성격, 목적 등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설계도가 필요하다 >


지금 카카오는 갈림길에 서 있는 한국과 같다. 보통 국민소득 2만 달러를 갈림길로 본다. 여기서 선진국이 되느냐 아니면 그냥 개발 도상국으로 남느냐로 말이다. 한국이 정치, 경제면에서 많은 발전을 했지만, 그 이상으로 가기 위해서 그냥 잘하는 것이 아닌 철학과 연결된 새로운 차원의 혁신이 필요하듯 카카오 또한 점진적인 개선을 넘어 그들의 철학을 분명히 하고 그 철학에 맞는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은 반드시 카카오폰이나 카카오 OS를 만들라는 요구가 아니다. 그 이전에 철학을 현실 세계에 구현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이런 질문에 해답을 제시할 수 없다면 카카오의 미래는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지는 구글 검색 및 서비스 화면 캡처를 활용했습니다(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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