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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같은 미디어 - 단톡방

by cfono1 2014. 9. 1.

* 이 글의 시작은 요제프 님의 딴지일보 글(단톡방은 어떻게 남침땅굴을 만들었는가? - 링크)을 보고 한번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디어의 권위는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 믿음이다. 물이 반씩이나 있을 수 있고 반밖에 없을 수도 있으니까. 물 반이 있습니다. 라고 건조하게 기사를 내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나 한국의 미디어에서는 더욱 그렇다. 여기에 프레임이 추가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 될 수도 있겠다. "물이 반씩이나 되는 사람들은 분배를 주장하는 자들로 이러한 경향은 좌파에게서 볼 수 있는 공산주의적 사고이다." 또는 "물이 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은 여전히 빈 곳에 대한 갈증을 채우려는 성장주의적 태도로 우파에게서 볼 수 있는 신자유주의적 사고이다." 라고 말이다.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수용자가 그 미디어에 대한 믿음이 깊을수록 영향력은 높아진다. 이는 광고에서도 발휘된다. 믿음이 덜한 사람이 와서 좋다고 하는 것과 믿음이 강한 사람이 와서 좋다는 것에는 당연히 신뢰도의 차이가 있다. 그렇게 믿음이 광고 단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디어는 당연히 산업이기에 이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월급도 주고 회사가 돌아간다. 하지만 월급 주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곳이 있다. 바로 단톡방이다. 이곳은 굉장히 독특한 형태로 정보가 유통되는 곳이다. 물론 기존의 미디어와도 확연히 다르다. 


1. 토론자의 범위

기존 미디어는 발간한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말이다. 이 과정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가 유통되는데 이 정보의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도 가는 것이다. 사회 전체로 볼 때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토론의 범위가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단톡방은 다르다. 아는 사람 또는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있는 이곳에서 이미 큰 흐름은 정해져 있기에 토론의 과정에서 더 공개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렵다. 비슷한 성향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적인 관계도 연결되어 있기에 더 공개적으로 되기 어렵다. 


2. 믿음, 그리고 믿음의 강화

미디어에 대한 믿음은 성향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데 단톡방에서는 거기에 개인적인 믿음이 더해진다. 미디어라는 기업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알고 지내며 연락이 가능한 사람의 믿음의 정도가 같을 수는 없다. 단톡방에서의 믿음이 일반 미디어보다 더 강한 믿음을 보여준다. 거기에 미디어는 믿음의 강화 측면에서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지닌다. 그러나 단톡방은 구성원 간의 대화를 통해서 즉각적으로 반응이 일어나고 이것이 계속 강화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한다. 




< 정보의 응답성에서는 오히려 트위터보다 더 빠를 것이다 >


사주도 기자도 없다. 구성원 스스로가 강한 유대감을 가지며 정보를 모으고 전파하며 더 강화한다. 월급도 없다.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이기에 대가는 바라지 않는다. 이런 조직이 사회의 어떤 현안에 대해 제대로 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까? 여론 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지 몰라도 그와 반대로 여론 분열의 공성전이 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는 과거의 잣대로 자격을 말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 미디어라고 해서 믿음을 거저 주던 시대는 끝났다. 자격의 기준보다는 얼마나 더 뭉치느냐가 힘이고 권력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 이 글은 아이에데이 IT 관련 미디어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