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이지만 무려 한국 재벌기업에서 10년이나 버틴 사람의 이야기는 어떨까? 최근 내가 있는 곳에도 새롭게 합류한 분이 공교롭게 LG전자에서 오래 몸담은 분이다. 그렇기에 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왜 그렇게 행동할까의 많은 의문이 풀렸기 때문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나의 시각은 저자와 같았고 합류한 분은 전형적인 책 속 LG전자의 사람이었다.
과거 한국의 기업 발전은 전형적인 따라잡기였다. 그리고 그 따라잡기에는 창의력, 자율 이런 요소보다는 잘 훈련된 군단처럼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이미 앞선 기업들의 실패와 성공 사례에서 해야 할 것들은 정해져 있다. 잘 만들어진 모의고사를 얼마나 빨리 오답 노트 만들어 시험에 준비하느냐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대가 지나가고 이제는 없는 걸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더는 리더의 상명하달 시스템의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조선의 왕들이 모두 세종처럼 뛰어나지 않았듯이 리더들 또한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리더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해본 적 없는 새로운 문화로의 진입에 거부하고 이해 못하는 조직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배척한다. 특히나 성공했던 조직은 더욱 그렇다. 과거의 경험이 있기에...
시스템에 길들여진 사람은 세상 밖으로 나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저 방황하고 알았던 사실이 현실과는 다른 것에 짜증 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알았던 것으로 파고들어 현실을 외면한다. 물론 이런 사람이 내리는 결정은 제대로 된 결정일 리가 없다. 만약 이런 사람이 IT 벤처 같은 곳의 수장으로 오면 그 조직은 파멸을 피할 수 없다. 관리자로 와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이 가야 할 곳은 창의력과 자율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이 맞는 자리이기 때문이다(이건 그 사람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그런 환경에서 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적응되고 최적화 된것이다).
창의력 넘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며 시대를 이끄는 미국의 기업들 특히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을 보며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런 기업이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욕심만 있는 이것이 지금의 한국이고 내가 책에서 본 LG전자이다.
* 이미지는 다음 책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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