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사회.
이 둘의 관계에서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개인이 있어야 그 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사회가 있어야 개인이 소속됨이 있어 공동의 생활이라는 것이 가능하다. 혼자서 하지 못하는 것을 함께 해나가는 그런 공동의 생활 말이다. 그렇기에 이 둘 사이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사회의 공통 가치관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약속을 한다. 그리고 그런 것이 강제력을 띄면 법이 된다.
누군가를 물리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강력한 제재의 대상이 된다. 강도, 폭력, 살인, 방화, 인신매매 등 이런 행동이 사회의 공통 가치관을 무너트리는 위험 요소이고 직접적인 피해를 주기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너무도 뻔하다. 하지만 생각은 다르다. 생각이 다른 사람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물리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닐뿐더러 영향을 주는 것 또한 사람마다 다르게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내용에 따라 우리는 등급을 매기고 유통 과정에서 제한을 두는 것으로 생각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고 사회의 피해는 최소화하려고 한다.
기획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건이 내게 주는 교훈은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공통 가치관의 관계에 대한 문제다. 아이유가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도 없고 확인할 권리도 없다. 그것은 온전히 아이유 개인의 자유고 권리다. 심지어 롤리타 컨셉이어도 난 할 말이 없다. 다만 그것이 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로 나와 사회의 다른 구성원과 마주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도시에서 차 타고 다니며 망나니짓하고 다니는 GTA의 등급은 청소년 이용 불가다. 잠재적 범죄자들에게는 훌륭한 예습 도구가 될 수 있는 이 게임도 사회에서 소비자와 만나는데 그 조건은 청소년 이용 불가다. 이런 것이다. 개인의 생각이 혼자만의 생각을 벗어나 사회의 만날 때는 최소한의 규정이라는 것이 있다. 게임 뿐일까? 성인 동영상 당연히 청소년 이용 불가고 드라마나 TV 콘텐츠 또한 내용과 표현 수위에 따라 그 등급을 정하고 있다. 이것은 개인의 표현에 대한 자유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개인의 자유가 조화를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생각과 표현에 대한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한 사전 검열이 개개인에게 주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최소한 타인에게 생각이 전달되거나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나왔을 때는 속한 사회와의 존중이 필요하다. 이런 존중이 없는 제품과 서비스라면 그 사회에 온전히 섞일 수 없을 것이다.
'윤's >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공지능은 누구의 결과물인가? (2) | 2016.03.29 |
---|---|
빅데이터와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의 신뢰 (2) | 2015.08.25 |
글로벌 IT 기업의 오지 인터넷 도입과 의무급식(무상급식) (2) | 2015.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