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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필기도구의 UX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by cfono1 2015. 11. 23.


 연필의 탄생은 필기도구의 혁신을 가져왔다. 잉크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종이 위에 생각을 적을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잉크를 사용하는 펜과 다르게 무려 수정도 할 수 있다. 종이의 낭비를 줄이고 생각의 수정을 할 수 있는 도구는 곧 필기도구의 강력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수정이라는 기능을 위해서는 지우개가 있어야 했다. 들고 다니는 것이 많아지면 놓치는 것도 생기는 법. 결국, 하나의 목적 아래 바늘과 실 같은 존재이던 연필과 지우개는 하나로 합쳐지는 혁신의 대상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 사람들은 이제 수정할 수 있는 필기도구(연필) + 수정 도구(지우개)에 좀 더 편리한 부분이 없을까 고민했다. 연필은 쓰면서 계속 앞부분을 깎아줘야 한다. 그래야 글자를 가늘고 일정하게 쓸 수 있다. 즉, 연필이라는 UX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연필 + 지우개 말고도 연필깎이 도구가 함께 있어야 했던 것이다. 아니면 연필을 여러 자루 들고 다니던가 말이다. 결국, 기술적으로 한계를 극복했다. 가늘고 일정한 글자를 위해 얇은 심이 계속 나오는 장치로서 말이다. 이런 과정에서도 형태는 바뀌지 않는다. 사람들은 불편함이 해소된 연필을 원하는 것이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필기도구를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사용자의 UX 경험에 단절을 가져오는 행위다.  



 이제 IT 시대가 되었다. 콘텐츠는 데이터로 변환되어 어떤 형태로든 손쉽게 바뀔 수 있다. 컴퓨터에서 작업한 것이 모니터를 떠나 종이로도 그리고 빔에 의해 벽에 투사될 수도 있다. 이런 IT 시대의 특징을 스타일러스 펜들이 이어받았다. 필압을 감지해 실제 필기도구의 압력에 따른 변화를 모방하여 필기도구의 기능을 가져오면서도 작업물의 데이터 변환을 통한 즉각적인 변환 및 수정, 표현 방법의 다양성 등 IT 시대의 기술적 장점마저도 가져왔다. 그럼에도 스타일러스의 모양이 필기도구 형태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형태가 주는 UX 경험에 단절을 주지 않기 위함이리라.  



 이제 내일의 필기도구는 어떻게 변할까? 나도 정확하게 이거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방향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연필을 닮은 긴 막대의 형태라는 것. 그 형태가 연필의 탄생 이후 수백 년간 이어져 온 UX의 경험에 단절을 주지 않으면서도 가장 직관적인 기능의 표현에 대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필과 같은 필기도구를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세대가 완전히 새로운 입력 도구로 시작하면서 UX를 쌓아간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 사진 2,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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