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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중립성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 - 캐시 서버

by cfono1 2017.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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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캐싱 서비스와 프록시 서버.pdf




최근 유튜브와 페이스북, 특히 페이스북이 심하게 느려지는 현상을 종종 겪었다. 난 이게 무슨 문제인지도 모르다가 인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콘텐츠 업체가 최근 동영상을 서비스의 주력으로 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유튜브가 480p 화질로 제공하던 것이 어느새 720p를 넘어서 1080P, 4K까지 높이고 있다. 페이스북도 그에 맞춰 HD 화질을 기본으로 제공하려 하고 있다. 당연하지만 화질이 올라가면 용량도 늘어난다. 이 말은 처리해야 할 서버도 바빠진다는 이야기다. 이제 문제는 이 해결의 주인공이 누가 되느냐가 문제다. 


구글, 페이스북은 이제 지구적 거대 IT 기업이 되었다. 이와 견줄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협상의 주도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통신 관련 협상 대상자는 무려 3곳(SKT, KT, LGU+)이다. 한 곳만 잘 마무리 지으면 나머지 곳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 통신 대상자의 성격상 모두 똘똘 뭉쳐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항할 만큼 협동심이 강하지 않다. 이런 상황을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독과점 지위의 IT 기업이 그냥 봐줄 리가 없다.


시작이 이렇기에 애초에 망 중립성과 연결하기는 좀 어렵지 않았나 싶다. 망 중립성은 통신사가 특정 콘텐츠 사업자에게 힘을 실어줘서 생태계를 교란하지 말라는 것이 목적이다. 통신사의 통신 인프라는 고객에게 통신비를 받으면서 만들었고 통신 인프라 권력은 그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고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사의 이해관계에 맞게 그 통신 인프라 권력을 쓰게 되면 고객의 가치와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내 돈 내고 내가 누리는 서비스가 아닌 통신사가 지정해준 서비스를 강요받는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캐시 서버는 좀 다르다. 오히려 IT 기업이 자사의 수입 증대를 위해 고품질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사가 기울여야 할 노력을 오히려 통신사로 전가 하고 있다. 만약 구글 및 페이스북의 캐시 서버가 모든 통신 고객을 비롯한 생태계의 근본적인 인프라 문제라면 통신사가 책임져야겠지만 캐시 서버로 이익 보는 건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해당 IT 기업뿐이다. 페이스북의 캐시 서버로 다음이나 네이버가 무슨 이익을 보겠는가?    



SKT, KT, LGU+ 통신사가 고객 친화적이지 않지만 절대 악은 아니다. 그렇다고 구글과 페이스북이 절대 선은 또 아니다. 통신사의 말이 못 미덥더라도 조금은 더 차분히 살펴봐야 IT 생태계의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입니다(사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