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술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보장할까? 합리적인 질문은 아니다. 좋은 기술은 더 나은 품질을 담고 있고 그 결과 더 완성도가 높다. 그럼 당연히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뉴코크다. 그리고 그에 비견될만한 사례가 윈도 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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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크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자신 있게 내놨으나 소비자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없던 일이 되었다. 윈도 8 또한 소비자가 당연히 생각하는 종료 경로를 무시했고 MS는 긴급히 8.1을 내놔야 했다. 왜 이런 판단을 했을까? 결국, 그 선택의 판단에는 기술적으로 더 좋다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아까 말했든 더 좋은 기술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더 좋다라고 생각하는 기준값은 수치로 비교할 수 있지만 그 부분(특징이나 중점으로 삼는 분야)까지는 결국 인간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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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도 마찬가지다. 중앙집권형 기록의 위험성을 애초에 없애는 구조라는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가상화폐는 더 뛰어난 기술일 수 있겠으나 그 기술의 우위가 더 나은 화폐라는 최종 결과까지 이어지는 아니다. 최근 발전하고 있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은 사용자가 느끼는 지갑의 불편함을 없애고 있다. 그리고 돈의 이동 또한 편리하게 하고 있다. 사용자가 실제로 느끼던 불편함을 해소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피부로 와닿지 않는 중앙집권형 기록 시스템의 단점 극복은 딱히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보이스 피싱을 해결해줄까? 그렇지도 않다. 어차피 보이스 피싱은 금융 시스템의 단점이 아닌 인간 감정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기 때문이다. 화폐로서의 내제적 가치도 없고 화폐의 신용도 없으며 교환의 안정성 및 가치의 범용성도 없는 가상화폐는 그럼 무엇을 위한걸까? 또 다른 이름의 뉴코크, 윈도 8이 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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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코인이 이전과 다른 것은 우리가 인정할만한 가치의 참고 값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사진에 1 코닥코인이라는 시세가 있다면 우리는 과거 A라는 사진이 얼마였는지를 통해서 1 코닥코인의 가치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만약 1,000원이라면 A사진 = 1 코닥코인 = 1,000 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 공식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1비트코인=000 원이라는 공식이 있었는데 이는 우리가 참고할만한 기준이 없이 코인 투자자들 간에 결정된 것이므로 그것이 진짜 화폐의 가치라고 봐도 되는가에 대한 의문에 답을 하기가 어려웠다. 내재적 가치에 대한 답을 말하기 어려우니 막연한 기대 심리가 붙게 되고 이는 심각한 거품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코닥코인은 인정할만한 가치의 참고 값이 존재하고(코닥 외에도 유사 서비스 사이트를 통한 비교를 통해서도 추정 가능) 이것을 통해 실물 경제와 연결될 수 있는 끈이 발생한다. 최소한 내재적 가치 없이 막연한 기대로 결정되는 기존의 가상화폐와는 다른 접근이다.
쓰이는 곳이 있다면 그 쓰이는 곳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기준들이 있다. 어느 한 부분만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고 해서 마치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말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어긋난 해결책일 뿐이다. 가상화폐도 그렇다. 그들만의 교환수단으로 오히려 범용성에서는 해피머니나 신세계 상품권만도 못한 수단이 되지 않으려면 진짜 화폐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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