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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만드는 한계 - APP 업데이트

by cfono1 2018. 5. 1.

건물 1층에 유명한 맛집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맛도 있고 서비스도 좋아서 나날이 사업이 확장되고 결국에는 자신이 속해있는 건물을 사게 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더 번창하고 싶은 사장은 한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게 된다. 바로 1층의 맛집을 꼭대기 층으로 올려보내는 것.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꼭대기 층으로 올라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1층 ~ 꼭대기 전 층은 다른 서비스로 채운다는 전략이다. 언뜻 들어보면 소비자는 여전히 올 것이므로 꼭대기 층으로 바뀌어도 갈 것이고 그 과정에서 다른 층을 들리며 다른 서비스를 소비할 것 같으나 실제 대부분의 반응은 이것이지 않을까 한다.

'' 뭐야... 이 집 미쳤어? 1층에서 멀쩡히 장사 잘 하던 걸 왜 꼭대기로 보내..."


이런 사장님의 바람이 실제로 빈번하게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APP이다. 최근 APP의 흐름을 보면 단순히 특화된 기능 하나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담는 하나의 작은 서비스 포털이 되기를 원하는 흐름이 있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어느 날 갑자기 사용하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 강제 업데이트를 하게 만들고 앞서 말한 UX를 사용자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CJ 서비스를 처음 깔게 된 것은 뚜레쥬르 포인트 적립을 위해서였다. 어느 날 업데이트를 필수적으로 해야만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진행한 업데이트는 이렇게 바뀌었다. 포인트 적립이라는 1차 목표는 밀려나고 CJ 및 제휴처의 홍보지가 되었다.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사용자가 이 앱을 설치하게 된 첫 번째 목적이 있을 것인데 그 목적마저 훼손할 만큼 다른 서비스가 가치가 있냐는 것이다. 사용자의 UX 흐름으로는 APP을 사용하는 시점은 계산대에서 물건을 지급하는 시점이 될 텐데 그 시점에 포인트 적립 기능이 아니라 CJ 서비스 홍보라면 과연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사용 목적을 위해서라면 마땅히 APP 첫 화면의 중심은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이건 파리바게트, 베스킨라빈스 31 등 디저트 사업을 하는 SPC도 크게 다르지 않다. SPC는 추가로 끊임없이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물어본다. 사용자의 APP 첫 번째 방문 목적은 포인트일 것이다. 적립이나 사용을 위해서 APP을 사용하는데 생각지도 않은 위치 정보 요청이 뜬다면 기분이 어떨까? 게다가 GPS를 켜두면 배터리 소모가 있는데 그 이유가 SPC 포인트 및 서비스라면 사용자는 그것을 합당하다고 생각할까? 



포인트 서비스는 기업이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그 UX는 결제라는 것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 접근성을 앞서 말한 음식점 사장처럼 뒷순위로 배치하여 인질로 삼는다면 쓰기는 쓰지만 욕하면서 쓰게 되는 불편한 상황이 되고 확장성에도 한계를 가져온다. 꼼수로 짜증 난 고객이 다른 연계 서비스에 호감을 느낄 리는 없지 않겠는가? 욕심도 적당히 내야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스스로 성장의 한계를 만드는 셈이다. 




* 이미지는 APP 화면 캡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