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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영화

그린존

by cfono1 2010. 3. 25.




 여기는 이라크.
 미 육군 로이 밀러 대위(맷 데이먼)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고 있다. 이번 임무는 첩자로 부터 바그다드 지역을 수색하라는 정보를 받고 출동한다. 건물의 스나이퍼를 제압하면서 들어간 곳은 변기공장. 그것도 이미 버려진지 수년은 되어보이는 곳. 수색이 진행될수록 번번히 허탕을 치자 밀러 대위는 정보의 출처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라크의 행정관련 담당자인 파운드스톤은 그의 의문에 답하지 않은채 해외체류중인 이라크인을 내세워 과도정부를 세우는데 몰두한다. 이때 파운드스톤과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던 CIA 담당자는 밀러 대위와 접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나간 대량 살상 무기 수색작업에서 이라크인의 제보로 사담의 핵심인물을 추적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기존 영화 좀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 흐름은 2003년 미국이 벌인 2번째 이라크 전을 기점으로 달라지는 듯 하다. 이전 중동의 아랍인은 그야말로 악이였고 미군은 성스러운 기사였다. 하지만 2번째 이라크 전을 계기로 이런 관점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고 과연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도 시작되었다. 물론 그린존은 그정도의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어느정도 꺼내고는 있다. 또한 미군의 추한 면도 살짝 나온다(이라크 인에 대한 고문).

 영화에서 밀러 대위에게 제보하는 이라크인은 이라크의 미래를 이라크인 스스로 결정내고 싶어한다. 누군가에 의한 꼭두가시가 해결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선택은 예전부터 그러지 않았다. 미국은 민주주의 건설이라는 과정을 중시한게 아니라 이해관계 지역에 믿을만한(친미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이기 때문이다. 블랙호크 다운에서의 시작은 소말리아 내전에서 세력이 없는 친미주의자를 내세웠던 것이 문제의 원인이였고 한국에서는 김구가 아니라 이승만이 선택받았다. 이 영화에서도 국내에 기반도 인연도 없는 해외망명자가 이라크에 과도정부 수반이 되려고 한다. 당연히 민족적 종교적 자각을 하고 있는 이라크 국내 지도자들이 협조할 리가 없다. 

 영화는 밀러 대위의 용기있는 결단으로 마지막을 장식하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는 없다. 아마도 그것은 현실이 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멧 데이먼은 이번 영화에서 본 시리즈 만큼 일당백의 액션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잘 훈련된 군인의 모습은 보여준다. 팀 단위 움직임과 험비를 이용한 시가전, 헬기를 이용한 지휘 등 거의 모든 것이 실전을 보여주는 것 같다. 특히 사랑 이야기가 빠져있다보니 이야기전개는 작전을 보여주듯 매끄럽고 깔끔하며 군더더기가 없다.

 영화를 보고 나온뒤 드는 생각은... 이런 영화가 한국에서는 만들어질 수 있을까였다. 이 영화는 내용만 보자면 백악관과 미 행정부를 그야말로 엿먹이는 영화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영화를 한다면... 빨갱이 소리 듣지 않을까? 국익에 반한다면서...

 맷 데이먼의 액션과 미국이 처한 딜레마를 멋진 영상과 함께 감상해 볼 수 있는 영화. 그린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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