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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 손자병법과 기업전략

손자병법과 기업전략 2 - 하늘(전쟁에서의 하늘)

by cfono1 2010. 12. 15.

명분에 이어 두 번째 요소인 하늘이다.


하늘



전쟁에서 하늘은 기상의 변화다. 전쟁에서 기상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패하는 조건을 갖춘 자였다. 제갈공명이 바람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 같이 자연을 읽어내는 힘이 부족한 시대에 기상을 안다는 것은 절대적인 우위를 제공했다. 지상전에서 가장 무서운 기상 조건은 비와 추위였다.

비는 쇠로 만들어진 장비를 녹슬고 활 시위를 느슨하게 하며 장기적으로는 수인성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되었다. 수많은 병력이 뭉쳐 있는 만큼 병의 전염 속도는 훨씬 빠르며 전투력에 치명적인 손실을 준다. 비는 단지 장비와 인력의 전투력 감소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비는 땅을 무르게 하여 기동력을 떨어뜨린다. 사람, 말, 소, 마차의 움직임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지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은 방어하는 사람보단 아닌 원정군에 더 치명적인 존재다. 원정군은 타지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작전에 필요한 식량과 물품을 직접 조달해야 한다. 능력의 100%를 전투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기동 거리에 따라 비례하여 수송 능력에 자원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가 오면 전투력은 전투력대로 손실을 보고 수송은 수송대로 손실을 본다.

추위 또한 비와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 추위는 장비 적절한 운용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하지만, 장비보다 더 타격을 받는 부분은 병력이다. 사람이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옷을 두껍게 입으면 기동력이 떨어지고 기동력을 위해 가볍게(기본 복장) 하면 동상 때문에 전투력 자체를 잃게 된다. 또한, 추위의 파괴력은 비보다 더 강력하다. 비는 천막을 치고 야영지에 수로를 파는 등의 대책으로 어느 정도 손실을 줄일 수 있겠지만, 추위는 이 정도의 수준으로 해결할 수 없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원정군을 압박한다.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으로부터 러시아를 구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러시아의 추위다.

해전에서 가장 무서운 기상 조건은 태풍이었다. 과거 동력수단을 사람의 힘에 의지하던 시절 바람은 사람의 힘을 없이도 먼 거리를 항해하게 하는 힘이었다. 하지만, 이 시절 기상변화는 사람의 예측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항해를 위한 순풍이 아닌 태풍을 만나면 지옥을 보게 되었다. 군의 특성상 진법과 대열을 이루며 항해하는데 강력한 바람이 모여있는 배와 배를 충돌시키며 병력과 장비를 바닷속으로 보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나 바다는 육지와 달리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사느냐 죽느냐의 공간이기 때문에 태풍은 더욱 위력적인 존재가 된다. 고려가 몽골의 침입을 받고 원나라의 요청에 따라 일본 정벌을 갔을 때 일본을 구한 것은 바로 이 태풍이었다.

이렇게 지상전, 해전(이때는 공중전의 개념이 없었다)에서 기상을 읽는다는 것은 전투 이전에 생존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경영에서는 어떨까?

경영에서도 같다.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맞게 기업이 순응해야 할 흐름이 있으며 이 흐름을 거부하는 순간 기업은 사라진다. 거부하는 기업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앞서 가는 기업도 사라진다. 거부하는 기업은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적을 이유가 없다. 다만, 지나치게 앞서 간 경우는 새롬기술을 들 수 있다. 새롬기술은 닷컴열풍이 불던 시절 전화기에 모뎀을 달아 인터넷 전화라는 개념을 가지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앞서 간 나머지 성공할 수 없었고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존재가 되었다. 지금은 인터넷 전화가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말이다.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던 시절. 그때는 만들면 팔리는 상황이었고 기업이 따라야 할 기상조건은 신속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 결과 과학적 관리와 표준화 등이 기업의 해결책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현재의 경영환경에서 흐름은 무엇일까? 바로 다양성이다.

민주주의의 성숙에 따른 개인의 인권 신장과 존중의 결과 개인의 개성이 주목받았고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이제 같은 제품보다는 자신의 만족도 필요에 맞는 더 나를 잘 이해하는 상품을 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이러한 흐름을 가장 잘 만족하는 기업은 카테고리별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애플이다. 노트북에는 Mac, MP3에는 iPod, 휴대폰은 iPhone, 테블릿은 iPad(애플 홈페이지)!

어떻게 이렇게 빈약한 제품군을 가지는 회사가 삼성보다 더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본질에 더 부합할까...? 다음은 하늘 - 기업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