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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 손자병법과 기업전략

손자병법과 기업전략 3 - 땅(전쟁에서의 땅)

by cfono1 2010. 12. 21.





이번은 땅에 관한 이야기다. 손자병법에서 땅은 전쟁이 일어나는 장소이며 환경이 된다. 하지만, 전쟁은 바다에서도 일어나는데 왜 땅이라고 국한했을까? 여기엔 더 깊은 이유가 있다. 바로 국가가 존재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3대 조건은 국민, 영토, 주권이다. 영토 즉, 땅이 없다면 국민이 살아갈 곳도 없다. 국민도 없으니 당연히 주권도 없다. 그러므로 땅은 전쟁이 일어나는 장소 이전에 국가가 존재하는 환경으로서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땅에 대한 중요성은 2가지로 국가적인 위치와 전쟁이라는 행위가 일어나는 환경이라는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국가적인 위치에서의 땅

이 부분은 전시, 평시 모두 해당한다. 국가가 위치하는 땅의 성격에 따라 국력과 국가의 성격이 결정된다. 같은 인구수를 가졌다 하더라도 그 국가가 내륙 국가인지 해양 국가인지에 반도 국가인지에 따라 발휘하는 힘이 다르다. 또한, 같은 내륙 국가라 하더라도 그 국가가 산지가 중심인지 평지가 중심인지에 따라 또 발휘하는 힘이 다르다. 또한, 평지 중심이라 하더라도 땅이 비옥한지, 메마른지, 초원인지, 사막인지에 따라 발휘하는 힘이 다르다. 이런 땅의 종류가 다르므로 나오는 작물이 다르며 이것은 생활 습관과 거래할 물품의 종류를 만든다. 즉, 땅이 경제와 문화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인구라는 생산력의 개념이 포함되면 국가의 순위가 나오게 된다. 

즉, 땅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한다는 것이고 그 나라의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런 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전쟁에서 전투의 지속력을 결정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고 또 전략의 방향을 결정한다. 

고구려의 경제는 약탈 경제다. 고구려의 시작은 험한 산지였고 이곳은 토지가 비옥하지 않아 살기 위해선 남의 것을 약탈해오는 것이 답이었다. 비옥한 평야가 없는데 어디서 농사를 지어 사람들을 먹여 살린단 말인가? 그 결과 이들은 싸움에 능숙한 사람들이 되었다. 땅이 사람의 성격과 국가 경제의 성격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안정된 곡물 자원을 얻기 위해 한반도로 남하하는 정책을 펼친다. 그 결과 평양 주변의 평야 지대를 가지게 된다. 땅이 국가의 기본 전략을 만드는 것이다.

고구려는 기본적으로 이간질을 획책했다. 중국의 통일 정권이 주변의 국가들을 복속시키려 할 때마다 먼저 그들을 만나 '너희도 결국 버려지게 될 것이다.'라는 말로 중국의 수와 당을 압박해서 그들의 뒤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수와 당이 고구려를 치려고 해도 후방을 불안하게 만들어 쉽게 공격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넓은 영토와 평야에서 수확하는 곡물, 비옥한 자원과 많은 인구수로 공격을 해오면 고구려는 청야전(장기전에 어울리는 전략으로 성으로 후퇴한뒤 도시를 깨끗하게 비운다. 들판이나 논과 밭은 불태워 적에게 식량이 될 만한 어떤 것도 남기지 않는다. 이렇게 적을 보급이란 부분에서 압박하기 때문에 이런 전술은 방어자에게 유리하고 원정군에게는 약점이 되었다)으로 맞섰다. 어차피 병력의 차이가 나는 마당에 정면 싸움은 불리하다. 그러므로 험한 지형에 의지한 성으로 후퇴하여 방어전을 하는 것이다. 한반도 북쪽 험준한 산악 지형을 따라 촘촘하게 늘어선 산성은 이러한 전략을 가능케 했다. 땅이 국가의 전투 전략을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땅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이 존재할 때 고구려가 강할 때는 백제와 신라가 동맹을 맺는다. 백제가 강할 때는 고구려와 신라가 동맹을 맺는다. 신라가 강할 때는 고구려와 백제가 동맹을 맺는다. 땅(영토)에서 나오는 국력이 그 나라가 행해야 할 외교의 기본을 제시하는 것이다. 만약 고구려가 강할 때에 백제가 신라와 동맹을 맺지 않고 고구려와 동맹을 맺는다면 그것은 적절한 선택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고구려 백제 동맹이 신라를 접수하고 고구려는 혼자 남은 백제마저 정리할 테니까 말이다. 땅에 대한 이해는 곧 국가의 외교에 대한 이해이며 힘의 관계에 대한 이해이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통찰력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 짓는다.

이렇듯 땅은 국가의 모든 것에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땅을 이해하는 것은 국가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2. 전쟁행위에서의 땅

여기서는 보다 특정 지역에 국한된 모습을 보여준다. 즉 전투행위가 벌어지는 장소에서 병력의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전략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같은 것들이다. 만약 산악지형이고 골짜기가 깊은 곳이라면 이곳으로 유인한 뒤 위에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 될 것이다. 평야 지대의 전투라면 사방이 탁 틔어 있으므로 방어를 한다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360도 모든 부분을 방어하기 어려울뿐더러 적에게 오히려 포위되는 결과만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투행위가 벌어지는 지역에 대한 이해가 전투의 승리를 가져다주며 국가의 승리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물론 이와 반대의 상황이라면 국가의 패배에 원인이 되는 것이다.

조일전쟁(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은 문경새재의 험준한 지형을 버리고 탄금대라는 곳에서 강을 등지고 싸우다 패배한다. 신립 장군은 북방의 기마전에서 명성을 떨친 장수다. 기마전의 전투 요건은 평지이면서 마른 땅이다. 그래야만 기병이 신속한 전개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립 장군은 자신의 경험을 믿고 전투가 이루어지는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험준한 지형을 통해 방어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곳을 포기하고 만다. 그 결과 조선은 도성을 비워야 하는 비극을 가져왔다. 이렇듯 전투가 이루어지는 실질적인 환경을 외면하면 승리는 보장할 수 없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떨까? 기업에서의 땅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다음은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