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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 손자병법과 기업전략

손자병법과 기업전략 2 - 하늘(기업에서의 하늘)

by cfono1 2010. 12. 16.

 

하늘



지난번 이야기에 이어 어떻게 애플은 다양성의 최적화를 이루어 냈을까? 그 정점에 있는 아이폰을 통해 알아보자. 설명할 부분은 두 가지 측면으로 휴대폰 본연의 기능과 디자인이다.



1. 휴대폰 본연의 기능

아이폰은 스마트폰이다.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활용하는 휴대폰인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악 관련 애플리케이션, 게임을 좋아하면 게임 관련 애플리케이션, 연주를 좋아하면 악기연주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사용한다. 기존에는 이런 소프트웨어를 제조사에서 만들어 처음부터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므로 각 수요에 대해 조사를 하고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휴대폰에 설치하고 최적화하는 것도 모두 휴대폰 제조사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이것을 깨고 다양성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이것에 최적화된 휴대폰 하나만을 만든다. 소프트웨어를 올리는 것도 사용자(초기에는 참여형 소비자의 성격이 더 크다고 본다. 기술적 능력을 가진 사용자가 왜 이런 게 없을까 하면서 만들어 배포하는 성격 말이다. 또한, 이들은 스마트폰의 사용자기도 하다)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설치하는 것도 사용자이다. 내게 필요한 것은 내가 가장 잘 알듯이 스마트폰은 이러한 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휴대폰인 것이다.



2. 디자인

앱스토어에 대해선 이미 많은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익숙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디자인 부분에선 그리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고 난 이것을 좀 다른 시각으로 보고자 한다. 아이폰의 디자인은 멋지다. 좋다. 그러나 단 한 종류의 디자인이고 그나마 색깔도 하나다. 내년에야 하나가 더 추가된다. 그래 봤자 2개다. 그럼에도, 아이폰의 디자인은 최고이며 만족도 또한 좋다. 누가 이것을 가능케 하는가? 그것은 협력 업체다.

휴대폰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상품이 된 것은 꽤 오래다. 그래서 휴대전화 업계는 케이스를 교환할 수 있는 휴대폰을 만들기도 했다. 색색의 휴대폰을 만들기도 했다. 스티커를 주기도 했다. 제조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했으나 그럼에도 아이폰 다양성에는 못 미친다. 그 이유는 아이폰이 휴대폰 액세서리 업체들의 딜레마를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 등 기존의 휴대폰 업체는 수 많은 종류의 휴대폰을 만든다. 어떤 것은 살아남지만 어떤 것은 살아남지 못한다. 다음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삼성 - 10종류. 총 2,000만대 판매   /   애플 - 아이폰 1종류. 1,000만대 판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삼성? 애플?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처럼 애플의 승리다. 휴대폰 액세서리 제조사의 입장에선 총 판매대수는 크더라도 모험을 해야 하는 불안감을 가지는 삼성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2,000만대를 보고 만들려면 크기가 모두 다른 10종류 액세사리를 각각 만들어야 한다. 제조사의 입장에선 공정이 복잡해지는 요소다. 공정을 줄이고자 10개의 제품 중 일부만 생산하는 모험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모델에 승부를 걸 것인가? 알 수 없다. 생산량이 많아도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제품 교체 주기도 빠르다. 규모의 경제도 누릴 수 없는 상태에서 예측도 불가능하다. 선택한 휴대폰이 바로 단종 될 수도 있다. 바로 삼성과 LG 같은 기존의 제조사들이 가진 한계다.

하지만, 애플은 다르다. 모양과 크기가 동일한 제품이 1,000만대다. 제조사는 같은 크기의 악세서리 제작으로 규모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케이스던 보호필름이건 무엇을 만들더라도 상관없다. 이미 제조사는 예측 가능한 그리고 바뀌지 않는 크기와 모양을 알고 있다. 이 확정된 수량을 보고 생산을 시도할 수 있다. 어떤 휴대폰 액세서리를 만들어야 할까라는 고민은 해소되고 만들어야 할 휴대폰 액세서리는 정해졌으니 어떤 액세서리를 만들어야 잘 팔릴까 라는 점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기상천외한 다양한 제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 강점은 엑세서리 제조사만이 누리지 않는다. 이렇게 다양한 후방 제품군은 다시 아이폰의 강점이 되어 아이폰이 소비자에게 선택되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이 모든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한다는 것. 기존의 제조사는 제조사의 비용으로 케이스도 제공하고 스티커도 제공하고 색깔도 넣었다. 우리가 이런 걸 합니다 해서 소비자에게 추가로 돈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아이폰은 액세서리를 협력업체에 넘긴다고 해서 아이폰의 가격이 내려가진 않는다. 소비자가 자신의 지갑을 열어 구매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과 비교한다면 추가의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소비자는 개의치 않는다. 그래도 애플이니까 라며 위안을 삼는다. 다양성도 누리며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 애플의 힘은 바로 경쟁의 본질, 경쟁의 환경을 보다 정확하게 읽어내고 변두리의 문제가 아닌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시대가 요구하고 기업이 따라야 할 흐름(환경)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 이것이 기업전략에서 알아야 할 두 번째 요소인 것이다. 명분과 하늘을 알았다면 이제 해야 할 것은 싸움의 터전인 을 이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