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첫 번째 분면에 관한 이야기다. 참여자의 토론역량도 낮고 참여자의 수도 적은 경우다. 이러한 경우는 무엇이며 집단지성은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까? 우선 참여자의 수다.
참여자의 수가 적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우리가 참여하는 조직의 종류는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학교, 군대, 직장, 국가(물론 다른 조직들도 있지만, 필수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이란 관점에서 본다)의 4개 조직이다. 학교라는 조직에서 우리는 학생이라는 조직원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서 집단지성이 발휘될 여지는 거의 없다. 대한민국(국가 간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을 기준으로)의 교육환경에서 학생이 무엇인가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않는다. 이것은 초, 중,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학교라는 조직은 집단지성의 설명에서 제외한다. 군대는 더 열악하다. 군의 특성상 신속한 명령이 생명인데 이러한 조직환경은 다양한 참여자의 의견 공유를 막는다. 군대 또한 집단지성의 설명에서 제외한다. 이제 남은 것은 직장과 국가라는 조직인데 국가는 참여자의 수가 많으므로 제외한다.
이러한 이유로 집단지성이 구현될 수 있는 소규모 조직(참여자의 수가 적은)은 직장 뿐이다(국가라는 조직은 참여자의 수가 많은 경우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참여자의 토론역량이 낮으면 어떨까? 이 부분은 지난번 이야기에서도 했듯이 이런 사람들은 최소한의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다. 마치 수학에서 + 기호를 보고 - 를 하는 것과 같으며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화를 내는 사람들이다. 이런 토론역량이 낮은 사람들은 단순히 말만 안 통하는게 아니다. 그들은 이것보다 더 위험한 존재들인데 그 이유는 리더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는 조직에서 신호등과 같은 존재다. 특별히 그 분야의 전문지식이 월등하지 않더라도 조직원의 의견을 편견 없이 의견을 듣고 적절하게 정리만 해줘도 리더는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마치 공군의 AWACS(조기경보기)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자세한 설명은 여기로). 조기경보기는 적의 공격수단과 루트에 따라 최적의 방향 및 무기 선정 등 자국 공군에 흐름을 정리한다. 이러한 능력은 자국 공군의 전투력을 2~3배 정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조직에서 리더 또한 같은 효과를 지닌다. 뛰어난 리더는 일의 우선수위 또는 이슈의 중요도에 따라 순서를 매기고 조직원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중개하여 조직이 최선의 결과물을 얻는데 이바지한다. 조직원의 집단지성이 움직이는데 최적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신호등보다는 수신호로 조작하는 교통경찰관이 더 어울린다. 신호등은 기계적이지만 교통경찰관은 상황을 직접 보고 흐름을 직접 통제하기 때문이다).
토론역량이 낮은 참여자는 이러한 리더의 노력에 찬물을 붓는다. 집단지성을 위한 조직의 의사소통에서 끊임없이 부정적 요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직장이라는 조직에서 누군가가 계속 잡음을 낸다고 생각해보자. A라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AA 또는 A-1이라는 의견이 아닌 난데없는 B 또는 C라는 의견을 제시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힘 빠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만약 이러한 의견제시에 해당 팀원에게 "음... 그럼 그 부분은 직접 준비해 보는 게 어떨까요?" 또는 "A라는 주제는 우리의 시급한 과제입니다. B에 대한 부분은 다음 기회에 해보도록 합시다."라고 했을 때 토론역량이 낮은 참여자가 "왜 저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입니까? 저를 무시하시는 건가요?"라고 대응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가? 더 무서운 건 토론역량이 낮은 참여자는 자신의 단점을 모르기 때문에 당당하다는 것이다. 이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토론역량이 낮은 참여자는 공개적/비공개적으로 리더에 대한 불신임을 표시하고 조직을 소통이 아닌 답답한 공간으로 침몰시킨다. 이건 단순히 토론역량이 낮은 참여자와 리더 간의 1:1 대응이 아니다. 역량이 낮은 참여자가 팀원들과 부딪히며 만드는 문제들 그리고 분위기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물론 여기에 수준이 낮으면 낮을수록,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참담함의 깊이는 더 깊고 발전가능성 또한 낮다.
이런 때 리더가 집단지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카드는 두 가지다. 잡초 같은 직원을 솎아내는 것과 직원에 대한 재교육이다. 나라면 첫 번째 경우를 추천하겠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같은 요소는 토론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인데 이는 성품과 관련되는 것으로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직장(기업)은 자원봉사단체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수익을 내는 집단이어야 한다. 이런 요소를 위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물론, 단순한 오해나 지식의 부족 등에 대한 부분은 재교육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경우 당연히 재교육을 통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롭다).
이렇듯 첫 번째 분면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부분이며 특히나 실패하는 조직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이다. 다음은 참여자의 토론역량은 낮지만 참여자의 수가 확장된 국가 차원에서의 영역 두 번째 분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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