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이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기술은 도구에 불과하다. 원시인류가 사냥하기 위해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고 움직이는 것도 집단지성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인 생존을 위해 서로가 할 수 있는 언어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이 더 중요한 이유는 첫째로는 우리가 사는 시대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가지는 영향력 때문이다. 인터넷의 동 시간대 연결이라는 독특한 힘은 전 세계를 동 시간 대로 묶는 힘을 발휘한다. 과거 기술의 한계로 100명밖에 모일 수 없었다면 지금은 인터넷에서 수억 명이 모일 수 있다.
이제 집단지성에서 지식의 창조자이자, 전달자이고 수용자인 사람(집단지성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에 대해 알아보자. 집단지성이 좋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소통의 시대에 새로운 흐름이 되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나아가기 위해선 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막연히 좋다가 아니라 이러한 이유로 좋은 것이다라는 이해가 있어야 이것을 바탕으로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분류의 기준에 대한 설명이 중심이다.
위의 그림은 내가 설정한 집단지성의 4개 분면에 대한 그림이다. 집단지성의 환경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는데 참여자의 수준과 참여자의 수다. 참여자의 수준이 높으면 더 좋은 답이 나올 수 있다. 참여자의 수가 많다면 더 다양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1. 참여자의 토론역량
참여자의 토론역량은 다음의 예로 설명할 수 있을것 같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많은 시민이 자신의 의견 제시했고 이때 아고라는 집단지성의 새로운 장으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때 토론의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끼어들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지금까지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2008년에 광우병 미국소가 들어왔으면 지금 왜 광우병 때문에 죽은 사람이 없느냐? 이다. 광우병의 잠복기가 상당히 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며 이는 어떤 정부나 단체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잠복기가 10년이라 가정한다면 2008년에 들어온 미국소가 문제를 일으킬 시기는 2018년이다. 2009년 또는 2010년의 시점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결과다. 2008년에 광우병 미국소가 들어왔으면 지금 왜 광우병 때문에 죽은 사람이 없느냐? 라는 반대의견은 처음부터 성립할 수 없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억지 의견이 버젓이 나돌아다니는 게 현실이다.
100cc의 물컵에 50cc의 물이 있다면 물컵에 물이 반이 있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물이 반 밖에 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반 씩이나 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물이 없다던가 물이 가득찼다 또는 20cc만 있다는 식의 의견 제시는 서로 간의 의견 공유를 막는 장애물이며 집단지성의 가장 암적인 요소다. 이런 기본이 안 되는 참여자가 대게 자신의 논리가 맞으며 반박을 못 할 경우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반박 자체가 불가능한 게 처음부터 시작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공격적 행동으로서는 좌빨, 좌파, 뽀글이, 슨상님, 전라도 홍어, 빨갱이, 노가리, 뇌물현 등이 있다. 이런 행동들이 참여자 전체의 분위기 떨어트리고 토론 자체를 회피하게 하는 결과를 만든다.
이렇듯 참여자의 토론역량은 중요한 요소이며 토론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상호간의 좋은 교류가 될 수 있는 토양이 된다. 그러므로 4개 분면의 한 축으로 잡았다.
2. 참여자의 수
참여자의 수는 다양한 답의 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참여자가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면 의견의 수는 2배 더 늘어날까? 그렇지 않다. 한 명이 하나씩의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에 대한 조언(리트윗의 개념)을 한 번씩만 한다고 가정해보자.
2명이면 각자의 의견 하나씩에 수정의견 하나씩 4개의 의견이 있다.
A(원래의견) AA(수정의견)
B(원래의견) BB(수정의견)
4명이면 1명이 하나씩의 의견을 가지고 한 개의 의견에 수정의견 3개가 추가되며 총 16개의 의견이 생산된다.
A(원래의견) AA(수정의견), AAA(수정의견), AAAA(수정의견)
B(원래의견) BB(수정의견), BBB(수정의견), BBBB(수정의견)
C(원래의견) CC(수정의견), CCC(수정의견), CCCC(수정의견)
D(원래의견) DD(수정의견), DDD(수정의견), DDDD(수정의견)
인원이 2배로 늘었다고 의견이 2배로 늘지 않는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나며 참여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더 크게 증가한다. 이렇게 많은 참여자의 수는 적은 인원이 생각하지 못했던 더 자세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생각할 여력을 만들어주며 더 창의적인 결과물로 나타난다. 게다가 지금의 IT 기술이 사람을 연결하는 힘을 생각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4개 분면의 한 축으로 잡았다.
이렇게 참여자의 토론역량과 참여자의 수라는 2개의 측면으로 4개의 분면을 만들었다. 앞으로 이 4개의 분면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집단지성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
* 진짜 시작이네요^^ 보시는 분들의 많은 가르침 바랍니다. 같이 고민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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