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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는 불가능한가?

by cfono1 2011. 2. 14.
최근 들어 많은 분이 신문 유료화에 대해 어두운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은 부정적이었고 가장 긍정적인 글이 부분 유료화였다(꼬마낙타님의 글).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그냥 유료화도 가능하다고 본다. 어떤 점에서 그럴까? 이번 글에선 한국의 시장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다.


* 한국의 온라인 신문은 온라인 영역에 특화된 새로운 매체라기보다는 오프라인 신문의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옮겨온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의 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온/오프의 구별 없이 하나로 설명할 수도 있으니 이점에 대해선 이해 부탁드립니다.


유료화의 성패는 무엇에 달렸을까? 당연히 돈을 낼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그럼 그 가치에 대한 조건은 무엇일까? 다음의 2가지 부분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1. 정보의 해석에 대한 가치


우리는 정보가 많다 못 해 넘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런 넘치는 정보 속에서 가치 있는 정보는 무엇일까? 대부분 사람은 이 부분에 대해 알지 못한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조금 이해를 할 것이고 정확히 선별하는 사람은 전문가일 것이다. 그럼 기사를 쓰는 기자의 위치는 어디에 있어야 할까? 당연히 전문가의 위치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에서 기자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포털의 기사를 읽어보면서 좋은 기사라고 인정할 만한 기사가 몇 개나 될까?  


기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기사 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하지도 못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대한 기사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기자가 마력과 토크에 대한 개념의 차이점을 설명하지 못하면 차량의 특성을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물론 차에 관심이 있어 이런 설명이 필요없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매체를 지향하는 기사라면 정보에 대한 이해는 모두에 대한 것이 되어야 한다. 자격 없는 기자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고스란히 독자의 해당 영역에 대한 무지로 남을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를 제대로 선별할 수도 그것을 소화하여 독자들에게 이해를 시킬 수도 없는 기자들이 만드는 기사가 과연 유료화의 자격을 얻을 수 있을까? 당연히 없다. 하지만, 반대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독자의 사고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콘텐츠라면 갈수록 정보가 넘쳐나서 파묻히는 시대에 오히려 가치가 인정받을 것이다. 그리고 유료화의 기반이 될 것이다.



2. 독자에 대한 충실함 - 신문 산업의 구조


언론에 대한 정의를 백과사전(Daum 백과사전)에선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언론 - 매체를 통하여 사실을 알리거나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인간이 언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것을 뜻한다. 언론의 자유란 구두에 의한 의사표시나 인쇄물에 의한 의사 표현의 자유를 의미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 규정되어 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실을 알리거나 여론을 형성 특히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럼 여론에 대한 정의는 무엇일까? 한국판 위키백과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여론 - 사회 대중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론은 한 나라의 정치, 사회에서 커다란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올바른 여론의 조성과 그것의 반영이 중요하다.


공통된 의견. 우리의 사회가 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사회구성원의 목소리는 완전하게 하나로 묶일 수가 없다. 그런 만장일치는 북한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목소리는 어떻게 형성될까? 바로 미디어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는 신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신문을 중점으로 생각해보자.


신문은 공정한가? 헛소리다. 공정할 수가 없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사람이고 편집하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이 생각이 개입되는 순간 이미 가중치가 부여되었다. 이전에 비유한 적이 있다. 컵에 물이 반이 있으면 반씩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신문으로 바꾸어 보면 누군가는 반씩이나 남았다고 보도할 것이고 누군가는 반밖에 없다고 보도할 것이다. 여기서 공정이라는 것을 논할 수가 있을까? 공정의 기준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이 글을 보는 사람의 의견은 일치할까? 


그렇기에 공정한 신문이 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공정한 척을 버리고 신문사를 바라보는 독자를 포용하고 그들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진보층이 구독자라면 신문은 진보적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보수층이 구독자라면 보수적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신문이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상대방의 입장을 살펴보는 토론이 가능할 것이다. 나만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균형을 이루는 공정한 지렛대 인척하면서 내용은 누군가를 편드는 신문은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 다음의 기사에서 그 현실을 알 수 있다(링크). 구독자로부터 나오는 수익과 광고를 통한 수익을 비교하면 한국 신문의 현실이 여실히 보인다. 이것이 과연 구독자의 여론을 모을 수 있는 현실일까? 신문사의 수익이 구독자가 아닌 광고로부터 나오다 보니 여론 형성이란 기능에서 벗어나 광고지의 형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은 신문을 독자(사회 구성원)의 여론 형성이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한 채 광고의 기능을 강요하고 이 환경은 다시 신문의 신뢰도와 지지도를 떨어뜨려 언론의 가치를 하락시킨다. 이는 다시 낮은 구독률로 이어진다. 


과거 독재정권에서는 독재 정권에 협조하는 신문과 그렇지 않은 신문 2개의 부류가 존재했다. 나쁜 것이 너무나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정권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나쁜 것이 아닌 시대다. 민주주의 시대이니까! 이제 신문은 자신의 구독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독자의 목소리를 담아 여론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부자인지 중산층인지 서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업가인지 노동자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자신(신문사)의 구독자를 이해하고 사회의 여론으로 만드는 기능을 할 수 있는지 그래서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나 성향을 대신하여 흐름으로 만들고 다양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신문이라면 구독료를 받을 자격이 되지 않을까?



지금의 대한민국 신문 중에서 넘쳐나는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여 대중들에게 전달할 능력이 되는 신문사는 어디일까? 사실을 보도하되 구독자의 성향을 대변하여 여론의 축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신문사는 어디일까? 이런 신문사가 존재할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 실패는 온라인 신문이라는 시스템의 실패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을 갖추지 못한 신문사의 실패다.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온라인이라는 매체가 아니라 신문사라는 조직이며 여기서 생산되는 기사의 힘이기 때문이다. 아직 나는 진짜 신문사의 제대로 된 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므로 온라인 신문의 유료화 실패라는 미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 다음에는 제가 생각하는 신문사의 모습에 근접한 신문사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물론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 글의 내용이 전략 설명하기보다는 하나의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전하는 성격이다 보니 물음표가 많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과 이야기한다는 생각으로 넣은 것이니 불편하시더라도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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