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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 전자 / 모바일

LG전자 앱스토어 전략 - 작전 실패... 블랙 호크 다운! 블랙 호크 다운!

by cfono1 2011. 2. 24.
* 오늘은 이미지가 좀 많습니다.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이야기



오늘의 이야기는 왜 LG전자의 앱스토어가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설명을 위해 영화 한 편과 같이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영화는 [블랙 호크 다운]이다. [블랙 호크 다운]은 1993년 소말리아의 내전에 투입된 미군 특수부대의 실화를 기본으로 만든 영화다(영화에 대한 소개 링크). 영화 [블랙 호크 다운]에서 보여주는 미군의 실수는 LG전자가 앱스토어에서 보여준 판단 착오와 놀랍게도 유사하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 부대를 떠나는 특수부대원들 >




< 모가디슈로 진입하는 특수부대원들 >


< 민병대가 태우는 타이어의 연기로 하늘은 검게 물든다 >



소말리아의 최대 군부 파벌 아이디드는 미군의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미군은 아이디드를 압박하고자 그의 핵심 부하들을 압송하는 작전을 벌이기로 한다. 미군부대 가까이에 그들이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주저 없이 행동에 나섰다. 미군이 보유한 무기와 장비는 최첨단이다. 군인은 적진에 갇힌 인질구조를 전문하는 델타포스와 특수훈련을 받은 정규 유격대원인 레인저다. 세계를 누비며 잔뼈가 굵은 최고의 군인들이다. 상대방은 최대 군부 파벌이라고 해봐야 소총에 소련제 RPG(로켓추진수류탄)를 들고 다니는 민병대. 두려울 것도 거칠 것도 없는 작전이었다. 그렇게 작전은 쉽게 끝날 것 같았다. 


LG전자 또한 그랬다. 세계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맞서는 최고의 기업이다. 피처폰에선 초콜릿 시리즈로 호평을 받으며 휴대폰 디자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제 삼성전자의 만년 2등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진지한 경쟁자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가전 시장의 신화가 모바일에서도 새롭게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자신감은 때문이었을까? 애플이 휴대폰영역에 뛰어들겠다고 하자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컴퓨터를 만들던 회사였기 때문이었다.




< 주택가 곳곳에서 특수부대를 지원하기 위한 헬리콥터를 노리는 RPG >

< 아이디드의 핵심 부하들을 압송하기 위한 지상병력 >

< 주택가 곳곳에서 노리는 것은 헬리콥터뿐만이 아니다 >


처음은 순조로웠다. 이 정도의 싸움은 늘 그래왔으니까... 하지만, 일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 헬리콥터의 사각지대에서 발사하는 RPG >


< 결국, 블랙 호크 헬리콥터 한 대가 꼬리 부분에 맞고 추락한다 >


이제 미군은 본능적으로 깨닫기 시작한다. 싸움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뭔가 어긋나기 시작한다는 것을... 그리고 LG전자도 그러했을 것이다.







민병대의 RPG가 괴롭힌 것은 하늘만이 아니다. 지상에서도 RPG는 불을 뿜으며 미군을 괴롭혔다. 




< 블랙 호크 헬리콥터를 향해 그칠 줄 모르는 RPG 공격 >


< 결국, 또 한 대가 맞고 지상으로 추락하게 된다 >


블랙 호크가 추락하면서 그 안에 탑승하던 조종사는 이제 고립되었다. 쉽게 끝날 것 같은 작전이 2대의 블랙 호크가 추락하면서 부상자와 낙오자의 시작점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포기할 순 없다. 어떻게든 모두 구해야 한다.





지상에선 지리적 이점을 취한 민병대가 골목 구석구석에서 공격해온다. 언제 어디서 적이 나타나서 RPG를 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밤이 찾아온다. 뿔뿔이 흩어진 미군, 바닥나가는 탄약, 신음하는 부상자, 낯선 지형... 어느 하나 호의적인 것이 없다. 




최악의 상황을 깨보고자 다시 TF(
테스크 포스-전담반)를 만들어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리 쉽지 않다. 미군에게도 LG전자에게도...




< 미군 헬리콥터의 공중지원도 그들을 구원하지는 못한다 >

< 떨어지는 탄피만큼 바닥나가는 탄약... >


전우를 구하기 위해 더 많은 특수부대와 더 많은 장비가 투입되면서 싸움은 밤새도록 계속되었다.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치열하게 싸웠다. LG전자 개발자들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것이다. 최고의 인재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상태로 계속 싸우고 있다. 언제 아침이 왔는지 모를 정도로...



미군은 무엇을 착각한 걸까? 그들은 자신이 어디서 싸우고 있는지를 몰랐다. 그래서 하던 대로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 결과는 치명적이었다. 골목 곳곳에서 RPG를 날리는 민병대를 진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올 줄 알고 대응한단 말인가? 이러한 오판을 한 것은 LG전자 또한 마찬가지다.


< 이곳이 앱스토어 시장이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들고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


LG전자는 앱스토어라는 유통채널을 크게 잘못 보고 있다. 그리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앱스토어의 개발자들은 누굴까? 곳곳에 있다. 가장 적절한 예는 교통 정보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뉴스에 나온 고등학교 학생이다(링크). 관련 지식을 알고 있으면 불편함을 느끼거나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그냥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앱스토어를 통해 배포한다. 이런 사람이 한두 명일까? 업계 선두주자를 달리는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자신의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는 사람을 LG전자가 추정이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추정한다면 그다음은? 무엇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애플의 앱스토어는 강력한 관리정책과 일관된 전략으로 덕분에 이 분야에서 최고, 최대의 민병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우수하고 다양한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이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그러한 정책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링크). 개발자를 위한 예측 가능하면서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 LG전자를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 대신에 소수의 특수부대를 선택한다. 많이 쓰는 것, 인기가 있을 것 같은 것을 공급한다고 끝날 일인가? 있을 것 같은 것이 있는게 아니라 없는게 없는 것이 애플 앱스토어의 진짜 매력이다.


개인 개발자의 기동성과 능동적인 자세는 거대 기업이 맞붙어선 이길 수 없는 영역이다. 특히나 아무리 거대한 기업도 1:1의 상황이 될 수 있는 온라인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LG전자라고 해서 온라인에서 블로그가 수천 수만 개가 되진 않는다. 언어적 지역적 요소가 작용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하나씩 가진다). 내가 싸우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의 과거만 믿고 달려들었다간 곳곳에서 날아오는 RPG 밖에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영화 [블랙 호크 다운]은 미군의 철수로 끝을 맺는다. LG전자는 모바일 부분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 앱스토어에서 철수 할 수가 없다. 그럼 이제 어떻게 싸워야 한단 말인가? 다음은 그에 대한 이야기다.




* 오늘 포스팅은 정말 장편인듯 싶어요... 그리 글이 많은 것은 아닌것 같은데... 암튼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_=


* 소말리아에 대한 자세한 이이기는 딴지일보의 글을 통해 접하시길 바랍니다(링크).


* 이미지는 영화 캡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