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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앱스토어 전략 - 전략의 끝 / R&D 체인

by cfono1 2011. 3. 3.
지난 이야기



LG전자 앱스토어 전략의 마지막 이야기다. 오늘 올라온 기사 한 편을 같이 보자. 삼성 TV가 저가 공세에 밀려 1위 자리를 놓쳤다는 기사다(링크). 역사는 반복된다. 저가 공세로 시작해서 자금을 모으고 그다음은 기술을 그다음은 디자인을 그러면서 프리미엄이 되고 기존의 프리미엄은 사라져갔다. 이러한 법칙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은 항상 혁신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는 기업이었다(이전 독후감 글에서 독일 업체들의 혁신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벤츠의 역사를 주목하길 바란다 - 링크). 기사는 삼성전자의 기사지만 이것은 LG전자의 기사이기도 하다. 그들이 걸어온 길은 같은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자산업의 이러한 운명을 벗어나는 혁신적인 공격과 방어 전략은 어디에 있을까? 




영화 아이, 로봇에 등장하는 써니. 이 로봇들의 시스템은 중앙 통제 방식이다. 제조사의 중앙 컴퓨터와 연결된 로봇들은 평소에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일을 하지만, 업데이트 같은 데이터 송신은 중앙 컴퓨터와 함으로써 빠른 업그레이드와 개별 로봇의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한다. 


가전기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가전 앱스토어와 애플리케이션, 기업의 R&D 센터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이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그렇다. 모든 요소가 유/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유기적 흐름이 가능하게 하는 것 R&D 체인이다.


< 사용자의 가전기기와 기업의 R&D 센터를 연결하는 R&D 체인 >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 가전 앱스토어 그리고 R&D 센터가 하나로 연결되는 R&D 체인이 어떻게 기업의 경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까? 2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1. 효율적인 업데이트


가전기기의 업데이트는 지금까지 사실상 불가능했다. 디지털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등이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업데이트가 가능하지만 세탁기나 에어컨, 오디오 등은 전혀 불가능했다. 제품 구매 후 기술이 진보하면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분명히 기존보다 전력 소비를 줄이거나 오류를 바로잡는 개선이 가능하지만, 그것을 일시에 해낼 만한 방법이 없었다. AS 기사가 집집이 방문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용자가 설명서를 읽어봐야 하는 그런 복잡한 구조에선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연결된 가전이라면 다르다. 가전 앱스토어를 통해 접속하고 스마트폰의 화면에서 업그레이드 버튼만 누르면 가전의 소프트웨어를 신형으로 향상시킬 수 있고 이는 기존보다 저전력, 오류 개선, 기능 추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소비자의 만족을 높여줄 것이다. 



2. 유효 데이터의 획득


이제 가전은 단편적인 내려받기를 넘어 쌍방향 데이터 교류가 가능하다. 이것은 무궁무진한 기초 데이터의 획득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구글의 번역 시스템은 단순하다. 기본적인 논리는 실제 번역에서 시작한다. 같은 문장에 한글과 영문의 번역이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한글판 성경과 영문판 성경 이 둘의 내용은 같다. 그럼 이 안의 각 문장의 내용도 같지 않을까? 한글판 성경과 영문판 성경의 맞대어 놓고 서로 비교한다면 같은 의미를 가진 문장을 찾아내어 번역이 가능할 것이다. 구글은 이런 방식을 어마어마한 규모로 확대했다. 세계 도서관의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많은 예문을 통해 번역의 완성도를 높여갔다. 이렇게 시작된 구글의 번역에 대한 새로운 생각은 현재까지 이어져 가장 쓸만한 번역 시스템을 만들었다(링크). 


좋은 세탁기를 위해선 좋은 빨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데이터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당연히 빨래하는 곳이다. LG전자 HA 부문에서 아무리 많이 빨래한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데이터들이 실생활을 말하는 것들일까? 하지만, 유/무선으로 연결되고 애플리케이션으로 작동하는 가전이라면 다르다. 실제 소비자의 사용 패턴과 시간대, 횟수 등 개발에 필요한 유효 정보들을 여과 없이 받을 수 있다. 그것도 전 세계로부터 말이다. LG전자가 2009년 판매한 세탁기는 1,192만대 이 중 10%만 스마트 가전으로 가정하면 119만대의 세탁기로부터 유효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곧바로 R&D 센터로 보내져 전문가 집단에 의해 분석되고 수정되어 다시 각 세탁기로 업그레이드의 형태로 배포된다. 



이러한 R&D 체인의 강점을 저가 상품으로 뚫을 수 있을까? R&D 체인의 강점은 디자인을 모방한다고 해서 같은 부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가격을 내린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전사 자체의 앱스토어도 소유해야 하며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가전을 최고의 상품으로 제공해야 하는 능력은 기본으로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LG전자는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고 없는 부분(가전 앱스토어)도 해낼 능력이 있다.


< LG CNS 상암 IT 센터 통제실 전경 - 기사 링크 >




위의 광고가 기억나는가? 2001년에 방영된 돼지털 광고다(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로 재생됩니다링크). 생선가게 할머니가 디지털을 돼지털이냐고 되묻던 광고. LG전자가 디지털을 말하기 시작한 지 이제 10년이 넘었다. 제조업으로서의 LG전자는 훌륭했지만, 그 이상의 미래에 대한 비전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제조업의 LG전자는 미래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남을 흉내 내거나 하나하나 기능을 더한 전략으로는 혁신을 일으킬 수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숲도 보고 나무도 봐야 한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LG전자 가전 앱스토어 전략은 LG전자에게 기존에 없던 경쟁력과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LG전자 앱스토어 전략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LG전자 광고 동영상의 출처는 광고정보센터입니다.


* 이번 전략의 배경과 뒷이야기는 후기를 통해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