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s/┗ 전자 / 모바일

LG전자 앱스토어 전략 - 후기

by cfono1 2011. 3. 4.
지난 이야기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약 2주에 걸쳐 LG전자의 새로운 앱스토어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글은 가전산업과 앱스토어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에 맞는 올바른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했습니다. 저의 이러한 뜻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전략의 시작은 대학교 4-2 학기(2009년 후반기) 때입니다. 저도 취업이라는 걸 준비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분석, 제품과 서비스의 디자인 및 개념 설계 이런 부분을 자기소개서를 통해서는 보여주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직접 기업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만들어 PPT로 전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첫 상대가 LG전자 입니다. 평소에도 전자산업에 관심이 많았고 친근하게 느껴졌던 기업이라 LG전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게 된 PPT는 2010년 1월을 시작으로 LG전자 인사팀으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신입사원 담당에게 보내기도 하고 각 부문(세탁기는 HA 부문, 에어컨은 AC 부문)에 보내기도 하고 그렇게 약 3달 동안 보냈습니다. 

< LG전자에 보낸 관련 메일. 메일의 일부 앞부분은 삭제했습니다 >

대부분은 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답변을 주신 분들도 '잘 보았습니다'로 끝났었구요. 그래서 그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은 열정과 근성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열정과 근성을 보여준다는게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하는 걸까요? 누구처럼 마라톤이라도 해야 할까요? 하지만, 오래 뛰는 것이 기업이 원하는 전략을 만드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전 스스로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업은 참신한 인재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저의 전략이 저의 경쟁자(신입사원) 보다 못한 것일까요?

이러한 물음에 답을 해줄 사람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궁금증은 더 커졌습니다. 나의 역량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나의 역량이 뛰어나지만 인사담당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 이런 답답함을 해결하고자 2010년 9월 학교에서 열린 LG전자 캠퍼스 리쿠르팅에 갔습니다. 그리고 직접 신입사원 담당 인사담당자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노트북에 담긴 저의 PPT를 보여주면서 저의 생각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 아우디 좋아하십니까? 저는 아우디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들이 처음부터 최고의 차는 아니였지만, 디자인과 기술, 마케팅 전략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런 멋진 차를 만드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일까요? 아니면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일까요? 저는 자기소개서로는 전달할 수 없는 전자산업에 대한 전략 능력을 직접 보여드리고자 지금까지 LG전자에 메일을 보내고 이렇게 직접 왔습니다. 기회를 주십시오."

네... 그리곤 끝이었습니다.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LG전자는 모바일 부분의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수렁으로 빠지면서 결국 사령탑이 전면 교체됩니다. 저도 그동안 LG전자를 잊고 지냈습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 저의 전략을 글로 옮기기전까지요. 

어제 마지막 글을 적으면서 LG전자 홈페이지에 가봤습니다. 여러 가지가 바뀌었더군요.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게 2가지 였습니다. 채용관련 문의는 이제 국내채용(Recruiter@lge.com)과 해외채용(Join@lge.com) 두 개의 메일 주소만 남겨졌습니다. 그리고 LG전자 관련 소식에선 세탁기 고장을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링크). 저의 생각을 이렇게 기사로 보니 조금은 묘하더군요.

분명 남들과 같은 준비는 아니었습니다. 학점을 내세운 것도 영어 성적을 내세운 것도 어학연수, 인턴경험 그런 것은 아니었죠.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20대였고 준비했던 LG전자 였습니다. 그래서 후회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의 생각을 담당자들과 직접 이야기해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만약 제가 1년 전 LG전자에서 기회를 얻고 소개했던 전략이 활용되었다면 지금의 LG전자는 달라졌을까요? 

지금까지 후기 포함 9편의 긴 글을 봐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