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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 자동차 산업

현대차 마케팅 전략 - 씽씽이 그리고 그 후...

by cfono1 2011. 3. 9.
오늘의 이야기는 한 편의 기사(링크)로 부터 시작한다. 현대차가 3D 자동차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것이다. 연령대는 주로 어린이가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어린이에게 친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현대차가 되겠다는 계획을 삼고 있다. 하지만, 조금 뜬금없다. 이미 현대차는 이런 목적으로 만든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쯤 들어보았을 그 이름 바로 씽씽이다. 그 씽씽이는 이제 어디 있는 걸까? 


< 현대차가 어린이들에게 친하게 다가가고자 한 캐릭터 씽씽이 >



현대차가 이런 전략을 들고 나온 계기는 이러하다. 고객을 자신의 자동차 라인업 안에 가두려고 하는 것이다. BMW를 예로 들어보자. 처음에는 1시리즈나 3시리즈, 그다음에는 5시리즈, 그다음에는 7시리즈로 점점 확대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스포츠카를 타고 싶으면 Z4, SUV를 타고 싶으면 X1, 3, 5시리즈. 처음 차를 구매할 나이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차를 선택할 때까지 자사의 자동차 라인업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게 하려는 전략이 바로 이런 마케팅을 시도하게 되는 배경이다. 그리고 현대는 2002년과 2003년 두 번에 걸쳐 씽씽이라는 아동용 캐릭터를 만들어 방송에 내보낸다.



이때의 씽씽이 광고를 말하자면(물론 주관적이다) 아동용 캐릭터를 대상으로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난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선량한 돼지를 괴롭히는 나쁜 늑대와 괴롭힘 당하는 착한 돼지, 그리고 늑대를 두들겨 패는 현대 자동차 씽씽이. 여기서 기업의 어떤 방향이라던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느껴지는가? 광고에서 자주 나오고 음악이 흥겨워 친숙은 하겠지만 딱 거기까지다. 기업이 하나의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전략 캐릭터로선 아무 역할도 못한다. 6년이 지나 새로운 광고가 등장한다. 아반떼가 LPG 엔진을 이용하여 하이브리드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게 되는데 이때 씽씽이는 다시 복귀한다.



아쉽게도 이때도 나아지는 것은 없다. 선량한 돼지를 괴롭히는 나쁜 늑대와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힘 당하는 착한 돼지, 그리고 늑대를 혼내주는 우리의 씽씽이라는 틀은 여전하다. 6년 만의 컴백에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폭력적인 장면이 보다 순화되었다는 것뿐이다. 


< 씽씽이는 고담 시티의 배트맨이 아니다 >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캐릭터마저도 홈페이지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며 현대차의 장기적인 전략과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이다(현대차 홈페이지 - 링크). 


< 미래 고객을 위해 만든 캐릭터라면 홈페이지에서 나름의 영역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기업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말하고자 하는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 디자인이 되어야 하며 홍보 내용 또한 기업의 역사와 철학은 물론이고 공공성과도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볼보는 그런 점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을 받을 만한 마케팅을 했다. 바로 더미를 활용하는 마케팅이다(자세한 글은 모터리뷰 님의 블로그를 참고 - 링크). 


< 더미를 통해 측정되는 데이터는 더 안전한 차를 위한 기반이 된다 >


볼보는 안전이라는 영역에서 굉장히 노력을 해왔고 관련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런 기업을 홍보하는 데 있어 사람 대신 테스트를 하는 더미는 최상의 마케팅 수단이 되지 않을까? 볼보의 안전이란 기업가치와 그에 걸맞은 더미라는 캐릭터, 그리고 탑승자의 안전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볼보의 홍보 동영상은 현대차의 씽씽이와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지금은 가격과 디자인만으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기업과 브랜드가 가지는 철학과 신뢰 또한 상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현대차가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로보카 폴리'만큼은 이전의 씽씽이가 겪었던 실패를 극복하고 더 기업의 가치를 잘 전달하고 오래 생존하는 캐릭터가 되길 바란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동영상은 유튜브를 활용했습니다.

* 현대차 씽씽이 광고는 현대차 홈페이지를 활용했습니다.

*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포함한 스마트 기기 라인업 전략에 대해 후기 포함 10부작으로 시리즈를 해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제품 관련 이미지를 만들면서 약 1주가 좀 넘는 준비 기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는 단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꽃샘 추위 조심하셔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