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PYL, 무엇이 어긋났는가?

오늘의 이야기는 한 편의 기사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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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L(링크)

현대차가 나름 젊은 층과 소통하며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만든 서브 브랜드다. 광고도 엄청나게 많이 했다.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뭔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은 인정받을만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 그 이유는 뭘까? 난 명확하지 않은 성격이라고 본다. 문제의 모든 시작은 여기서 나온다.

현대차 PYL 개념은 하늘 아래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같은 차량이라도 성격의 차별화를 통해 고객을 잡으려는 시도는 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은 역시나 독일 차다. 차의 기본적 속성은 달리는 것이고 그 달리는 것의 차별화를 가장 기본적으로 본 독일 차(특히 벤츠, BMW, 아우디)들은 이런 개념을 가장 확실히 지키고 있다.

< 아우디 글로벌(링크) > 

위 사진의 A3는 아우디 내에서도 준중형으로 분류되는 위치에 있으나 고성능 버전인 S 버전이 있다. 이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현대차 PYL은 자사 차량 중에서도 비인기 차종인 벨로스터, i-30, i-40에 대해서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아우디는 그런 것이 아니다. 될 수 있으면 모든 차종에 있어 차별화를 시도한다. 즉, 각 차종 모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인 것이다. 벌써 여기부터 철학의 차이가 갈린다. 독일 차처럼 성능을 중심으로 하는 모든 차량의 차별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나타와 아반떼 같은 대중적인 차량을 독특하게 차별화하는 것도 아닌 비주류 차량의 비주류화(명확한 캐릭터가 아니니 중고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가 되어버렸다. 처음부터 지향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으니 돈을 퍼부어도 결과가 나올 수가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현대차 PYL이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자동차 문화가 싹트려면 이것을 받아줄 공간이 있어야 한다. 자동차 트랙은 바로 공간이 된다.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보며 느끼는 것이야말로 자동차 문화의 가장 기본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독일 차들은 이런 공간을 가꾸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걸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BMW가 대신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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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닐 때 현대차 공모전에 지원한 적이 있다. 아래는 그때의 PPT 일부다.

만약 2009년에 현대차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어땠을까? 현대차의 공장 주변 도로를 활용하여 고객이 자신의 차를 직접 받고 시험 운전해보며 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받는 공간이 있었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 위에 현대차의 PYL이 도입된다면 지금과는 무척 다른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직접 운전해보고 PYL 사용자 간의 소통이 일어나며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아 결국 아우디의 S, RS 같은 현대차가 나오더라도 그걸 받아줄 토양이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이 시스템을 좀 더 적극적으로 쓰겠다고 한다면 다양한 애프터 마켓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만들 차종에 대한 시금석으로 삼을 수도 있다.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고 이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현대차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부품들을 미리 선보임으로써 앞으로의 실패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도 한다. 

따라 잡아야 할 경쟁자, 따라 잡고 싶은 경쟁자들이 문화를 바탕으로 고객과의 오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그 전략을 벤치마킹할 때도 그러한 정신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과 현실이 따로 노는 기이한 구조가 된다. 물론 돈과 시간은 그것대로 낭비되고 말이다. 최근 현대차의 미래가 빨간불이라는 기사가 많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PYL이 진정 제 역할을 다하려면 지금까지 들인 돈에 집착하지 말고 그렇게 따라잡고 싶은 독일 차 회사들이 왜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기본 철학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동영상은 유튜브를 활용했습니다.

* 이미지는 아우디 글로벌 캡처입니다(사진 1)

* PPT 이미지는 직접 제작입니다. 

* 공모전은 물론 떨어졌습니다. ㅎㅎ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