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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새로운 미디어 싸움의 판도 - 종편과 뉴스타파

by cfono1 2012. 1. 31.


지금의 종합편성 채널을 가지려고 조중동은 많은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이 부정한 것이든 아니든 말이다. 종합편성 채널의 힘은 무엇일까? 바로 뉴스일 것이다. 사람들은 예능과 스포츠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표를 선택하지 않는다.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사실을 인지한다. 조중동은 이것을 알고 있고 갈수록 줄어드는 신문매체의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종합편성이라는 영역에 뛰어든다. 과연 이것이 옳은 선택일까? 조중동은 자신이 어디서 싸워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조중동은 크게 두 가지를 착각한다. 


1. 수익은 어디서 나는가?
조중동의 신문매체에 대한 영향력은 이렇게 형성된다. 각종 상품을 통해 매체 발행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영향력을 유지한 뒤 기업에 가서 우리가 이만큼의 영향력이 있으니 광고를 하시오라는 방식이다. 과연 조중동의 수익 중 구독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아주 낮을 것이다. 신문이라는 분야에서는 이런 판촉이라는 행위가 먹혔다. 신문을 구독하는 구독자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방송은 어떨까? 방송도 시청률이라는 영향력이 중요하지만,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수익 구조다(KBS 말고 MBC나 SBS 같은 형태를 말한다). 우선 종편에는 판촉물이 없다. 시청자가 종편을 봐서 생기는 명확한 이익이 없다. 종편을 본다고 해서 자전거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상품권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굳이 종편을 시청할 이유도 없다. 게다가 시청료도 없다. 시청자가 종편을 본다고 해서 시청료를 내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오직 기업의 광고에 의지하는 구조인데 종편은 이 구조에서 시청자가 종편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렇기에 크게 두 가지의 미래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1. 판촉물이 없다 → 소비자를 끌어들일 포인트가 없다 → 시청률이 안 나온다 → 광고료 책정에 불리하다 → 수익구조가 악화된다 → 종편이 망한다 → 자회사의 부실이 모회사에 영향을 끼친다 → 신문도 망한다
2. 구독료가 없다 → 광고료를 보조할 만한 수익 구조가 없다 → 좋은 콘텐츠를 만들 여력이 떨어지게 된다 → 그나마 종편 선택의 이유가 없어진다 → 적자 구조가 만성화된다 → 종편이 망한다 → 자회사의 부실이 모회사에 영향을 끼친다 → 신문도 망한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를 극복할 만한 변수는 존재한다. 정치권의 로비 같은 변수들 말이다. 하지만 아래의 두 가지 요소는 로비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다.


2. 더 막강해진 게릴라 전술
종편은 그토록 원하던 뉴스 채널을 가진 방송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지만 이러한 노력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콘텐츠가 등장했다. 물론 공중파나 케이블은 아니지만 인터넷이 이제 공기와 같은 수준으로 되어버린 지금 이 콘텐츠는 가히 방송으로 불러도 될 것이다. 바로 뉴스타파다.

 
뉴스타파(링크)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전달하는데 과거만큼 엄청난 비용의 설비나 네트워크가 필요하지 않다. 이제 투표라는 행위 및 국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론을 만드는 시사 및 뉴스라는 분야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것은 카메라와 콘텐츠다. 콘텐츠를 뿌리는 데 필요한 플랫폼과 설비, 네트워크는 유튜브가 담당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가 이 시대의 사람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찾아내고 전달하느냐다. 

<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공주는 군단 장군에서 검투사로 전락한 막시무스에게 대중을 사로잡으라고 한다. 그것이 권력이기 때문이다 >

공정사회와 정의, 상식, 자발적 참여 등을 요구하는 지금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누구든 상관없다. 이 콘텐츠를 원하는 대중을 사로잡는 사람이 승리자가 되는 환경이다. 기존에 얼마나 대단하고 규모가 큰지는 중요하지 않다.


3. 소비자의 권리 
신문에서 소비자의 권리는 어땠을까? 만약 구독하다 끊기 위해서는 이미 내버린 구독료 또는 받은 판촉물 등으로 껄끄러울 것이다. 게다가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또는 가치관과는 다른 내용이 있어도 이것을 중단하기는 어렵다. 해지라는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냥 채널을 지우면 된다. 구독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판촉물에 대한 조금의 양심의 가책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냥 지우면 된다. 자신이 시청자의 권리를 가장 그리고 확실하게 표현하여 그런 방송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너무나도 간편한 이 방법은 종편의 수익구조에 근본적으로 치명타를 입힐 수가 있다. 


이것이 끝일까? 아니다. 시작일뿐이다. 스마트TV의 등장으로 기존 TV와는 비교가 안 되는 웹과 인터넷 접근성을 가지는 환경이 올 때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충격이 올 것이다. 스마트TV를 만드는 기업은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이해하고 단순히 웹과 인터넷의 연결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미디어는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시대와 어떻게 들어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해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정규군보다 게릴라에게 더 유리한 세상이니 말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