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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OS의 미래 상 - 후발주자는 언제나 불리한가?

by cfono1 2012. 3. 6.

이번 이야기는 한국 OS의 미래에 관한 글로 2편의 글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보통 후발주자 하면 유리한 게 없다. 선두주자는 풍부한 경험과 앞선 기술력 그리고 시장에 대한 장악력이란 강점이 있는데 이것을 넘는 게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정말 힘들다. 특히나 문화 또는 지식과 연결된 산업이면 더더욱 힘들다. 하드웨어 도면이야 막말로 훔치면 된다지만 문화나 지식은 무슨 수로 베낀단 말인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OS와 서비스 플랫폼은 이런 특징과 산업의 교집합에서 정점에 있다. 반도체 공장은 어떻게 만들 수 있어도 실리콘밸리의 문화와 지식은 가져올 수 없다. 한국이 IT 분야에서 제조업의 한계를 못 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 선두업체도 실수하기도 한다(여기서 실수의 성격은 무능해서라기보다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다 보니 발생하는 필연적인 과정으로 봐야 한다).

관련 기사 - 애플 차세대 맥 OS `마운틴 라이언` 공개(링크)
                  MSㆍ애플ㆍ구글 '통합 OS' 경쟁 불 붙었다(링크
                  애플·MS, `휴대폰스러운` PC 만들기 나섰다(링크)

  

 
애플은 모바일을 위한 iOS와 PC를 위한 OSX 두 개의 라인을 유지하다 이제 통합 과정에 들어갔다. 최근 선보인 OSX 마운틴 라이언은 그런 성격을 잘 보여준다. iOS는 지금 애플의 모바일 정책에서 핵심이며 수많은 콘텐츠 유통경로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이런 iOS를 포기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OSX 또한 마찬가지다. PC는 고급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강력한 도구로서 이것을 포기한다는 것은 고급 소비자를 포기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글은 좀 더 복잡하다. 모바일을 위한 안드로이드와 PC를 위한 크롬 OS가 있다. 여기서 안드로이드는 다시 스마트TV를 위한 구글 TV 플랫폼을 가지고 있고 PC에선 웹 중심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있다. 그렇다면 구글은 고민에 빠진다. 아무리 광고를 위한 기반 확대라는 목적으로 모바일 기기건 PC건 확대되는 게 좋다고 하더라도 통일성 없이 펼쳐진 플랫폼은 중복 투자와 혼란을 일으킨다. 안드로이드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모바일 영역의 핵심이 되었다. 그렇다고 PC에서 콘텐츠의 유통채널이자 웹과의 연결 통로가 될 크롬을 포기할 수도 없다. 게다가 구글 TV와 유튜브는 또 어떤가? 유튜브가 웹 중심이면 크롬을 바탕으로 만든 다음 애플리케이션은 웹 스토어에서 콘텐츠는 유튜브를 통해서 공급받아 웹 중심의 스마트TV를 하는 게 안드로이드를 바탕으로 하는 구글 TV보다 좋지 않을까? 애플은 그나마 통합을 위한 결과물이 이제 나오고 있지만, 오픈 소스라는 정책을 유지하는 구글의 성격상 이런 통합은 애플보다 훨씬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MS는 PC에선 윈도 XP, 비스타, 7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었으나 모바일에선 딱히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애플과 구글보다는 정리 작업이 조금 수월했는데 이번에 출시할 차세대 OS 윈도 8은 아예 처음부터 모바일과 PC와의 결합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보다 늦었기에 아직 기반이 약하다. 

선발주자는 이렇게 각자의 영역에서 발전하다 보니 다양한 갈래가 생겨났고 이것을 통합하기 위한 작업을 하다 보니 속도가 떨어지고 서비스 확장을 위한 시간이 늦춰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생겼다. 마치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업그레이드하고 디지털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이런 기회는 흔하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수십 년에 한 번씩 산업의 단계 자체가 바뀔 때 찾아온다. 지금 나아갈 방향이 명확하게 보이고 선두주자는 통합과 시대에 맞는 서비스 재설계로 속도가 늦춰진 이때야말로 새로운 시작을 도모할 수 있는 때이다. 그럼 한국 OS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다음은 그에 관한 이야기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