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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권력을 가지는가? 삼성전자와 KT 스마트TV 싸움

by cfono1 2012. 2. 23.
한동안 삼성전자와 KT의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서 정리는 되었지만, 그것은 표면상일 뿐이다. 이 싸움은 그렇게 단시간에 봉합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왜 싸웠을까? 이것은 권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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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언론들이 주목하는 것은 망 중립성의 문제다. 맞는 말이다. 트래픽은 늘어나는데 그것을 감당해내려면 설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러기엔 돈이 든다. 그 돈은 누구에게서 받아야 할까라는 문제에서 시작하여 서비스를 쓰는 사람에게 돈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서 돈을 받을 것인가의 문제로 발전하고 다시 IT산업에서 통신사의 역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로 확대된다.

오늘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펼쳐질 스마트 산업에서 더 근본적인 이야기다. 바로 '권력'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 IT 시장에서 통신사는 독보적인 강자였다. 어떤 물건을 어떻게 유통할지 어떤 가격으로 책정하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를 모두 장악하고 있었다. 정말 획기적인 권력이다. 정보화 시대에서 이동 단말기에 대한 제품과 통신 네트워크, 그리고 거기에 공급될 서비스 모두를 장악한다는 것은 정보화 시대의 삶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정부 소유도 아니므로 정치권의 견제도 받지 않는다(정치권이 이러한 권력에 대해 감시를 해야 하나 실질적으로는 로비의 대상으로 변질하였다). 가끔 터져 나오는 불만의 소리도 든든한 언론과의 유착 관계 속에서 자본주의 질서의 탄압으로 또는 시장경제의 공격자로 방어하며 버틸 수 있었다. 영원히 견고할 것만 같았던 이 권력을 부순 것은 애플이다. 애플의 아이폰은 제품 유통에 대한 권력과 공급되는 서비스에 대한 권력을 빼앗았다. 남은 것은 오로지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권력뿐이다. 예전보다 현저히 줄어드는 권력 앞에서 통신사는 불안했다. 하지만 통신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작 없었는데 그 이유는 아이폰의 대항마를 생산해서 유통할 능력도 없으며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를 대체할만한 서비스를 공급할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 애플이 존재하는 한 통신사는 모바일 폰 영역에서 다시는 그런 권력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

이렇게 권력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통신사는 이제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이 점차 확대될수록 할 수 있는 것은 선 깔고 공유기 설치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통신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권력이고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들이 이전에 누리던 권력과 그에 걸맞은 욕심을 채워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악몽이 스마트 TV에서 재현되려고 하고 있다.

스마트TV는 단순히 인터넷 되고 채널 골라보는 그런 기기가 아니다. 동영상 서비스, 게임 서비스, 방송 서비스를 비롯하여 가전 네트워크 서비스 등 지금까지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서비스가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구현되는 관문의 역할을 하는 기기다. 휴대기기 영역에서 스마트 기기의 대표주자를 꼽으라면 스마트폰이 되듯이 홈 네트워크 및 가전 영역에서 스마트 기기의 대표주자를 꼽으라면 스마트TV가 되는 것이다. 이런 스마트TV를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그 배후의 수많은 서비스에 대한 권력을 누가 잡는지가 결정된다.

KT는 그 미래를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통신사(KT)의 권력이 제조사(삼성전자)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스마트TV를 제조하거나 비슷한 제품이라도 구해와 독자적인 모델로 유통할 능력도 없고 스마트TV에 걸맞은 서비스도 완성하지 못한 KT가 할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로 협박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그렇게 통신사로부터 하드웨어 유통에 대한 권리와 서비스에 대한 권력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서 스마트폰 영역에서는 어려울지라도 스마트TV 분야에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갰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 배후의 성장 가능성이 너무나 무궁무진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KT 모두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정작 두 당사자에겐 사용자를 사로잡을 하드웨어도 서비스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건 호랑이 없는 산에서 살쾡이들이 왕위 쟁탈전을 벌이는 모양새인데 삼성전자가 조금 더 앞서 긴하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TV 또한 UI 및 UX가 스마트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낯간지러운 수준인 건 마찬가지다. 아래의 동영상 3편은 삼성전자의 스마트TV 광고로 삼성전자의 스마트와 기적이라는 단어에 대한 수준 및 정의를 알 수 있다.

<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법 같은 삼성 스마트TV: 볼륨조절 편 >
 
<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법 같은 삼성 스마트TV: 채널변경 편 >

<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법 같은 삼성 스마트TV: 전원끄기 편 >

그럼 스마트TV의 권력 싸움은 언제쯤 알 수 있을까? 아마 애플의 iTV가 나오는 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제품 공략에서 하드웨어에 걸맞은 배후 서비스 없이 뛰어들지 않았다. 하드웨어의 쓰임새에 걸맞은 서비스와 플랫폼을 구축한 뒤 출시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이걸 왜 샀나? 하는 의문이 들지 않게 해왔다. 통신사가 네트워크 유지와 관리만으로 먹고사느냐? 아니면 제조사가 TV만 만들어 팔고 나머지 서비스 시장에서 손 놓고 있어야 하느냐? 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물론 애플의 iTV 이전에도 볼 수 있다. 단, 사용자를 사로잡을 UI와 서비스로 지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여주는 UX를 뛰어넘는 결과물이 나온다면 말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동영상은 유튜브를 활용했습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