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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OS의 미래 하 - 새로운 토양, 스마트TV

by cfono1 2012. 3. 7.
이번 이야기는 한국 OS의 미래에 관한 글로 2편의 글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관련 글 - 한국 OS의 미래 상 - 후발주자는 언제나 불리한가?(링크)


OS의 미래를 말하기 위해서 OS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대상이 있어야 그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번에 이야기하려 하는 것은 바로 그런 성격의 것이다. OS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OS 자체도 중요하지만, OS를 지원할 토양이 중요하다. 오피스가 없는 MS 윈도, 포토샵 같은 그래픽 툴이 돌아가지 않는 애플 맥 OS를 생각해보자. 이들이 없다면 윈도와 맥 OS는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없을 것이다. 조금 다른 분야지만 비슷한 성격의 예가 있다. 바로 게임이다.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에 아무도 소프트웨어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소니 플레이 스테이션은 생존할 수 있을까? 없을 것이다. 좋은 OS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OS를 받아들이고 지원할 개발자 그룹이다. 


PC라는 분야는 한국에서 시작한 분야가 아니다. 그리고 CPU 같은 핵심 하드웨어에서 주도권 또한 없다. 그러니 한국의 개발자 그룹이 한국이라는 영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 또한, 우리가 따라가기에는 너무나 앞선 시장이다.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기기 시장을 보자. 이 또한 마찬가지다. 스마트 기기 또한 한국에서 시작한 분야가 아니며 CPU 같은 핵심 하드웨어의 주도권이 없다. 그러니 한국의 개발자 그룹이 한국이라는 영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 심지어 완제품 또한 주도적 위치를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스마트TV라면 다르다. 아직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히지도 않았다. 누구나 콘텐츠가 없다. 애플이 Siri와 iOS를 탑재한 iTV를 출시한다고 해도 TV라는 영역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하드웨어 생산에서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이 마음만 먹는다면 나름의 표준을 만들고 시장에 정착시킬 영향력이 있는 분야다. PC와 스마트 기기에서의 주도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의 개발자 집단을 확보하고 스마트TV의 각종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를 개발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만든 OS가 나왔을 때 그 OS를 지원할 수 있는 개발자 집단으로 활용한다. 이렇게 된다면 적어도 달랑 OS만 있어서 아무짝에 쓸모없는 OS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한국의 개발자 집단이 제공한 소프트웨어가 스마트TV에서 쓰임새를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모바일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MS가 그래도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건재한 것은 윈도라는 OS를 중심으로 각종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개발자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개발자 집단이 제공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다시 MS의 윈도라는 OS를 선택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이 선순환을 끌어와야 OS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IT는 OS를 만들어낼 역량이 없다. 하지만 스마트TV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개발자들이 집단을 형성하여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면 시간이 지나 OS에 대해 도전을 할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지금이 아니어도 좋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씨앗은 지금 심어야 한다. 스마트TV라는 제품을 넘어 그 배후의 산업과 전략까지 본다면 한국산 OS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