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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TV의 한계 그리고 스마트TV의 발전 방향 - 프로셀러(proseller)의 이해

by cfono1 2012. 5. 1.

Daum TV가 드디어 출시되었다. Daum으로서는 PC와 스마트 기기라는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렇다면 Daum TV는 충분히 스마트TV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오늘의 이야기는 그것에 대한 것이다.



기술의 변화는 역사의 변화를 가져온다. 항공기를 예로 들어보자. 2차 대전 초기만 해도 하늘의 주역은 바로 이런 프로펠러 비행기였다




그러나 1935년 한스 폰 오하인이 항공기용 가스 터빈 엔진의 개발을 시작했고 에른스트 하인켈(Ernst Heinkel)사와 협력하여 1937 HeS-1엔진 개발에 성공한다. HeS-1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였지만 이후 개발을 지속하여 가솔린을 연료로 하는 출력 5kN HeS-3을 개발하였고 하인켈사의 He178에 탑재되어 1939 8 27일 세계 최초로 제트 엔진에 의한 비행에 성공한다(위키피디아 제트 엔진의 역사 중). 그 결과 독일에서 세계 최초의 제트 엔진 전투기 메서슈미트 Me 262가 등장한다.





전면 사진에서처럼 메서슈미트는 프로펠러가 사라지고 날개 아래 각각 1개의 제트 엔진이 들어간다.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제트 엔진을 동력으로 삼는 새로운 기계의 출현은 전장의 모습을 바꾸었다. 전투기에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은 적을 먼저 공격하고 먼저 회피할 힘을 부여했다. 목숨이 오고가는 전장에서 이것은 획기적인 것이다. 항공사의 혁신인 것이다. 



메서슈미트를 시작으로 열린 제트 엔진 비행기의 시대는 미국의 F-100 슈퍼세이버가 세계 최초 실용 초음속 전투기 시대를 연 이래 꾸준히 발전에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메서슈미트가 최초이긴 하지만 2차 대전 끝에 워낙 적게 투입된 까닭에 전세를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영화에서 외계인 잡을 때나 등장하는 F-22와 고효율 항공기 보잉 787-드림라이너까지 등장하게 된다.




< 실험실을 제외하고는 가장 진화한 비행기 F-22 >



< 각종 첨단소재로 최고 효율의 성능을 자랑하는 보잉 787-드림라이너 >



그럼 이제 다시 스마트TV 이야기로 돌아가자. Daum TV는 항공기의 역사에 비유하면 프로펠러 엔진을 단 이전보다 조금 더 나은 비행기일까? 아니면 제트 엔진을 단 메서슈미트나 F-100 슈퍼세이버 같은 혁신적인 전투기일까? 나의 대답은 조금 더 나은 프로펠러 비행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보여주는 스마트TV에서 조금 더 개선되었을 뿐 혁신을 보여주지는 못했다(Daum TV 블로그 - 링크). 왜일까? Daum TV만의 스마트TV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과 세계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Daum TV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라고 말하는 kids가 콘텐츠가 과연 삼성 스마트TV가 말하는 콘텐츠와 과연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면 조작 수단은 어떨까? 뒷면에 쿼티를 배치한다는 생각은 이미 삼성전자가 했던 개념이다.


< Daum TV >


<삼성 스마트TV>



그리고 음성의 활용 논리 또한 LG전자의 스마트 리모컨(LG 동영상 3분 48초)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 Daum TV >


< LG 스마트TV >


포털 Daum에서 보던 동영상 서비스를 TV로 끌어온다고 해서 혁신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노트북을 외부연결로 하거나 태블릿 미러링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끌어왔다. 하지만 TV와 조작도구에 최적화된 UI를 제공하지 못했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철학과 세계관이 있어야 그 정신적 기반을 바탕으로 UI와 서비스를 만들어 새로운 UX로 사용자에게 혁신을 줄 것인데 그런 기반이 없다 보니 이건 포털 콘텐츠를 LG나 삼성전자의 스마트TV처럼 내장형으로 보는 것이 아닌 셋톱박스로 보는 버전이 되어버렸다. 이런 상태로는 절대 제트 엔진의 범위에 들지 못한다. 좀 더 나은 혹은 좀 다른 프로펠러 비행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스마트TV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철학과 세계관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프로셀러(proseller)다. 프로슈머(prosumer)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생산과 소비가 완전히 합쳐진 생활을 하게 될 미래의 인간이라는 뜻으로,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만든 말이다. 이 프로슈머의 개념은 웹 2.0시대에 핵심이 되었다. 이 개념이 스마트 시대에 플랫폼이라는 생태계로 넘어오면 바뀌게 된다. 특히 TV라는 영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TV는 화면이 크다. 그러므로 최소한의 품질이 보장되어야 한다(모바일 기기는 화면이 작기 때문에 보여줘야 할 정보의 양이 작다. 하지만 화면이 넓어질수록 콘텐츠의 양도 증가하며 수준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즉 스마트폰에서처럼 누구나 콘텐츠(애플리케이션 포함)를 생산하기 어렵고 최소한의 품질을 만족시킬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생산자가 만들어야 스마트TV에서 핵심 콘텐츠라는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수익은 어떻게 나올까? 스마트TV 생산자가 만든 생태계 플랫폼을 통해서 판매된다. 스마트TV 생산자는 플랫폼을 만들기만 할 뿐이지 직접 구매를 해서 뿌리는 도매상이 아닌 것이다. 애플이 만든 앱스토어를 생각해보자.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해서 이윤을 붙이고 사용자에게 넘기는가? 아니다. 결제 시스템, 유통 시스템만을 제공하지 결국은 만든 사람이 판매하는 것이다. 만든 사람이 판매한다. 생산자(producer)와 판매자(seller)의 개념 즉, 프로셀러(proseller)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이 프로셀러를 가장 잘 만족하게 하는 환경을 구축한 플랫폼이 최상의 플랫폼이며 여기서 나오는 콘텐츠야말로 경쟁사를 압도할 무기가 될 것이다. 


그럼 이 관점에서 Daum TV를 돌이켜보자. Daum TV는 이 프로셀러를 만족하게 할 어떠한 서비스도 조작도구도 제공하지 못했다. 콘텐츠에 대한 어떤 수익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서비스 단계를 밟아 플랫폼을 완성해 프로셀러의 진입을 도울 것인지 조작도구의 어떤 부분을 라이브러리화하여 프로셀러의 도구가 되게 할 것인지 그 어떤 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이래서는 애플에 대항할 수 없다. 



스마트TV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이곳을 통해 스마트 그리드와 홈 네트워크가 시작되고 완성될 것이다. 한국 IT 산업의 중추가 될 영역이다. 이곳을 내어주면 가전산업의 주도권 모두를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말 제대로 된 철학과 세계관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의 이야기는 하드웨어적 생태계 관점으로 풀어보는 프로셀러와 하드웨어 전략이다.




* 전투기와 비행기, 삼성전자 제품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Daum TV 관련 이미지는 관련 홈페이지를 활용했습니다.


* 동영상은 유튜브를 활용했습니다.


* 제트 엔진 및 비행기의 설명은 위키피디아 '제트 엔진(링크)'입니다.


프로셀러(proseller)는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가 만든 용어입니다.


* 최근 다시 시련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제 능력 밖의 일이라 어찌 할 수가 없네요. 이런저런 생각으로 조금 복잡하기도 한데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온 힘을 다해 하는 것이 맞는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빨리 다시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네요^^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