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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셀러와 스마트TV 하드웨어 전략

by cfono1 2012. 5. 2.

지난 글다음 TV의 한계 그리고 스마트TV의 발전 방향 - 프로셀러(proseller)의 이해(링크)

 


지난 글에서 프로셀러에 대한 개념을 소개했다. 앞으로 2편의 글을 통해 프로셀러에 대해 기업이 어떤 접근을 해야 하는지 더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한 편은 하드웨어적 접근이며 또 한 편은 콘텐츠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다.

 

기업 또는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치고 변수를 좋아하는 조직은 없을 것이다. 변수라는 성격 자체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환율을 예로 들어보자. 기업인이 원하는 환율이 있을 것이다. 수출하는 기업에는 고환율, 수입하는 기업에는 저환율이 유리할 것이다(국가적으로 보면 수입 물가 연동을 통해서 여러가지 영향을 주지만 여기서는 단순화한 입장만을 이야기한다). 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환율의 변동폭일 것이다. 고환율을 예측했는데 갑자기 저환율이 된다거나 저환율을 예측했는데 고환율이 된다면 제대로 된 상품 가격을 정할 수 없을 것이고 본인의 의지에 전혀 상관없이 적자 폭은 매우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콘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프로셀러에게 가장 피하고 싶은 변수는 무엇일까? 콘텐츠를 판매할 환경여건이 아닐까? 스마트TV를 통해서 보자면 스마트TV의 하드웨어적 생태계일 것이다. 


스마트TV의 하드웨어가 1080P 풀 HD 영상을 지원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하드웨어 환경에서 풀 HD 콘텐츠는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사용자로 하여금 버벅이는 영상은 짜증만을 가져올 것이다. 만약 이러한 환경을 예고 없이 마주친 프로셀러는 엄청난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실감의 가장 큰 부분은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부분일 것이다. 프로셀러는 생태계에 구성원이지 생태계의 환경을 만드는 역할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에볼루션 키트 전략은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한다. 


관련 글 - IT업계가 주목해야 할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 - 에볼루션 키트(링크)

관련 기사 - 삼성전자, 세계 최초 미래형 스마트TV ES8000 국내 본격 출시(링크)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프로셀러로 하여금 예측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서 그들이 생산하고 판매할 콘텐츠가 시장에서 온전하게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다. 만약 삼성이 에볼루션 키트로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가정해보자. 1년마다 콘퍼런스를 열어 지난 1년간 기술 동향에 대해 삼성전자의 분석을 말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1년간 공급할 에볼루션 키트의 하드웨어 사양을 발표한다. 그러면 최소한 1년 동안은 프로셀러들이 안정적으로 하드웨어 환경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에 맞는 콘텐츠를 공급할 것이다. 게임이든 동영상이든 전자책이든 말이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가장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받아볼 것이고 만족도는 최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 이제 이러한 선순환이 자리 잡으면 그때부터는 하드웨어만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무형의 경쟁력이 된다. 이러한 경쟁력은 부품을 수입한다고 해서 단가 좀 낮춰서 싸게 판다고 해서 따라 잡을 수 있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이제 곧 추격이 시작될 중국 및 대만 기업들에 OS 없는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빠르며 현실적인 대안이다.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 가져다주는 대표적인 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될 것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애플의 iOS 처럼 예측 가능한 환경이 아니다. 그렇다고 윈도처럼 표준화된 환경도 아니다.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원본을 받아 나름의 최적화를 거쳐 제품을 양산화하는데 그 기간이 들쑥날쑥하면 제조업체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물건을 찍어 판매하는 기간까지 최소 몇 달이 걸리는데 이런 식의 예측 불가능한 환경은 안정적인 양산 계획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이 만드는 파편화 때문에 각 하드웨어 제조업체와 프로셀러가 겪게 될 혼잡을 생각해보자. 어마어마하다. 아직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제대로 적용된 제품이 주류가 되지도 않았는데 다음 버전인 젤리빈이 6월 그리고 다음다음 버전인 키 라임 파이가 연말 쯤에 발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속도를 무슨 수로 따라잡는단 말인가? 그리고 이전에 생산된 제품의 업그레이드는 또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 ICS가 적용된 제품이 주류가 되기도 전에 ICS 업그레이드를 먼저 하는 현실이 놀랍다 >


모든 프로셀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도와줄 수는 없다. 그것은 비용과 시간에 막대한 낭비를 초래할 것이다. 현명하게 접근해야 한다. 기술의 변화가 빠른 IT 환경에서 프로셀러를 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여 그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생태계와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이 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이자 최고의 덕목이다. 다음에는 프로셀러와 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프로셀러(proseller)는 지금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가 만든 용어입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