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전자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바로 옵티머스 LTE 2다.
- 관련 기사
갤럭시S3, 베가레이서2, 옵티머스LTE2…뭘 살까?(링크)
옵티머스 LTE2 "이 정도일 줄이야…"(링크)
옵티머스 LTE 2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특히 메모리를 2G로 획기적으로 늘인 게 눈에 띈다.
메모리를 늘리면 원활한 사용이 가능하다. CPU 성능이 부족할 만큼 고품질 고사양의 콘텐츠를 얼마나 소비할까? 애플의 뉴 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듯이 CPU의 성능을 무조건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사용자가 최종 콘텐츠를 소비할 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옵티머스 LTE 2는 CPU를 쿼드로 늘려 목적 없는 고사양을 지향하기보다는 메모리를 늘려 현실적인 쾌적함을 선택했다. 현명한 선택이라 본다. 그렇다면 LG전자의 마케팅 전략 또한 현명할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늘은 그에 관한 이야기다.
브랜드 관리 측면(*이미지는 누르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여러 가지 비판받을 것이 많지만 그럼에도 칭찬받을 것이 많은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좋은 것이라고 판단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일관성과 추진력이 있는데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 S에서도 잘 드러난다. 갤럭시 S에 대한 추세 분석은 구글 트렌드를 활용했다(링크).
< 삼성전자 갤럭시에 대한 흐름이다(링크) >
< 삼성전자 갤럭시 S에 대한 흐름이다(링크) >
< 삼성전자 갤럭시 S2에 대한 흐름이다(링크) >
< 삼성전자 갤럭시 S3에 대한 흐름이다(링크) >
이 흐름을 하나의 그래프에서 모아보면 아래와 같다(각 검색어의 그래프 절댓값은 다르니 각 검색어에 대한 추세만 봐주길 바란다).
갤럭시라는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 안에서 스마트폰 카테고리 갤럭시 S의 검색어는 이렇게 주기적으로 상승하며 일관성을 가진다. 갤럭시 S의 흐름을 갤럭시 S2가 이어받고 그것을 다시 갤럭시 S3가 이어받는다. 그리고 노련한 여론몰이 덕분에 제품이 출시되기 이전에도 꾸준히 점진적으로 흐름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갤럭시 S에 대한 검색어 흐름은 일정한 주기마다 반복되면서 사람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전 마케팅이 될 것이다. 이쯤 되면 갤럭시 신형 나올법한데 말이야...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LG전자는 어떨까?
< LG전자 옵티머스에 대한 흐름이다(링크) >
LG전자의 대표 스마트폰 브랜드 옵티머스라는 검색어는 어느 정도 흐름이 형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중에서도 나름 상위권 또는 핵심 브랜드가 될 옵티머스 LTE는 어떨까?
< LG전자 옵티머스 LTE에 대한 흐름이다(링크) >
어느 순간 벼락같이 검색어 유입이 시작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가 점진적인 흐름을 보여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난 이것의 원인을 브랜드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 시리즈는 통신 지원이 어찌 되었건 갤럭시 S라는 강력한 브랜드 아래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LG전자는 이런 강력한 브랜드 없이 옵티머스라는 카테고리에서 LTE라는 통신 기술을 붙여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제품이 나름의 역사를 가지지 못한다. 이는 마치 BMW 5시리즈 디젤이 아니라 BMW 디젤이라는 것과 마찬가지의 전략이다. 즉, 큰 흐름을 보여줄 수 있으나 소비자가 구매 순간 어떤 제품의 특성이나 개성을 이해하기에는 무척 애매모호 해진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역사를 이어받지 못하고 어느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브랜드가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특징은 옵티머스 LTE 2에서도 잘 드러난다.
< LG전자 옵티머스 LTE 2에 대한 흐름이다(링크) >
옵티머스 LTE 2는 아에 검색어 흐름이 없다. 이는 소비자들이 전혀 옵티머스 LTE 2가 어떤 제품인지 사전에 완전히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옵티머스 LTE 2가 옵티머스 LTE의 후속으로 출시될 것이며 어떤 컨셉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라는 정보가 없이 제품 공개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옵티머스 LTE 2가 어느정도 기간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출시되며 일관성을 가진 브랜드였다면 이런 흐름은 나올 수 없다. 이런 제품을 소비자는 역사와 일관성을 가지는 그런 브랜드로 생각할까?
이제 LG전자의 신생 옵티머스 LTE 2는 나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삼성전자의 갤럭시 S3와 맞서야 한다. 제품 완성도를 떠나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누가 더 유리한 싸움을 할까? 난 갤럭시 S3에 한 표 걸겠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관리 하나만큼은 철저하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S 브랜드 관리의 교본이 되었을 애플 스마트폰의 검색어 흐름을 보자. 검색어의 급격한 증가라는 측면에서는 LG전자와 비슷한 흐름을 가지는데 이는 애플 특유의 비밀스러운 마케팅 전략과 관계가 있다. 하지만 꾸준하고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덕분에 제품 출시 이전에 항상 검색어의 흐름이 존재하며 이는 사용자가 브랜드의 주기를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재밌는 것은 사람들이 아이폰 5의 출시를 아이폰 4S로 알고 있었던 탓에 아이폰 4S보다 아이폰 5의 검색어 흐름이 앞선다는 것이다).
< 아이폰 3GS(링크), 아이폰 4(링크), 아이폰 4S(링크), 아이폰 5(링크) >
하드웨어 생태계 측면(액세서리 측면)
이번에는 제품을 풍부하게 하는 액세서리 측면이다. 애플의 제품은 항상 그렇듯 흰색과 검은색이다. 끝이다. 그럼에도 워낙 풍부한 액세서리 덕분에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꾸미기가 가능하다. 다품종 소량이 아니라 소품종 대량 생산이다. 다품종 소량이 주를 이루는 시대를 역행하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예측 가능한 제품 주기로 액세서리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단일 품종으로 대량생산을 하면 액세서리 생산자에게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사라진다. 액세서리 규격을 하나에 집중시키고 대신 색깔이나 패턴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생산 규모를 늘림으로써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제품의 출시 주기는 뒤죽박죽이고 제품의 크기는 제각각이며 언제 생산이 중단될지 모르는 환경이라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액세서리 생산자라면 이런 비즈니스 환경에 뛰어들겠는가? 물론 판단의 실수는 모두 재고로 이어진다.
< 소프트웨어에만 생태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액세서리 같은 제품 지원 영역에도 있다 >
스마트폰 액세서리 관련 매장을 가면 애플 관련 액세서리냐 갤럭시 관련 액세서리냐로 나뉜다. 팬택 스카이나 LG전자 옵티머스 관련 제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성능이 비슷해지는 환경에서 이러한 측면 또한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되며 이것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액세서리 생산자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뿐이다.
브랜드 전략은 철저한 사전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설계도 같은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그때그때 땜질하면서 즉흥적인 대응을 하게 되고 그런 브랜드와 제품에 역사라는 게 있을 리가 없다. 이미 LG전자는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많은 제품 라인업으로 집중력을 분산시킨 바 있다. 그런데 또 벼락같은 제품 출시로 브랜드의 역사를 만들 기회를 날려 버렸다. 이렇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하드웨어 경쟁이 약화되고 플랫폼과 사후지원 등 하드웨어 제품 이외의 것들이 점차 주목받는 이 시점에 이런 실수로 말미암은 시간 낭비는 크나큰 전략적 판단착오다.
독한 마음으로 덤벼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현명한 판단과 전략을 짤 줄 알아야 소비자도 협력업체도 직원도 모두 편하다. 이제 그러한 행동을 해야 할 때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
* 도표는 구글 트렌드를 활용했습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
'윤's > ┗ 전자 / 모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LG전자의 실수는 언제까지 반복될까? - 누가 엑스캔버스를 죽였나 (13) | 2012.05.31 |
---|---|
프로슈머와 프로셀러 그리고 스마트TV - 프로셀러에 대한 이해 (6) | 2012.05.04 |
프로슈머와 프로셀러 그리고 스마트TV - 프로슈머에 대한 이해 (8) | 2012.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