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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실수는 언제까지 반복될까? - 누가 엑스캔버스를 죽였나

by cfono1 2012. 5. 31.

이 이야기를 하려고 메모해둔 게 2011년 2월 17일. 1년도 넘은 이야기다. 하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 옵티머스 LTE 2를 이야기하는 김에 같이 다루었으면 해서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관련 글 - LG전자의 실수는 언제까지 반복될까? - 옵티머스 LTE 2(링크)




XCANVAS의 등장은 전략적 판단이었다. 때는 브라운관 TV에서 LCD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LG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가전사는 브라운관 방식의 일본 업체를 넘어설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었고 LCD라는 영역을 놓치지 않았다. 벽걸이라는 영역에서 승부를 건 것이다. 하지만 약한 브랜드 파워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새로운 카테고리에 다시 시작하는 브랜드가 필요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LG전자의 XCANVAS, 삼성전자의 PAVV다. 대중성을 가진 브라운관 영역은 LG가 맡고 고급스럽고 새로운 카테고리는 XCANVAS가 맡는다. 그때의 기억에도 XCANVAS는 가지고 싶은 최상의 브랜드였다. 그리고 XCANVAS는 소니의 브라비아 브랜드와 치열하게 싸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뀌게 된다. 


관련 기사 - LG전자, 프리미엄TV 브랜드 '인피니아' 론칭(링크)

                LG전자의 이상한 '인피니아' 브랜드 전략(링크)

                LG전자, TV 브랜드 `엑스캔버스` 없앤다(링크)

                [Case Study] 삼성전자, 하우젠 버리고 지펠은 살렸다, 왜?(링크)


XCANVAS를 없애고 인피니아를 다시 만든 것이다. 그리고 XCANVAS를 보급형으로 떨어뜨리며 인피니아를 최상위 브랜드로 설정한다. 그렇다면 인피니아는 잘 나가고 있을까?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상황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 절대량보다는 구글 트렌드의 곡선 추이를 봐주길 바란다.


< 검색어 LG infinia의 구글 트렌드 - 링크 >


감소하고 있다. 이건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자사가 주력으로 내보내는 플래그쉽 브랜드의 검색 추이가 하락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관심도에서 한국은 아에 순위에 없다. 


< 검색어 LG XCANVAS의 구글 트렌드 - 링크 >


LG전자의 의도대로 XCANVAS는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가다 12년에 들어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XCANVAS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LG전자는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인력을 들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노력은 성공하여 소니 브라비아에 맞먹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을 들인 브랜드를 죽이고 만든 브랜드 infinia라는 플래그쉽의 검색 추이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그러면 이 공간을 무엇이 채웠을까? 


< 검색어 LG cinema 3D의 구글 트렌드 - 링크 >


최근 LG가 내세우는 시네마 3D라는 브랜드다. 고화질 영상을 바탕으로 영상을 보는데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담긴 제품이다. 세계 평판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압승이라고 해서 지금은 어찌 되었든 팔리고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일까? 잘 나가던 브랜드를 죽이고 새로 돈과 인력을 들여 만든 플래그쉽 브랜드는 자국 시장에서조차 인지되지 못하고 있고 그 자리를 다시 또 다른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타사 브랜드와의 경쟁도 아니고 자사 브랜드간의 이런 뒤섞임이 LG전자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리는 전혀 없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인피니아라는 브랜드를 도입하기 이전부터 이미 잉태되고 있었다. 


관련 기사 - ’엑스캔버스 퀴담’ 새로 나왔어요(링크)

                 LG전자, 2008년형 엑스캔버스 ‘토파즈’ 출시(링크)

                 LG전자, 엑스캔버스 LCD TV '스칼렛' 출시(링크)

                 LG전자, PDPTV 야심작 'bobos(보보스)' 출시(링크)

                 감성 심은 럭셔리 TV, LG전자 엑스캔버스 보더리스(링크)


퀴담은 2007년 4월, 토파즈는 2008년 1월, 스칼렛은 2008년 2월, 보보스는 2008년 3월, 보더리스는 2009년 10월에 나왔다. 5개의 브랜드가 2년 반 만에 쏟아져 나왔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차이를 생각할 수 있을까? 이제 소비자는 매장에 가서 LG전자라는 대중적 브랜드와 XCANVAS라는 브랜드 간의 차이점을 넘어 XCANVAS 중에서도 저 브랜드 간에 차이점을 이해해야 한다. 저 브랜드들이 기술적인 차이(LCD와 PDP 차이)를 바탕으로 일관성에 있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디자인의 철학적 차이(예를 들면 곡선의 디자인과 직선의 디자인에 따른 분류)라는 일관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어떠한 기준이나 체계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졌기에 각각의 브랜드는 생명력이 없이 그때그때 만들어졌고 그때가 지나면 또 만들었다. 이러한 관리는 결국 XCANVAS라는 브랜드의 피로도를 누적시키고 가치를 희석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 관리의 교과서는 독일 자동차다. 특히 BMW와 아우디는 그러한 광고를 정말 완벽하게 수행하는 기업이다. BMW(BMW 코리아 - 링크)를 살펴보자. 


홈페이지의 구성이 직관적이며 알기가 쉽다. 이는 BMW의 하위 브랜드 들이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일관성 있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1, 3, 5, 6, 7과 같은 세단 중심의 모델 X 시리즈 같은 SUV 모델, M 시리즈 같은 고성능 모델 등 뚜렷한 개성에 따라 나누어진 브랜드는 사용자가 알기도 쉽고 찾기도 쉬우며 제조사가 마케팅하기도 쉽다.

 

< 1시리즈의 카테고리 메인화면 >

< 3시리즈의 카테고리 메인화면 >


< 5시리즈의 카테고리 메인화면 >

< 7시리즈의 카테고리 메인화면 >


고성능 M 시리즈 카테고리에서는 평범한 성능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별도의 차종을 마련해 놓았다. 사용자는 이런 구조에서 M 시리즈의 성격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X 시리즈는 SUV 차량으로 넓은 공간을 필요하거나 온로드 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의 목적을 가진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5시리즈를 선택하면 다시 사용자의 운전 성격에 따라 어떤 엔진을 선택 가능한지 보여준다. 정숙성과 마력을 중시한다면 가솔린 엔진을 연비와 일상 주행에서의 활용도를 생각한다면 디젤 엔진을 선택할 것이다.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자동차 성향 또는 목적을 선택하고 그 목적에서 다시 엔진의 성격을 보며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이러한 구조는 단지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브랜드를 그런 목적으로 만들고 관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카테고리는 다양한 광고를 통해 이미지를 명확하게 한다. BMW의 광고는 3가지 분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룹의 가치와 비전을 설명하는 광고, 제품을 설명하는 광고, 기술을 설명하는 광고로 나뉜다.



위의 두 편은 BMW의 가치를 전달하는 광고다. BMW는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차를 만든다. 세단도 SUV도 스포츠카도 BMW의 핵심가치를 비켜갈 수 없다. 


BMW의 새로운 세단 3시리즈의 광고다. 광고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물론이고 마지막 문구에서도 BMW 자동차 그룹이 지향하는 운전을 통한 즐거움 JOY라는 개념은 비켜가지 않는다.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에 대한 광고 >


BMW 사륜구동기술 X drive 기능에 대한 광고 >


BMW 야간 운전장비 나이트 비전에 대한 광고 >


그리고 마지막으로 BMW의 JOY라는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만들어지고 자동차에 탑재되고 있는지에 대한 광고다. 일관된 기업의 메시지, 그것을 구현한 제품, 그것을 지원하는 기능 이 3개의 마케팅 지원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해간다. 그것도 꾸준하게 말이다. 이런 브랜드가 가지는 힘은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만들어지고 적절한 관리도 받지 못하며 일관성 없는 전략을 가진 브랜드가 가지는 힘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런 방식으로는 안 된다. 제품의 하드웨어적 차이가 줄어들수록 브랜드의 가치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그럼 어떤 논리를 바탕으로 LG전자의 TV 브랜드를 설계해야 할까? 다음의 이야기는 그에 대한 것이다.  




* 이미지는 BMW 홈페이지, 구글 검색, 구글 트렌드를 활용했습니다.


* 동영상은 유튜브를 활용했습니다.


* LG전자 TV관련 페이지(링크)입니다. BMW와 비교하여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