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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영화

맨 인 블랙 3

by cfono1 2012. 5. 26.



난 외계인이 좋다. 막 인간 잡아먹고 숙주로 삼는 그런 외계인 말고... 그리고 지나치게 어두운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도 팍팍한데... 외계인도 나오고 좀 유쾌한 적당히 가벼운 그런 영화. 아마 그 정도의 선을 잘 지키는 게 맨 인 블랙 시리즈가 아니었다 싶다. 그래서 1, 2편을 재미있게 봤고 3편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다.

우주의 한 종족으로서 인류는 외계인과 폭넓은 교류를 몰래 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망나니 같은 외계인도 있는 법. 이번 시리즈의 악당 '짐승 보리스' 또한 그런 존재다. 달에 만들어진 외계인 전용 감옥 중에서도 가장 심층부에서 특별관리를 받던 보리스는 감옥을 탈옥한다. 그리곤 자신의 왼팔을 가져가고 임무수행에 훼방을 놓은 케이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오랜 경험으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케이는 보리스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제이를 때놓고 혼자서 해결하려 한다. 제이는 파트너로 대접받지 못하는 섭섭함을 말하지만 케이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그렇게 케이가 보리스와 결전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세상이 바뀌었다. 무엇이 바뀐 걸까? 

맨 인 블랙 3는 나쁘지는 않은 영화다. 재기 발랄한 외계인도 그대로고 플래시로 기억을 지우는 기계와 선글라스도 그대로다. 이야기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보면서 아... 그래서 그런거였구나 하거나 ㅋㅋㅋㅋ 이런 부분도 많았으니까. 그러나 이것만은 거스르지 못했다. 바로 '시간'이다. 케이 역의 토미 리 존스, 제이 역의 윌 스미스 둘 다 이제 예전과는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좌충우돌 발로 뛰며 외계인을 소탕하던 제이는 이제 걸어 다니고 노련해서 걸어 다니며 해결했던 케이는 이제 앉아있는다. 이 구조는 과거로 돌아가도 별로 바뀌지 않는다. 케이의 젊은 시절 또한 젊은 요원 특유의 혈기 넘치는 모습보다는 풋내기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선임과 풋내기의 그런 이미지 보다는 선임과 최선임자의 모습이랄까? 

< 68년생 조쉬 브롤린이 연기한 젊은 시절 29살의 K. 윌 스미스와 68년생 동갑이다 >

 
그러다 보니 내가 생각한 모습과는 다른 영화가 되어 버렸고 거기다 배틀쉽이나 어벤져스 처럼 꼭 극장에서 봐야 해라고 할 만한 대규모 CG도 없다. 영화를 볼 때는 잘 보더라도 끝나면 아... 하게 되는 그런 상황?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가 돌아온 것은 반갑지만, 마냥 반갑지는 않은 그런 기분에 조금은 아쉬웠다. 

맨 인 블랙 시리즈를 좋아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마냥 반기기만은 어려운 그런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이미지는 다음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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