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라는 말이 있다. 어떤 큰일이 벌어지기 전의 고요함이 그러할 것이다. IT 분야에서는 어떤 일이 그럴까? 스마트 TV는 이미 메이저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느 정도 그림을 보여줬다. 그러므로 아이폰과 같은 충격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스마트폰은 더 그렇다. 이미 시장이 성숙하기 시작하여 하드웨어 혁신은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하는 서비스의 혁신은 그 공간이 남아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서 말한 아이폰과 같은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 하드웨어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영역, 그런 영역이라면 이제 스마트 워치 분야가 아닐까?
그렇다면 전자시계와 스마트 워치를 가르는 차이는 뭘까? 바로 다른 스마트 기기와의 연결성과 센서로 볼 수 있다. 하나하나 파편화된 기기를 넘어 서로 연결됨으로써 부족한 능력을 보완하여 더 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GPS, 자이로, 가속도, 중력 센서는 사용자의 정보를 더 직관적으로 받아들여 사용자 자체를 데이터로 변환하는 능력을 부여한다. 이런 스마트 워치 분야에서 나이키는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자사의 제품과 온라인 서비스를 연결하는 고리로 이 스마트 워치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 나이키 홈페이지(링크) >
전자 기업으로는 소니와 애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소니 스마트 워치의 팝코넷 리뷰(링크) >
소니는 애플이 등장하기 전에 디자인으로는 독보적인 회사였다.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뭔가 다른 소니만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그런 소니의 개성은 스마트 워치에도 살아있다.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말이다. 그러나 기능과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 아이팟 나노 사용기(링크) >
애플의 아이팟 나노는 애플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제품이다.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품에 충실하다. 이런 애플의 기본 방향은 소품종이지만 하드웨어 생태계를 통해 다품종의 효과를 낸다. 아이팟 나노 또한 한가지의 제품에 달라지는 것이라고는 용량 옵션이 끝이지만 액세서리 제조업자들이 만들어내는 하드웨어 생태계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가능성에 시계도 포함된다. 그러나 기능과 서비스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애플도 하지 못했다.
스마트 워치는 액정 화면이 작으므로 무엇이 왔다 또는 기능의 단순한 조작 이상의 한계를 넘어설 수가 없다. 그러나 손목에서 다양한 사용자의 신체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블루투스를 통한 연결로 강력한 확장성을 가지기 때문에 결국 아이팟 나노 또는 소니 스마트 워치의 디자인 및 기능에 나이키 스포츠 워치의 활용성이 강력한 소구점을 가지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럼 이 스마트 워치로 어떤 산업이 가능할까?
1. 식품 관련 / 운동을 위해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 정보는 관리를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운동은 사용자가 운동만 하고 잘 관리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먹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사용자의 데이터는 어떤 것을 먹고 어떤 것을 피해야 할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것을 혼자 관리하기 어려운 사용자를 위해 식단을 공급해주며 체계적으로 관리할 공급자도 등장할 것이다. 특히나 단백질 보충제 같은 보조 식품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2. 스포츠 용품 관련 /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쾌적하게 운동을 즐기려면 그에 맞는 도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이런 용품을 사용자가 직접 알아봐야 했지만, 스마트 워치를 통해 파악되는 사용자의 운동량과 운동 수준을 통해 언제 어느 정도에 어떤 제품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신발과 옷은 물론이고 손목 보호대 등 다양한 액세서리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3. 가전 관련 / 식품과 스포츠 용품이 운동과 가지는 관계는 마치 연필, 지우개, 공책과 같은 존재다. 따로도 팔 수 있지만, 같이 있을 때 최적의 조합이며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는 상호 보완재가 된다. 가전은 조금 다르다. 가전은 이런 상호 보완재는 아니지만, 기능의 확장을 통해 더 편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스마트 워치로 파악되는 사용자의 신체 상태에 맞게 자동으로 조절되는 집의 조명과 온도를 생각해보자. 이미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없는 것은 없다. 이런 환경에서 서비스의 흐름만 논리적이고 정교하게 설계해준다면 홈 네트워크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4. 타겟 마케팅 / 1, 2 모두 타겟을 명확하게 한다는 점에서 타겟 마케팅과 연관되어 있지만, 더 광고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좀 다른 성격이다. 앞서 말했듯이 식품과 용품 그리고 운동은 연필, 지우개, 공책과도 같은 상호 보완재이지만 웹에서의 사용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은 광고적인 측면이 더 강하므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매우 강력한 광고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5. 의료 관련 / 회복을 위한 재활 운동은 거의 모든 병에 필요하다. 기초 체력 회복은 병의 완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근데 여기에 중요한 부분이 있다. 환자가 어디에서 어떤 수준의 회복이 되고 있는지 파악하려면 그에 맞는 측정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스마트 워치가 바로 그런 부분을 할 수 있다. 운동 관련 최적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 말이다. 그런 부분에서 원격 의료를 위한 중요한 기초를 스마트 워치가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 기기와 서비스를 최적화하여 UX를 선사한 사례는 없다. 많은 기업이 움직여 왔을 뿐 그 누구도 이것이 스마트 워치의 진정한 가치라는 것을 제시한 적은 없다. 2013년은 이런 조용한 흐름이 깨질 것인지 아니면 올해마저 이 고요함이 계속될 것인지 매우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 이미지는 각 서비스 화면을 캡처했습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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