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글 - 9월 스마트폰 - 옵티머스 뷰 2의 미래는? 전편(링크)
최근 난 그동안 쓰던 2G 폰을 스마트폰으로 교체했다. 교체 시의 기준은 웹 서비스 이용에 편리한 대화면, 뛰어난 화면 성능, 저전력, ICS 최적화, VoIP 같은 앞으로 기술에 대한 확장성 등이었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모델을 찾았고 결국 옵티머스 뷰2를 LGU+를 통해 개통했다. 이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지난 글에 대한 후속편을 쓸 적절한 시점이 된 것 같아 지난 글에 대한 마무리를 짓고자 한다.
이번 글에서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은 없다. 이미 출시를 했고 출시한 제품에 대한 어떤 전략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난 LG전자의 총체적인 전략의 실패에 대해 적는다.
옵티머스 뷰2(이하 옵뷰2)는 좋은 스마트폰이다. UI는 깔끔하고 빠릿빠릿하면서도 애플과 같은 쫀득함이 살아있다. 안드로이드 특유의 끊어지는 듯한 느낌은 이제 거의 없고 부드러움이 살아있다. 마케팅 상으로는 쿼드코어에 밀리지만 지금의 듀얼코어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게다가 넉넉하게 들어있는 2G 메모리는 앱 실행에서 여유를 준다. 디자인은 취향이 있겠지만 깔끔하고 반듯하며 쉽게 질리지 않는다. 이렇게 옵뷰2는 좋은 제품이다. 단, 여기까지다. 문제는 이제 스마트폰의 선택이 제품 하나로만 끝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성격이 전자책, 카메라, 내비게이션, 웹 접속 등 만능을 지향하듯이 각각의 목적에 맞는 다양한 액세서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옵뷰2는 넓어진 화면을 섬세하게 쓸 수 있는 러버듐 펜과 러버듐 펜을 수납할 수 있는 케이스를 기본 제공한다. 여기까지는 현명한 선택이었는데 그 이후가 문제다. 옵뷰2는 펜이 차별화 요소 중 하나인 스마트폰이다. 그런데 펜을 제대로 수납하기 위해서는 펜을 수납할 수 있는 기본 케이스를 써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충전이 불편해진다. 충전하는 미니 USB의 위치가 펜을 수납하는 곳과 겹치기 때문이다.
< 본체에 바로 결합하는 기본 케이스 >
< 충전 방향이 상단에서 하단으로 바뀌었는데 그 공간을 펜 수납공간이 막고 있다 >
충전을 위해서는 러버듐 펜을 다른 곳에 끼워야 하는데 그곳은 케이스 옆면이 되기 쉽다. 그런데 그곳에 끼웠다가는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Q메모 버튼과 소리 크기 조절이 눌러지기 십상이다. 러버듐 펜을 보관할 마땅한 위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따로 떨어지는 액세서리는 분실되기 쉽다. 삼성전자 겔럭시 노트 시리즈처럼 내부 수납 형태가 아니라면 자사가 차별화하려는 소구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난 이것이 단순히 펜을 수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나는 앞에서 이제 스마트폰의 경쟁력이 제품 하나만으로는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차이를 좁혀가면 그 이후의 경쟁력은 제품 배후의 경쟁력이다.
관련 글 - LG전자의 실수는 언제까지 반복될까? - 옵티머스 LTE 2(링크)
어디를 가던 스마트폰 액세서리 판매처를 가보라. 가장 많은 것은 애플의 액세서리다. 그다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액세서리다. 이 둘이 액세서리 아이템의 90% 이상을 점유한다. 그리고 그 나머지를 LG와 팬택이 가져간다. 협력업체가 공급하지 못하면 기본 또는 LG가 직접 제공하는 액세서리가 충실하고 독창적이여야 하는데 LG전자 스마트폰을 보면 그런 점은 찾아볼 수가 없다(최근 옵티머스 G 번들 이어폰의 사례가 있으나 경쟁사에 비하면 한 품목일 뿐이다). 그렇다고 경쟁사의 물량에 대응할 만한 전략이 보이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지금 LG전자가 해야 할 것은 LG전자의 베스트 샵 한 공간을 할애하여 협력업체가 무료로 자사의 LG 액세서리를 노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거나 하드웨어 규격을 처음부터는 아니더라도 출시 이전에 공유하는 등 액세서리 협력업체가 LG의 액세서리 생태계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 열세인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은 정말이지 전혀 없다(실제 제품의 사용자인 나만해도 액세서리 매장에서 옵뷰2의 관련 액세서리를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머리에서 드는 생각은 애플 제품을 사야 했나는 생각이었다).
지금 LG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제품 + 알파다. 좋은 제품은 LG가 잘해낼 수 있는 것이고 LG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품의 선택 기준이 제품 + 알파가 된 이 시점에 +알파에 대한 준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제 LG에 필요한 것은 벨킨(링크)과 같은 협력업체 집단이다.
* 이미지는 LG전자 홈페이지 캡처 및 almendro님의 블로그 글(링크)입니다.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
* 올해 마지막 글이네요. 2012년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하고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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