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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s/기업 전략

디지털 체험 전략에 따른 IT 제조업체의 전략 방향 - 대리점의 재발견

by cfono1 2013. 3. 18.


글로벌 전통기업의 「디지털 체험」전략.pdf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면서 많은 것이 인간의 오감을 따라잡고 있다. 더 진짜 같이 더 옆에 있는 것처럼 경험하게 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진보를 설명하기는 무척 어렵다. 소재의 발전과 센서의 정교함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클라우드 개념의 서비스를 기술적으로 풀어내려면 무척이나 길고 어려울 것이다. 일반 소비자가 그런 설명을 듣기 위해 공부할까? 아니면 들어줄 만큼 시간을 내어줄까? 그럴 인내력이 다수 소비자에게는 없다. 그렇기에 쉽게 설명해줘야 한다. 클라우드라면 내가 동기화한 파일이 어디에나 있다는 것 그리고 서비스가 기기의 이동에도 끊김 없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써보면 그 필요성과 가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사용에는 기술적 설명과는 비교가 안 되게 적은 양의 정보만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소비자의 결단을 끌어낼 수 있다. 기술적 설명만 나열하는 것 보다는 말이다. 


이러한 체험으로의 시대적 변화는 기존 IT 하드웨어 제조업체에는 매우 피곤한 일이다. TV를 예로 들면 과거에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가격대와 크기 정도면 소비자를 이해시키기가 쉬웠다.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시각적 경험을 만족하게 하기 위해 커다란 기술적 진보의 결과물을 설명하기 위해서 광고를 해야 하는데 그 광고는 쉽게 인정받기 어렵다. 



LG전자의 OLED TV에 대한 광고 및 소개 영상이다. 이 영상은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이만큼 얇다는 것, 이만큼 멋지다는 것을 알려줄 수는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경험 및 체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이 동영상을 보고 있을 소비자는 LG전자의 OLED TV로 영상을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당 제품의 영상적 기술이 선사할 감동을 느낄 수가 없다. 생각해보라. 이 멋진 결과물의 소개 동영상이 그냥 HD급 노트북에서 재생되고 있다면 그것을 보고 있는 소비자가 느낄 시각적 만족도는 HD급에 머무르는 것이다. 즉, 소비자가 접하게 되는 최종 시각적, 청각적 도구에 의해 제품의 성능이 평가절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좋은 것은 알겠지만, 도대체 얼마나 좋은 걸까? >


그렇기에 '체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처럼 단순히 와서 보세요라는 측면 이상의 이야깃거리와 비전이 필요하다. 한국의 IT 제조업체는 그런 면에서 잠재력이 있는데 종합 가전이라는 측면 때문이다. 그리고 이 흐름에 가장 잘 맞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종합 가전이 만드는 홈네트워크 말이다. 정말이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자원이 너무나 풍부하다(역으로 본다면 손을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뜻이다).


보고서의 나이키 퓨얼 밴드를 예로 들어보자. 이 밴드가 종합 가전과 만나면 단순히 운동을 위한 목적에서 더 많은 변신이 가능하다. 



나이키 퓨얼밴드의 운동정보는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1. 정수기는 최적의 물 온도로 사용자에게 제공될 것이다.

2. 조명은 최적의 분위기 및 사용자의 피로도를 없애는데 도움이 될 밝기와 빛으로 바뀔 것이다.

3. 샤워 시 물 온도는 사용자의 상태에 맞게 조절될 것이다.

4. 에어컨은 사용자의 높아진 체온을 최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바람의 세기와 온도를 자동으로 설정할 것이다.

5. 블루투스 기술에 NFC 같은 기능이 더 추가된다면 홈 시큐리티를 위한 열쇠의 역할도 할 것이다.

6. 게임을 할 때에는 사용자의 정보를 읽어들이는 도구가 될 것이다.

7. 마이크를 통한 음성인식이 추가된다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집안 도구의 간단한 조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어디 이거뿐이겠는가? 이 나이키 퓨얼밴드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만나면 또 다른 모바일이라는 영역이 펼쳐진다.


앞서 말했듯이 소비자가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편리함과 경험을 느껴볼 수 있게 하는 접점을 이제 찾아야 한다. 앞서 말한 서비스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 말이다. 대리점의 혁신이 필요한 순간이다. 


  

지금까지의 대리점은 기기의 작동 상태 확인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세탁기라면 이런 디자인에 이 정도 크기입니다라는 식 말이다. 하지만 가전이 융합하는 이 시대에 이것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이런 제품들이 이렇게도 조합될 수 있으며 이 쓰임새가 여러분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데 그것이 바로 우리의 비전이자 목표입니다라는 것까지 말할 수가 있어야 한다. 어차피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의 증가로 가격 경쟁에서 오프라인의 판매라는 목적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찾아 오프라인에 부여함으로써 오프라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서는 고객 체험의 공간으로 기업의 경쟁력까지 높여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융합의 시대, 체험과 참여를 화두로 하는 시대의 대리점의 역할이다. 그리고 여기에 다양한 협력업체까지 참여한다면 진정한 하드웨어 생태계의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 기존의 것은 모두 버려야 하는 나쁜 게 될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만이 정답일까? 이런 단편적이고 문자 중심의 절대적인 해석은 매우 위험하다. 역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 이상 흐름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 연속성을 깨지 않으면서 가치의 재발견을 이뤄내 본질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이다. 나이키의 퓨얼밴드만 하더라도 핵심은 운동이라는 가치의 극대화이지 손목형 기기의 카테고리 추가가 아니지 않은가? 시대의 흐름에 맞는 대리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새로운 변신을 기대할 때다.




* 동영상은 유튜브,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 사진 2, 사진 3).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