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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의 진화 - 인간을 닮아가는 IT 서비스의 미래

by cfono1 2013. 3. 26.

누군가 와서 당신에게 어떤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그럼 그 음식이 당신이 좋아할 음식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이유는? 당신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의 친구가 말하는 당신이 좋아할 만한 음식은 당신이 좋아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이유는 당신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업들은 날 모른다. 어떻게 알겠는가? 같이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하지만 그들은 나를 배워간다. 그리고 찾아낸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단어는 학습과 공유다.



1. 학습

내가 아이디를 만들고 가입하는 순간이 인터넷 서비스 기업과의 첫대면이다. 내가 아이디를 입력하지 않는다면 나를 알아갈 가능성이 형편없이 낮아진다. 도서관의 도서 검색 PC를 예로 들어보자. 그 PC에 내가 아이디를 입력하지 않는 이상 그 PC가 내가 좋아할 책을 찾아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데 나의 관점에서야 PC 1대이지만 PC 입장에서는 하루 수백 명의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별다른 식별 방법이 없이 이 사용자들을 분류할 방법은 없다. 식별되지 않는데 어떻게 나에 대해 알아가겠는가? 여기서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아이디다. 아이디를 넣고 내가 행위를 하는 것은 구별되고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이를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언제 사용하는지를 바탕으로 꾸준하게 나의 취향을 찾아낸다. 마치 내가 친구와 함께하면서 그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시간대에 주로 무엇을 하겠지 하면서 생각하듯이 말이다. 그렇기에 같이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학습은 더욱 정교해진다. 


< 이 PC 입장에서는 아이디를 입력하지 않는 이상 당신과 나를 구별할 방법이 없다 >



2. 공유

이제 당신이 어떤 물건을 사려고 한다(물건의 구매도 문제 해결의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서비스일 수도 있다. 이제 당신을 잘 알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당신에게 A라는 물건을 추천할 것이다. 방법은 추천 제품의 형식이 가장 유력하다. 지금까지 당신이 아이디로 입력하고 인터넷 서비스 기업을 사용한 덕택에 당신의 성향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확신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람의 관계와 인터넷 서비스 기업의 비즈니스는 많이 닮아있다(아마 인간의 관계를 비즈니스가 닮아간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친구 관계를 맺고 있는 10명 중 1명이 제품을 추천하고 9명이 무응답일 때와 9명이 추천하고 1명이 무응답일 때는 선택에 대한 확신은 많이 다르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도 마찬가지다. 나이와 성별, 성향, 지리 정보 등을 바탕으로 파악한 비슷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당신에게 제시함으로써 이 물건이 얼마나 현명하고 안정적인 선택인지를 설득하려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을 구글과 아마존 같은 IT 기업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다.



한 명의 경험이 한 명의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많아질수록 선택은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그리고 이제 비슷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게 되면 미래를 예측하게 된다. 마치 인간의 육감처럼 말이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 이것을 과학적으로 본다면 습도가 높아져서 잘 날지 못해지면 근처에 머물고 곤충도 낮은 곳에 모이게 되는데 이 곤충을 잡아먹는 제비는 지면 위를 낮게 날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 이런 것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했을 리가 없다. 제비의 몸을 해부하고 지구의 자성과 습도에 대한 분석을 할 리는 없으니까. 수많은 사람의 관찰과 그게 진짜야? 에이 뻥이지? 사실이던데? 의 수많은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 과정을 건너뛰어 제비가 낮게 난다 = 비가 온다의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이것을 실시간으로 해내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지구 반대편도 거의 같은 시간대로 만드는 힘으로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의 경험을 실시간으로 모으고 여기에 과학적 정보를 결합하여 우선순위로 만들며 다시 인간의 과거와 연결하여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만든다. 사람이 어떤 상황에 과거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본능적으로 대처하듯이 시각, 촉각, 후각 미각, 청각을 뛰어넘는 6번째 감각으로 발전한다. 


< AI 요원 스미스. 인간을 바이러스로 판단하고 박멸의 대상으로 본다. 

빅데이터로 미래 예측뿐만 아니라 전자 기기의 통제 능력까지 생긴다면 이런 디스토피아도 가능하다 >


관련 글 - 빅데이터 시대를 위한 선결조건은 무엇인가?(링크)


그럼 이런 시대에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도덕과 철학이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능력이다. 수천만 명 어쩌면 수억 명의 생각을 분석하고 흐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도덕적이지 않고 깊이가 없는 질문은 인류의 미래를 치명적인 위협으로 몰아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IT 서비스 기업의 지나친 고객정보 획득과 수익화는 생각해볼 문제가 많다. 수익에 대한 욕심은 도덕의 경계선을 넘기 쉽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추구하는 기업이 자신이 되고자 하는 또는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도구의 영향력을 깊게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사진 2)


*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