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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혁신의 경계선 - 삼성전자 갤럭시 S4 뷰커버

by cfono1 2013. 5. 6.

삼성전자는 약 한 달 전 액세서리에 대한 직접 생산을 선언한다.


관련 기사 - 삼성, 액세서리 직접 생산…중소업체 '영향'(링크)


많은 이들이 삼성전자의 행태에 대해 비난을 했다. 물론 나 또한 그랬다.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그런 것까지 하면서 수익을 올려야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생각해본다면 액세서리 영역에서의 수익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은 곧 바뀌게 된다. 삼성전자가 어떤 기업인지 알게 하는 계기가 최근에 있었기 때문이다. 




갤럭시 S4의 뷰커버다. 이번 S4의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플립 커버에 창을 만들고 그 창으로 스마트폰의 상태와 간단한 동작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연필과 지우개를 따로 들고 다닐 때의 불편함을 연필 끝에 지우개를 더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얼마나 편리한가? 혁신이 거창한 것인가? 기술적인 진보도 혁신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다면 난 그것도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삼성전자 이런 전략에 매우 능숙했다. 애플처럼 플랫폼적인 생각, 생태계를 조성하는 능력, 구글의 안드로이드 같은 장기적인 안목 이런 부분에서의 삼성전자는 그저 애송이 같은 기업이다. 다만, 그것을 벗어나 사용자의 문제점을 하드웨어 측면에서 개선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게 디자인적인 요소건 아니면 기술상의 스펙적인 측면이건 해결하고야 마는 기업이다. 지금의 경쟁력이 워낙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추세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것일 뿐이다.



바 타입의 휴대폰이 크기가 커서 불편하자 나온 게 폴더 형태였다. 근데 폴더 형태는 정보를 확인하기 불편하다. 시계나 전화 수신 정보, 문자 정보 등에서 말이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폴더에 작은 LCD 하나를 더 붙이는 걸로 해결했다.



 

셀카가 유행하는 시대가 왔다. 그런데 내가 혼자 찍으면 어떻게 찍히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자세한 설정은 못 해도 적어도 어떤 자세로 찍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불편함을 삼성전자는 전면에 LCD를 추가하여 동시에 보여주는 걸로 해결했다. 



이번 뷰커버의 해결 논리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커버를 열기 전에 스마트폰의 정보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플립 커버에 카드도 넣고 간단하게 지갑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러한 장점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정보 확인과 플립 커버 고유의 장점을 살리는 것을 삼성전자는 투명 창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했다. 너무나 쉬운 방법이지만 놓치고 있었던 그런 방법이다. 


근데 문제는 이게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냥 재질이 좀 좋은 커버가 아니다. 근본적인 UX를 건드리는 액세서리다. 만약 저 커버에 특화된 서비스를 삼성전자가 개발하면 그것은 뷰커버와 갤럭시 시리즈 간의 떨어질 수 없는 경쟁력이 되고 이것은 스마트폰 혼자 있을 때와는 다른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이 말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뷰커버 같은 액세서리를 만들기 위해 더 비밀스럽게 움직여야 하고 더 독자적인 영역에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액세서리 업체가 만들어서 LG전자와 팬텍 스마트폰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삼성전자만의 경쟁력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는 당연히 기존 액세서리 업체들의 영향을 줄 것이다.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액세서리의 양은 정해져 있으니까 말이다. 


액세서리로 제품 본연의 UX를 강화하고자 했으나 자사 제품의 이해가 부족했던 LG전자 옵티머스 뷰2 플립 커버

관련 글 - 9월 스마트폰 - 옵티머스 뷰2의 미래는? 후편(링크)


삼성전자는 애플이 아니다. 애플의 힘은 디자인에도 있겠지만 많은 양의 생태계와 그것을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플랫폼, 이것을 이끌고 운영해본 경험 등이다. 이러한 경쟁력이야말로 복제되지 않는 진정한 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걸 못하기 때문에 최소한 이걸 따라잡는 동안 다른 영역에서 삼성전자 다움을 보여줘야 하고 그 영역은 액세서리도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이제 하드웨어 말고도 액세서리를 통한 혁신과 대기업의 책임감이라는 측면에서의 상생이라는 두 개의 영역이 충돌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결론을 쉽게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약자의 시장을 뺏는 것이 아닌 혁신의 측면이라면 포기할 수 없고 한국의 약탈절 재벌이 생존하는 시대적 흐름은 상생이라는 주제도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 모두를 만족하는 방법은 물론 있겠지만, 그것이 쉽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1, 사진 2, 사진 3).


* 이 글은 아이에데이 IT 관련 미디어
에도 기고(
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