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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관점에서 보는 LG전자의 웹 OS 인수의 미래

by cfono1 2013. 3. 4.

권력


다음 국어사전은 권력을 남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힘 또는 남을 알아듣도록 타일러서 어떤 일에 힘쓰게 함으로 정의한다. 권력은 종종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나 권력은 양면의 속성이 있다. 즉, 그 목적에 따라 위대한 과업을 달성하는 리더십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권력이란 그런 도구인것이다. 이런 권력이 사회에서만 쓰이지는 않는다. 자본주의에서도 집단 간의 세력 확장을 위한 도구로서 쓰이기도 하는데 지금이 그런 시기이다. 바로 플랫폼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구글의 플랫폼으로 권력을 행사한다. 구글이 지향하는 가치관에 맞는 목적을 행사하기 위해서 쓰이는 이 권력은 좀 느슨하다. 하지만 그것에 맞게 책임도 덜하다. 애플은 자사의 하드웨어에 통합되는 가치를 중시한다. 그러므로 그 권력은 자사의 플랫폼을 벗어나는 것에 철퇴를 휘두른다. 그런데 뭔가 미묘한 조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분투가 독자적인 OS 능력을 강화하여 제조업체와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고 파이어폭스 또한 하드웨어와 결합한 제대로 된 상품을 갖출 능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준비 중이다. 순수한 운영체제의 권력은 이제 약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MS 윈도라는 1가지 대안에서 애플의 iOS로 2가지 대안이 되었고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더해지면서 3가지 대안이 되었다. 이제 여기에 우분투와 파이어폭스, 타이젠이 가세해 이제 6가지의 대안이 되었다. 흔해지면 귀하지 않다. 이것은 진리다.


   

이런 상황에서 슬슬 골치 아파지는 건 구글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외의 대안이 늘어난다는 것은 위의 3가지 스마트 기기 영역에서 확고하게 가지고 있던 2개의 영역 운영체제와 유통채널 중 하나의 권력이 붕괴함을 뜻한다.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리더십을 가질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글로벌 마케팅의 근간을 삼아왔던 구글에게는 잠재적 위협이다. 하드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한 모토로라가 아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때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건 잠재적 위협이다. 여기서 잠재적이라는 말은 굉장히 중요하다. 위협이 안될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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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와 운영체제는 기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드웨어와 운영체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기본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이 결정된다(노트북의 해상도만 해도 그렇다. 애플의 운영체제는 하드웨어의 진보를 뒷받침할 수 있기에 레티나 제품군으로 태어날 수 있다. 그러나 MS는 그러지 못하는 반쪽짜리 진보다) 


관련 글 - 해상도와 노트북의 액정 면적, 그리고 UX(링크)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는 IT 성장의 기폭제, 고화질 영상시대(링크)


그러나 사용자의 관점에서는 여기에 유통채널이 하나 더 붙는다. 어떤 콘텐츠 유통채널을 통해 어떤 콘텐츠를 받느냐가 사용자의 쓰임새에 결정적 이바지를 하기 때문이다. 이건 마치 화룡점정과 같다. 이번에는 MS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구글은 구글 플레이를 애플은 앱스토어를 가지고 있다. MS의 스마트 기기 유통채널은 어디에 있는가? 존재감이 약하므로 하드웨어 집단이 지원사격을 하고 운영체제가 있더라도 사용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쓰임새를 만들어내는 콘텐츠 유통채널의 확보 이것이 관건인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LG전자가 HP의 웹OS를 인수했다.


관련 기사 - LG전자 웹OS 인수에 숨은 뜻은…(링크)

                  [MWC2013] LG전자, '웹OS' 인수... 웹OS가 대체 뭔데?(링크)



구글의 권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보이는 이 시점에 운영체제를 강화하여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스마트 기기 분야 생태계에 존재감 있는 플레이어로 나서고자 하는 의지인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생태계 싸움에서 권력을 행사하려면 2개 이상의 영역은 최소 조건이다. 이 조건에서 운영체제를 보완한 것이다. 거기다 스마트 TV라는 분야다. 아직 확고하게 승자가 결정 나지 않았고 누구도 스마트 TV는 이것이다라고 정의하지 못한 영역이다. 그 영역에서 TV 제조의 강자라는 위치를 이용하여 OS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영역을 만들고 유통채널을 더한다면 스마트 TV와 그 배후의 가전 시장을 방어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스마트폰 영역으로 나아갈 기회를 잡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장 지배자의 위치에서 LG전자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권력을 얻게 된다. 지금의 구글과 애플, 그리고 과거의 MS처럼 말이다.


관련 글 - 한국 OS의 미래 상 - 후발주자는 언제나 불리한가?(링크)

               한국 OS의 미래 하 - 새로운 토양, 스마트TV(링크) 


이제 다시 위협이 안될 수도 있다라는 물음으로 되돌아가자. 이 이유를 이제 알겠는가? 열쇠는 콘텐츠 유통채널이다. 기기 자체에 자사의 방향을 담기 위한 권력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로 가능하지만, 이것이 사용자에게 선택받고 생태계에서 권력을 행사하려면 쓰임을 만들어내는 콘텐츠 유통채널이 필요하다. 여기까지의 고민이 없었다면 LG전자의 웹 OS 인수는 실패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운영체제의 대안이 많아지는 시점에서 콘텐츠 유통채널의 설계와 조성 이전에 운영체제를 먼저 확보한 LG전자. 흔해지는 것을 확보하고 흔하지 않은 것을 확보하지 못한(물론 확보했다와 잠재력을 다 이끌어냈다는 같은 말이 아니므로 실패로 단정하기는 이르나 그 권력이 경쟁사에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이 상황이 배수의 진을 치고 반격을 준비하는 LG전자의 칼날을 그리 예리해 보이지 않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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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2).


이 글은 아이에데이에 뉴스 스토리 / IT 칼럼에도 기고(링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