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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는 IT 성장의 기폭제, 고화질 영상시대

by cfono1 2013. 2. 25.

20130221 - IT 성장의 기폭제, 고화질 영상시대.pdf



기술은 빠르게 진보한다. 그 기술 중에는 우리가 쉽게 느끼는 것도 있고 잘 느끼지 못하는 것도 있다. 세탁기를 생각해보자. 세탁기의 기술 특히 핵심인 모터 기술은 이전보다 진보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는 그 기능의 개선을 느끼기는 어렵다. 우리가 세탁기를 쓰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운데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우리는 그 자리를 뜬다. 그리고 빨래를 꺼내는 순간 다시 본다. 결국, 빨래를 했다는 사실만 남게 되는 것이다. 거기다 기능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는 차이(세탁 소음이나 세척력 등)가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기술의 진보를 쉽게 느끼는 것에는 뭐가 있을까? 바로 영상 분야다. 고화질의 결과물을 만들거나 감상하는 분야라면 기술의 진보를 사용하는 순간 계속 느끼게 된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런 시대이다.


< 맥북 에어가 울트라북에 불을 질렀다면 맥북 프로 레티나는 고화질 노트북에 불을 질렀다 >


더 생생하고 정확한 묘사는 사용자 경험에 매우 중요한데 인간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수단 중 가장 강력하고 직관적이며 많은 양을 받아들이는 것이 시각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이런 관점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다. 



애플 - OS와 결합한 콘텐츠 소비 하드웨어의 리더


모든 것이 유리할 것만 같은 기업이다. 그리고 상당 부분 그렇다. 애플의 많은 제품이 고화질 콘텐츠 소비를 위한 체제로 정비되고 있다. 아이폰을 시작으로 한 레티나 시리즈는 이제 아이패드와 노트북까지 확장되었다. 심지어 애플이 만들던 나도 6세대(아이워치의 시조나 다름없는 기계라고 생각한다) 마저 다른 회사의 해상도 120대의 2배가 되는 240대다. 게다가 애플의 OS는 고해상도에 따른 콘텐츠의 크기를 불편함 없이 확장함으로써 더 높은 만족도를 준다.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작아지는 콘텐츠라면 눈의 피로도를 수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 영상기기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 아이폰 같은 제품은 순간적인 대응에는 뛰어나지만 작정하고 만들려는 콘텐츠 제작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전문 기기가(캐논, 니콘, 소니 등의 제품) 있으나 프리미엄 제작기기부터 소비 기기까지 라인업을 갖추지 못한 것은 한계다.


< 왼쪽의 나노 6세대와 오른쪽의 소니 스마트 워치. 해상도의 차이가 극명하다 >


관련 글 - 해상도와 노트북의 액정 면적, 그리고 UX(링크)

* 고해상도에 따른 문제는 애플을 제외한 운영체제 없는 모든 기업의 한계이기도 하다.



소니 - 다양한 구성원의 콘텐츠 제작에서 소비까지 통일된 구조


소니는 전통적인 콘텐츠 제작 하드웨어의 강자다. 방송용 카메라부터 렌즈 교환식 캠코더, 차에 부착하거나 몸에 부착해서 찍을 수 있는 고화질 캠, DSLR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 등 하드웨어 라인업에서는 단연 최고다. 거기다 방송 같은 전문기업 영역에서 소비자 영역까지 폭넓은 사용자층 또한 장점이다(추가로 소니는 영상 장비의 핵심 부품인 이미지 센서 또한 만든다).여기에 소니의 고화질 TV(예전만큼의 위력은 없지만)는 또 어떠한가? 폭넓은 콘텐츠 생산에서 소비까지 일원화된 구조는 소니만의 강점이다. 이런 구조는 애플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소니가 대신 갖추지 못한 것은 이런 일원화된 구조를 극대화할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다. 고화질이 되면서 저장용량은 급격히 상승한다. 그렇다면 어지간한 클라우드 서비스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사용자의 콘텐츠 생산과 소비라는 관점을 놓치지는 않되 급격한 저장 공간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관점 또한 서비스에 녹여 같이 제공해야 한다. 물론 지금의 소니의 체력에 힘에 부치는 숙제인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이걸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 소니의 영상분야는 굉장히 광범위하고 전문적이다 >



삼성전자 - 풍부한 자원으로 소니의 뒤를 쫓는다


삼성전자는 의외의 분야에서 뚝심을 발휘한다. 물론 이 뚝심이 잘한다라는 것과 같은 말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런 뚝심은 굉장히 집요하다. 일단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 밀고 나가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영상 기기와 운영체제(바다와 타이젠)다. 똑딱이 카메라를 만들기 시작하더니 DSLR을 만들고 이미지 센서를 만들고 캠코더를 만들고 미러리스 카메라를 만든다. 삼성전자가 고품질 콘텐츠라 할 수 있는 DSLR 같은 영역에서 존재감은 니콘, 캐논에 비해서 크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카메라 기술이 필요하면 펜탁스와 렌즈가 필요하면 슈나이더와 협력하며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구도는 소니의 콘텐츠 생산과 최종 소비 제품까지의 일원화된 구조를 쫓고 있다. 


하지만 소니의 뒤를 쫓기에 소니가 가지는 한계 또한 같이 가지고 있다. 바로 서비스다. 이 구조를 극대화할 서비스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삼성전자는 소니와는 다른 차원의 체력을 가지고 있기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소니가 이미지 센서에서 존재감 있는 회사가 되고 디스플레이 제조에서 그 입지가 약화되었다면 이와 반대로 삼성전자는 이미지 센서에서 아직 입지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으나 디스플레이에서는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과거 모든 것이 열세이던 삼성전자가 아니라 적어도 일장일단의 글로벌 기업이 된것은 부정할 수 없다. 



LG전자 - 최강의 무기, 레티나!


알고 있겠지만, 애플의 레티나 제품 전반에 걸쳐 LG전자(LGD의 독립기업이지만 여기서는 한 묶음으로 이야기한다)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들어간다. 삼성전자가 AMOLED로 바람을 일으키고자 했으나 기술의 잠재력을 떠나 지금 소비하는 제품의 수준으로 본다면 LG전자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이런 부품을 직접 만들고 활용하여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최근에서야 이런 제품 전략에 눈을 떴다. 거기다 LG전자는 아직 제대로 된 제품 라인업을 형성하지 못했다. 적어도 삼성전자와 소니는 자사의 태블릿 제품군을 확정하고 스마트폰 - 태블릿 - 노트북의 흐름을 형성하고 자리를 잡아가려고 하나 LG전자는 그런 움직임에 여전히 둔하다. 또한, 앞의 소니와 삼성전자와 달리 콘텐츠 생산을 전담하는 기기가 없다는 것도 한계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LG전자도 한때 캠코더를 만들었으나 지금은 그저 과거의 일일뿐이다.


< LG전자의 아트캠. 모두가 이런 구조를 가질 필요는 없으나 경쟁자가 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


모두가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경쟁자가 하고 있다면 그것을 극복할만한 대안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LG전자는 니콘, 캐논 같은 콘텐츠 생산 제품의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자사의 제품군에 연결할 서비스가 있는가? 없다면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  



이제 시대의 흐름은 고화질로 굳어졌다. TV, 노트북은 물론이고 스마트폰과 심지어 스마트 워치까지... 그러나 이것을 제대로 소화하느냐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혁신도 없고 경쟁사를 이기는 승리도 없을 것이다.




* 이미지는 구글 검색을 활용했습니다(사진 2-1, 2-2, 사진 3,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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